윤석열 대통령은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2023. 10. 18.)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라고 강조하였다. 이어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과 같이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하는 범죄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여름은 ‘안전’이라는 단어가 유독 빈번히 보이던 계절이었다. 특정 계절에 가끔 발생하는 위협으로 여겨졌던 자연재해는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해지고 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이밖에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었다. 연이어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특별좌담>에서는 갈수록 복잡·다양화되는 재난에 대해 국책연, 학계, 언론의 전문가가 모여 안전사회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보았다. 이 외에도 전재해접근법(all hazards approach) 관점에서의 포괄적 재난 대응,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책연구기관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안전사회 대한민국을 위해 사후적 재난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 예방을 하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알아본다
<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는 2022년 겨울호(통권 제35호) ‘싱크탱크와 국제협력’을 시작으로 2023년 봄호(통권 제36호) ‘싱크탱크와 지역 협업’, 2023년 여름호(통권 제37호) ‘싱크탱크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책연구기관과 싱크탱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 ‘싱크탱크와 인재 양성’은 <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의 네 번째 시리즈로 국책연구기관의 인재 유치 전략을 알아본다. 인재를 얼마나 잘 확보·유지하느냐는 전통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슈였지만, 더이상 기업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결국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그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책연구기관은 어떤 인재 유치 전략을 갖춰야 하는지 살펴본다. 우수한 정책연구자들을 영입하여 정책연구 현장에서 성장시키고, 사회적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지원방안을 모색하며, 퇴직 이후에도 국가정책에 기여할 고경력 인적자원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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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복합재난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대응전략해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규모가 커지고 그 양상도 복잡해지면서 재난대응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만큼 위기관리, 재난안전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적 재난대응체계 구축, 지역사회재난관리 역량 강화, 회복탄력성 중심의 제도 개선 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재난안전관리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진행, 패널 진행 패널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언더우드 특훈 교수 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한국재난관리학회 회장 위기관리 이론과 실천 대표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MBC 재난자문위원 소방청 자체평가위원 前 행정안전부 장관정책보좌관 윤경민 LG헬로비전 보도국장 경기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인덕대학교 겸임 교수 前 채널A, YTN 재난 전문 기자 왼쪽부터 문명재, 윤경민, 오윤경, 이재은 갈수록 복잡·다양해지는 재난 양상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복합적 위험요소 대두”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후진국형 재난은 이제 그만, 선진국형 위기관리시스템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리스크 소사이어티(위험사회)를 넘어 다중 위험사회 접어들어” 이재은 교수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이하 문명재) 일상에서 발생하는 재난의 양상이 갈수록 다양화되면서 그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자연재해 외에도 사회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는 만큼 시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재난 형태가 다양화·대형화·복잡화되고 있는 양상과 요인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오윤경) 자연재난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 또한 굉장히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사안은 기술 고도화에 따른 신종 재난 위험요소다. 자율주행차량이나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 등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고, 예측하기도 어려운 위험요소들 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심각한 위험요인들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고 현시점은 정책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도기가 아닌가 싶다. 사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재난 상황을 민감하게 관리함으로써 재난관리 체계가 한 단계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윤경민 LG헬로비전 보도국장(이하 윤경민) 대표적인 사회적 재난이라면 코로나19를 들 수 있겠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감염병에 전 세계 5억 명이 감염됐고 6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근래에는 이태원 참사를 예로 들 수 있다. 초동 대응도 미흡했지만, 관련 기관들이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4.16 세월호 참사 역시 초동 대응이 늦었고, 언론은 희생자들에 대해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고 받아쓰기하는 등 반성해야 할 지점도 드러났다. 과거에는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비롯해 고도 성장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에 대한 후진국형 사고도 잇따랐다.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가 지속해서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의식이나 안전관리 매뉴얼과 같은 위기관리시스템은 여전히 후진국 형태로 남아 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면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이하 이재은) 20세기 후반,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제시한 ‘리스크 소사이어티(위험사회)’라는 개념이 있다. 전통적 관점의 재난관리 방식은 이미 끝났다는 전제 아래 앞으로 생태 재난이나 미래사회의 환경 재난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는 위험사회를 넘어 다중 위험사회로 가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 재난은 물론, 앞으로 나타날 위기나 재난에 대해서도 관리를 못 하는 다중 위험사회라는 얘기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혁명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이제 위기관리의 일상화, 우주 위기 시대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런 얘기를 비현실적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정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재난의 형태 역시 다양화·대형화·복잡화 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사회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재난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 “재난유형별 대응체계와 매뉴얼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현장 중심으로 정책 개선해나가야”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5대 핵심요소 반영한 위기관리시스템 갖춰야” 이재은 교수 문명재 재난·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관리체계 점검 등이 뒤따르며 전통적인 재난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 및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반면, 발생하게 될 재난의 선제적 대응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예방적 관점에서 재난 대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윤경민 우선 재난이 갈수록 왜 복잡해지고 대형화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도 사실 기술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 요인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심각하다. 인구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국가가 또 어디 있나. 도시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신림동 묻지마 살인,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은 우리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재난과 관련해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사후 조치에만 몰두하고 사전적 예방은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자연재난이 워낙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평소 재난 예방 훈련을 철저히 한다. 우리도 교육 훈련은 기본이고 다양한 재난유형별로 시나리오를 수립해 그에 따른 대응체계와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진국형 사회재난은 물론 자연재난도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윤경 국책연구기관에 있다 보니 여러 정책과 예산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재난 복구 예산은 시설 복구 중심이다 보니 예산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예방 예산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특별히 미흡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많지 않다. 다만 그러한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여러 사고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제도가 중첩적으로 만들어지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각지대도 발생하고 현장에 맞지 않는 문제들도 생긴다. 특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굉장히 강한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톱다운(Top-down) 관점의 관리체계 중심으로 정책접근을 하다 보니 현장의 문제를 면밀히 살피는 데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그동안 잘 돌아가지 않았던 제도들을 현장에 맞게 바꿔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부분은 재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순간 더 큰 피해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으로 재난에 대응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도 있는데 공무원 입장에선 국민들을 불편하게 할까봐 주저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이러한 불편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이재은 과거 20여 년 전의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유독 위기관리 분야는 후퇴한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시스템에는 5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우선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가치와 철학이 있어야 하고, 이를 구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제도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리더십을 따라 나아갈 수 있는 헌신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위기관리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른 분야들에선 이러한 요소들이 갖춰지며 나아가고 있는데 위기관리 분야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러한 핵심 요소를 위기관리시스템이 갖춰져야 제대로 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효율적 운영을 위한 거버넌스 차원의 고민 “효율적인 거버넌스 운영과 재난 갈등 관리 중요”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국가·시민사회·시장의 협력적 틀 구축해야” 이재은 교수 “재난 상황에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보도가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협조체계 구축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난관리 체계 강화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필요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을 위해 관련 기관, 지자체 및 시민사회와의 협력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의견 부탁드린다. 오윤경 행정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재난관리에 접근할 때 가장 관심을 많이 두는 부분이 거버넌스 운영 측면이지 않을까 한다. 쉽게 말해 결국 각 주체 간에 소통이 잘돼야 한다. 최근 재난관리 상황을 보면서 갈수록 행정 난도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재은 교수님 말씀처럼 가치와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실제 행정을 잘하는 사람이 재난관리도 잘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한 활동이기 때문에 정책연구 과정에서도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피해자는 물론 대응하는 주체들도 굉장히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소통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재난관리청(FEMA) 내부에 재난 갈등에 대한 중재와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담 부서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대안적 분쟁 해결)’을 두고 있을 정도다. 협업에 대해선 갈등관리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좀 더 심도 있게 제도화하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재은 거버넌스가 등장한 배경을 살펴보면 시장의 역할 때문이다. 과거 중세 봉건시대에는 시장이 국가 통치의 구성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거버넌스 구조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위기관리를 보면 이 거버넌스 구조에서 시장이 항상 빠져 있었다. 그동안 국가와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안전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위기관리·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시장은 숨죽이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칫 불필요한 소모성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시장의 참여가 불가피해졌다. 법·제도적으로는 거버넌스에서 국가와 시민사회, 시장 부문의 공조가 가능한 협력적 틀이 갖춰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거버넌스 구조는 어디로 가야 할까. 흔히 위기관리에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4단계의 모델이 언급되는데 많은 전문가가 성공적인 대응을 위해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4단계 모두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원점에서 틀을 다시 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윤경민 언론은 재난 상황을 보도할 때 재난 피해 장면만 반복해서 내보낸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보도는 지양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방송사에서는 지자체가 확보하고 있는 CCTV 화면을 제공받아 실질적인 상황과 정보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로선 초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로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자극적이거나 흥미 위주의 보도보다는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4.16 세월호 참사 때 기억하시겠지만 흥미 위주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 언론의 태도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또 다른 세월호 참사 발생을 막기 위해 어떤 예방과 대비가 필요한지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재난 취약계층을 향한 실질적인 대책은 “사람과 공동체 회복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회복탄력성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해야” 이재은 교수 “취약계층 삶의 질 살피는 지원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대형화·다양화되고 있는 재난이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다는 지적도 있다. 재난안전 취약계층이 보다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안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려면 어떠한 안전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고견 부탁드린다. 오윤경 우리 사회에서 재난 불평등 이슈와 관련한 논의가 많이 성숙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정책은 어떤 대상을 목표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좀 더 세밀하게 정책 방향성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같은 재난이라도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정책은 시설 복구에 방점이 찍혀 있어 사람의 회복에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정 수준의 지원금을 주고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사람과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하는 관점이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조직개편을 통해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재난복구지원국을 별도 국으로 독립시켰는데 이를 계기로 복구 정책의 변화와 발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은 과거에는 시설 복구, 도로 복구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사람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이제 재난관리,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논의는 이론적으로도 변화가 생겨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재난관리 연구는 취약성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왔다. 취약계층에 대한 논의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공평성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소득수준, 자산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지원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사람 입장에선 돈을 안 줘도 될 사람들까지 왜 똑같이 주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그래서 이제 취약성을 낮추는 방식이 아닌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재난 피해 시 지원금 대신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예를들어 어촌에서 태풍 피해를 보게 되면 일회성으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어업 행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를 한 척 마련해주는 식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정의로운 복구 차원에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윤경민 일본은 목조주택이 많아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 피해로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변의 주택들이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사망한 사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분들이 반지하가 좋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낮기 때문에 월세나 전세가 싼 곳을 찾다 보니 그곳에서 살게 됐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지상으로 올라오게 하려면 결국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농업인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다. 농촌에는 고령자가 많은데 그중에는 에어컨 시설을 갖추지 못한 가구가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안전 비용을 국민세금으로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국책연구기관의 노력 “기관 간 공동연구와 협업 활성화되어야”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지역 현실에 맞는 연구지원 뒷받침되어야” 이재은 교수 “실질적인 재난대응 정보 주는 연구 이뤄져야”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국책연구기관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제언 부탁드린다. 오윤경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 중에도 재난과 관련해 장기간 지속해서 연구하는 기관들이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항상 재난이 발생한 뒤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 예산이 늘어나지만,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면 지원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기관장이나 정부가 그 필요성을 강조하면 연구가 활성화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국책연구기관에 몸담고 있는 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연구가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 또한 재난안전 연구는 기술공학적인 부분의 관점과 정책적 관점이 결합할 때 좀 더 좋은 정책대안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관 간 공동연구와 협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재은 이제 우리의 위기관리 연구 틀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지방정부마다 맞닥뜨리는 위기의 유형과 상황이 다르고 인구구조, 산업구조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몇몇 국책연구기관이 연구를 도맡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지역대학이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면 국립재난안전연구원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17개 광역시·도에 있는 대학 연구소에 지원해주고 그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들이 전국의 위기관리, 재난관리 연구를 네트워킹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주면 지역 특성에 맞는 재난안전 연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경민 국민이 쉽게 재난안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가 이뤄졌으면 한다. 예를 들어 산사태의 발생 징후는 무엇인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피할 수 있을지, 자동차가 침수되면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소상하게 알려주면 좋겠다.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널리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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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예측할 수 없는 재난에 대응하는 법전재해접근법(all hazards approach) 재난을 예측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정부는 각종 재난을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재난은 끊임없이 발생해왔고, 모든 재난을 예측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정부는 예전에도,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재난 발생의 원인 중심의 정의와 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 정의를 살펴보면 재난을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하고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강풍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그리고 사회재난은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등 인간의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난 정의 방식은 일본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여 재난의 발생 원인 중심으로 각 재난을 예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영국 등에서 취하고 있는 포괄적 재난 정의(환경과 인간에게 주는 모든 피해와 전쟁, 테러 등)와 달리 재난의 종류에 따른 대응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재난의 등장과 원인 실제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 조직도를 보면 자연재난실과 사회재난실이 구분되어 있고, 실마다 각종 재난대응과를 배치하여 업무 분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한국과 일본처럼 관료제가 강한 국가가 채택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관료제는 관료들의 분업과 전문성을 강조하고 이를 계층화된 구조로 유지하곤 한다. 이는 재난 대부분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발생하고, 각 재난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관점은 자연재난은 국가의 지원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사회재난은 누군가 원인 제공자가 있으므로 그들이 보상 혹은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전제는 무너지고 있다. 먼저 재난은 대부분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심화되고 기술 발전에 따른 초연결 사회에서는 이전까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재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재난대응의 한계(방재 성능 목표 등)를 뛰어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이태원 참사와 같이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재난이 우리를 덮칠 수도 있다. 초연결 사회가 가진 위험성은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건, 2018년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인한 KT 인터넷 마비 사태 등에서 잘 드러났다. 재난을 누가 발생시켰는지 가리는 일도 쉽지 않다. 2017년 포항지진 사례를 보자. 포항지열발전소 실험에 따라 인간의 행위가 지진을 촉발(trigger)했다는 것이 공식조사에서 판명 되었고 지진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재난일 수가 없었다. 최근 빈발하는 집중호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류가 기후변화를 일으켰고 그 영향이 재난으로 나타난다면 이를 단순히 자연재난으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한가? 더구나 잘못된 도시계획, 잘못된 재난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면 과연 자연재난, 사회재난을 구분하고 원인 제공자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정부 기능에 집중하는 전재해접근법 그결국 모든 재난은 그냥 재난으로 포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전재해접근법(all hazards approach)’에 따른 기능 중심 대응을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재난의 불확실성과 환경 변화에 주목한 결과이다. 전재해접근은 재난별 대응(agent specific)이 아니라 범재난대응(agent generic)을 강조한다. 즉 재난 발생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정부 기능은 대부분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수가 발생하든, 화재가 발생하든 간에 정부가 해야 하는 기능은 유사하다. 실종자를 수색하고, 피해자를 구조하고, 재난 현장 진압 및 응급 복구를 해야 하며, 주민들이 위험지역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각종 구호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재해접근은 이처럼 어떠한 재난이든 간에 정부 기능이 유사함을 강조하고 각 기능을 발전시키고 전문화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를 비상 지원 기능(emergency support function)으로 정의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 제34조의4(기능별 재난대응 활동계획의 작성·활용)에서 관련 13개의 기능을 제시하고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난 안전법」에 따른 재난 정의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04년 제정 당시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등 10개에 불과했지만, 폭염, 한파, 화산활동 등 새로운 재난이 꾸준히 추가되면서 현재는 17개까지 늘어났다. 사회재난 분야도 마찬가지여서 최근에는 미세먼지까지 사회재난에 추가되었다. 최근 이태원 참사 이후에는 인파 사고 등도 재난에 추가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재난 안전법」은 제정 이래 무려 56차례나 개정이 되었는데, 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의 특성으로 재난 정의 및 기능이 꾸준히 개정된 탓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법을 땜질해가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해야 할지는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난을 보다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재난 이후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여 정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행정부가 범정부 재난대응의 종합 컨트롤 타워일 수는 있지만, 모든 재난 위험의 예방과 대비까지 총괄하기에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 행정안전부가 원자력발전소 안전의 다양한 요소를 이해하고 예방대책을 세울 수 있는가? 혹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방을 담당할 수 있는가? 각종 산업안전 분야는 어떠한가? 안전의 각 분야는 이미 각 전문부처가 관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각 분야에서 만약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그리고 그 재난이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할 정도로 큰 경우에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재난 발생 이후 정부의 대응 기능에 집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사회재난대응 분야의 조직을 키우고 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대형재난 발생 이후 당연한 조치일 수 있으나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을 통해 사전 예측을 강조하며 사회재난 부분의 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전재해접근법의 관점에서는 재난을 구분하여 예측하고 재난별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방안은 변화하는 미래 시대에 적합한 방향이 아닐 수 있다. 재난을 보다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재난 이후 필요한 기능에 중심을 둔 재난관리체계로의 점진적 변화를 제안한다.정지범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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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안전 한국’ 실현을 위한 정부의 노력안전은 생존의 전제조건이라서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지만 재난·재해로부터의 안전은 국방이나 치안과 달리 비교적 최근에서야 정부의 역할로 규정되었다. 헌법상 제헌헌법 전문에서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안전’ 확보를 규정하였으며, 1987년 개헌에서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정부 조직에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시 행정안전부가 출범하면서 처음으로 정부 부처 명칭과 정부조직법에 ‘안전’이 명시되었고 4.16 세월호 참사로 국민안전처를 거쳐 현재의 행정안전부에 이르고 있다. 재난관리 법·제도의 변화와 전망 정부 시책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풍수해대책법」을 1967년에 제정하여 건설부에서 담당해오다가 1991년 내무부로 이관된 후 1995년에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전면 개정되고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을 계기로 화재·붕괴·교통사고 등 사회재난 영역을 관장하는 「재난관리법」이 제정됐다. 이후 2004년에 자연·사회재난을 통합 기본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제정되었으며 2013년에 동법 개정 시 재난의 유형을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명시적으로 분류하여 재난관리체계를 보다 전문화하였다. 그동안 재난의 예방과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통계상의 재난 피해 자체는 꾸준히 감소했지만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져서 정부의 재난·재해 극복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 풍수해, 붕괴, 산불 등 익숙한 재난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와 같이 국내에서는 드문 유형의 재난도 발생하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변화와 사회기반시설의 고도화·복잡화, 대규모 상업·교통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증가 등으로 재난 발생의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여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7월 대규모 호우 피해를 계기로 기후위기 재난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은 지난 1월 27일 발표 이후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고 보완하여 앞의 표와 같이 총 5대 전략 65개 과제(97개 세부과제)로 구성되었다.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 개요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 개요 전략 주요 내용 과제(65개) 세부과제(97개) 1. 새로운 위험 예측 및 상시대비 위험요소를 상시 발굴·예측하는 범정부 관리체계 구축 인파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체계 구축 기후변화, 네트워크 사회 대비 재난관리체계 강화 등 15개 22개 2. 현장작동성 강화 신속한 현장대응을 위한 상시 상황관리체계 구축 현장 대응기관의 초기대응 역량 강화 지역·현장의 재난안전관리 체계 개편 및 역량 강화 등 22개 35개 3. 디지털플랫폼 관리체제로 전환 선제적 재난 예측·감지 및 대응지원 시스템 고도화 디지털플랫폼 기반 재난관리 및 대응역량 강화 등 9개 17개 4. 실질적인 피해 지원 실질적 재난피해 지원을 통한 공동체 회복 안전 취약계층 맞춤형 안전관리 강화 등 9개 12개 5. 민간참여/안전문화 확산 全 생애주기 안전교육의 내실화 자발적 국민 참여에 기반한 안전문화 확산 등 10개 11개 새로운 유형의 재난에도 대비해야 새로운 위험 예측 및 상시 대비 태세 구축으로 이태원 참사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재난을 상시로 발굴하는 한편, 기존에 익숙한 재난유형도 그 강도가 종전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파 사고와 관련해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도 있듯이 시설물과 관련이 있거나 인파의 밀집·흐름을 유인하는 요소가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태원 참사와 같이 개방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주최자 없는 축제에서 발생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159명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된 이후에 대비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 매우 아쉽지만, 이제라도 주최자 유무를 막론하고 안전대비를 하도록 법제화하고 이것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시책을 추진 중이다. 자연재난에 대해서는 그동안 꾸준히 예방시책을 추진하였지만 재난의 강도가 더욱 높아져서 이에 상응하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최근 4,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리비아 홍수 사태는 재난에 대비하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친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도 서울 강남역과 신림동 지하주택 침수, 동시다발적 산사태 발생 등 기후변화에 따라 ‘극한호우’라고 불리는 강력한 폭우가 발생하고 있는데 폭염, 가뭄도 강도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 대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7월 말에 범정부TF를 발족하여 대책을 마련 중이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어서 영농부산물 사전 제거 등 예방시책과 진화용 항공기 확충 및 다양화(고정익 활용) 등을 추진 중이다. 안전사회 구현을 위한 디지털 활용 재난관리야말로 신속과 정확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난도의 업무이다. 이 2가지를 충족하려면 디지털플랫폼 관리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최첨단의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 국민이 안전신문고를 통해 각종 안전 관련 신고를 문자와 사진으로 접수하면 담당 공무원이 민원 처리 기한 내에 처리하고 있는데, 바로 이렇게 입수된 자료를 신고 즉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각종 위험징후를 자동 분석·예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1일 평균 25,000건 정도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데 이 자료가 접수된 즉시 인공지능(AI)이 분석하여 위험징후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시급한 경우는 인공지능(AI)이 따로 분류하여 대처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은 위험 시설물·공사장 등에 적용하고 불법 주정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한편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많은 CCTV 영상정보에 대해서도 지능형 영상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과거보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안전무시 관행이 남아 있다. 민간 참여와 안전문화 확산을 통해 생애주기별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민간 단체와 협업하여 안전문화 확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조직개편과 안전의식 고취 재난피해 수습은 시설물 복구와 금전적 보상 중심에서 점차 재난피해자의 심리 회복과 수습 과정에서의 협의 및 정보제공 등 정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국민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예방과 재난회복지원기능을 강화하고자 종전의 안전정책-재난관리(자연재난)-재난협력(사회재난)의 3실장 체제를 안전‘예방’정책-자연재난-사회재난실의 3실장으로 나누면서 재난복구지원국을 독립 국(局)으로 분리·신설하였다. 예방은 재난안전 당국의 사전 점검과 미흡 사항에 대한 개선조치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의식 고취, 민간의 관련산업 발전과 기술개발도 중요하다.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이용철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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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관심에서 시작되는 우리 지역 안전안전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고 모두가 수긍하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이 언제나 우선시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신호등 색과 상관없이 길을 건너는 사람을 자주 목격한다. 운전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담배꽁초 무단투기로만 매달 약 530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2명씩 발생했다. 설마 하는 부주의와 안전이 아닌 편의로 버려진 담배꽁초의 결과이다. 안전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안전에 대한 인식은 공공기관도 개개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은 개인에게 안전 정보와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각종 안전 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안전관리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특히 주민의 안전 관련 정책을 최일선에서 결정하는 지자체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지역안전지수가 개발된 목적이다. 지역안전지수 컨설팅 강화를 위한 시도연구원 협의회 개최 지역안전지수로 관심을 유도 지역안전지수(이하 지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였다. 우리가 사는 지역의 객관적 안전역량을 측정할 수 있다면 개발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 행정안전부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재난·안전사고 중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많거나 주민 체감도가 높은 6개 분야(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감염병)의 지수를 2015년부터 매년 전국 17개 시·도, 22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산출하고 5단계의 상대적 안전등급 형태로 공표하고 있다. 지수는 객관성 확보와 지자체 수용성 제고를 위해 정량 자료인 통계만을 활용하고 있다. 통계는 특성에 따라 사망자 및 발생 건수인 위해지표, 인적·물적 취약 환경인 취약지표, 그리고 지자체를 포함 공공기관의 노력이 필요한 경감지표, 주민의 참여와 협조가 요구되는 의식지표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지수 산출은 각각 구별된 지표유형에 가중치를 곱하여 가감하는 방식이다. 주민들은 지역의 안전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공표하는 지수의 안전등급을 지자체 안전 성적표로 인식하고 있다. 지자체장들도 안전 성적표가 주변 지역과 비교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관리 정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수 분야별 안전등급 예시 데이터 기반 정책과 협업해야 지수 공표가 지자체 안전관리 정책에 무슨 변화를 줬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개발하고 운영하는 처지에 많은 부문에서 변화를 유도하고 안전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고 말하고 싶지만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지수 공표 이후 명확하게 2가지는 변화되었다. 첫째, 담당자들이 통계를 활용한다. 지수는 측정 결과의 객관성을 위해 정량 자료인 통계만을 활용한다. 그러다 보니 담당자들도 자연스럽게 산출에 사용된 통계가 맞는지 검토한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지역에서 발생한 지수 분야별 사망자 및 발생 건수 증감과 취약분야 및 유형 등을 분석하고 필요한 정책을 개발한다. 바로 데이터에 기반한 재난·안전관리 정책을 하는 것이다. 둘째, 협업을 한다. 지수는 6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안전총괄부서에서 시도연구원 등의 협조를 받아 통계는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 등은 교통, 소방, 경찰, 보건 등 해당 부서와 기관 협조가 필수이다. 따라서 관련 부서와 기관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만들어 협업하는 방식으로 지수를 운영·개선한다. 또한 다양한 부서와 기관이 모여서 사업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부단체장 이상이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안전관리 정책에 대한 협업과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 맞춤형 안전진단 체계로 진화 우리가 시험을 보는 이유는 잘하거나 못하는 부문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수도 다르지 않다. 지수 결과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 개선이 필요한 정책 방향 등을 알 수 있다. 두 지자체가 교통사고가 취약하고 의식지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자. 하지만 세부적으로 진단을 해보면 한 지역은 보행자 사고, 다른 지역은 차 대 차 사고가 주요 원인이다. 그렇다면 의식지표 개선을 위한 교육대상 등이 같을 수 없다. 이처럼 지수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사고 원인, 발생 지점, 취약계층과 시간 등을 진단해야 한다. 그래야 사업 대상을 특정할 수 있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수에서는 이러한 후속 활동에 대해 안전진단(혹은 컨설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안전진단은 통계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으며, 지자체의 정책과 현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시도연구원이 함께하고 있다. 이처럼 시도연구원이 함께하면서 행정안전부의 범용성 지수가 지역 맞춤형 안전진단 체계로 진화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안전은 불가결한 요소이다. 지자체 안전관리 정책에서 이제 지수도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하나의 제도, 하나의 주체가 아닌 다양한 제도 및 주체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안전관리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때 더 안전한 대한민국, 지역사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안전에 더 관심을 가지고 관련 기술 및 제도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이다.신진동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역안전연구팀장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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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융복합 협동연구로 보는 재난안전 연구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Ulrich Beck)는 자신의 저서 『위험사회: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에서 산업화와 근대화에 의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위험사회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였다. 과거의 위험은 자연재해나 전쟁 등에서 비롯된 위험(danger)이었으나, 오늘날의 위험은 정치·경제·사회적인 요소가 결합된 인위적인 위험(risk)이라고 하였다. 사회가 점점 산업화되고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위험도 늘어나며, 그로 인해 위험요소도 증가한다고 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전염병, 사이버테러와 정보통신망 마비 등을 놓고 볼 때 상당한 통찰력이 있다. 오늘날 위기와 재난은 복합적이며 일상화되어 있다. 재난안전을 위한 국가·사회적 노력 1967년 「풍수해대책법」 제정과 1995년 「자연재해대책법」 전부 개정을 통하여 자연재해에 대한 대책을 제도적으로 수립·시행해왔다. 또한 2004년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하여 재난 관련 법령의 주요 내용을 통합하였고, 국가 및 지자체의 재난에 대한 대응관리체계를 마련하였다. 최근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파 밀집 사고 재발 방지와 국가안전시스템 전반을 개편하는 차원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연구회 협동연구 수행실적 및 성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협동연구는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 재난·재해 관련 첫 번째 협동연구는 2008년도에 수행된 「사회위험 요인 분석 및 체계적 관리방안」이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위험성을 내포하였다. 재난은 위험사회의 공통된 특징과 ‘압축적 근대화’에 의한 한국적 위험성이 중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국가안전관리체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2012년 「국민 공공안전향상 종합대책」에서는 우리나라 공공안전은 교통사고, 여성 및 어린이 성폭행, 묻지마 범죄 등에서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의 공공안전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2014년 4.16 세월호 사건 이후, 집중적인 재난안전관리 협동연구가 추진되었다. 재난안전관리는 선제적 위험관리 측면에서 예측과 예방 중심의 상시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재난피해 원인의 근본적 해소와 지원에 따른 회복력(resilience) 강화와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한데, 이런 관점에 따른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협동연구가 이루어졌다. 2017년 「신기후체제와 기후안전사회로의 전환」에서는 기후위험사회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에 안전한 사회의 구축을 위한 에너지·산업·수송 등 부문별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2020년,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협동연구를 수행하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비롯하여 국가·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협동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경험에 대한 다층적 분석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복전략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협동연구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위험 요인과 대응방안, 국제경제 및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한 대응, 재난재해 취약계층인 영유아 및 아동·청소년, 교통약자 등을 대상으로 한 협동연구도 진행되었다. 재난안전 협동연구를 통한 대응 2023년 협동연구에는 「재난안전연구 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지원과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는 초대형 복합재난과 신종위험의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시점에서 기존의 대응체계로는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인식하에 선제적 예측역량 강화, 안전관리체계 구조화, 정책연구 기능 강화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재난안전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하여 새로운 재난 유형 및 현안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주관 연구기관을 맡고, 한국환경연구원이 기후위기 관련 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동안 연구회 협동연구는 국가적 난제를 포함하여 융복합 협동연구를 통하여 문제 해결이 필요한 과제에 대하여 연구를 수행해왔다. 오늘날 대형 재난사고가 반복되고 있고, 신종·복합재난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재난안전 분야의 협동연구 필요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그 수행체계를 강화해 나가면서 신종·복합재난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연구역량을 제고하고, 과학기술 분야와의 초융합적 협동연구를 통하여 대형재난사고는 물론 신종·복합재난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재난안전 관련 주요 연구회 기획 협동연구과제 현황(2005~2023) 재난안전 관련 주요 연구회 기획 협동연구과제 현황(2005~2023 시작 연도 과제명 주관연구기관 2008 사회위험요소 분석 및 체계적 관리 방안 한국행정연구원 2012 국민 공공안전향상 종합대책 한국교통연구원 2014 안전관련 국가체계의 거버넌스 재설계 방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안전부담·비용 수용 문화 확산 방안 연구 한국교통연구원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기본방향 및 주요 해외사례 한국행정연구원 민간 위임·위탁 안전점검 실태분석 및 개선방안 한국행정연구원 국민 안전의식 실태분석 및 안전문화 기반 조성방안 한국행정연구원 재난안전관리 분야별 현장 종사자의 직업능력 강화방안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해양재난 수색구조체계 개선방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기술사회적 관점에서 본 미래 한국사회 위험과 회복탄력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재난 발생 시 취약계층 사회보장 대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안전산업 국내외 시장분석 및 향후 과제 산업연구원 안전규제 이해관계자 행태 분석 한국행정연구원 2017 국가 사고조사체계 및 항공기사용사업 비행훈련 관리방안 한국교통연구원 신기후체제와 기후안전사회로의 전환 한국행정연구원 2020 디지털 혁신 시대의 새로운 위험 요인과 대응방안 연구:인공지능, 스마트시티, 블록체인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행정연구원 코로나19 대응 중기 협동연구: 코로나19 진행에 따른 경제·사회·산업 충격대응 한국교통연구원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과 경제·사회 미래전망 한국정보통신연구원 포스트 코로나19 대응 종합연구-데이터 기반 예측·진단 및 세계질서 변화에 대한 한국의 중장기 대응전략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 영향 분석 및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 평가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감염병 대응 국제협력 현황 및 협력체계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회 변화 지표의 국민 접근성 제고 방안 한국개발연구원 코로나 시기 영유아 교육과 돌봄 공간 활용 실태 분석 및 컨설팅 방안 연구 육아정책연구소 위기에 강한 미래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혁신전략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중앙·지방 K-방역 시사점 발굴 및 자치분권 강화방안 연구 한국행정연구원 스마트교통체계를 활용한 교통약자의 안전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 연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K-평화모델 연구 통일연구원 원전 오염수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위험과 재난에도 대응할 아동 청소년 돌봄 구축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더 나은 대한민국(The Better Korea):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포용적 회복 전략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우리가 겪은 팬데믹: 한국의 코로나19 경험에 대한 다층적 분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3 재난안전연구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 지원과 전략 한국행정연구원 도로환경 디자인 및 데이터 기반의 교통안전 정책 개발 한국교통연구원 * 출처: 저자 작성이병준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부장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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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개념 합의가 우선인 ‘묻지마 범죄’ 범죄정보시스템 마련 필요2023년 범죄와 관련된 사회이슈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을 꼽는다면, 단연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온라인 사이트에 모방범죄를 암시하는 범죄예고 글 게시 사태일 것이다. ‘묻지마 범죄’는 2000년 한 언론보도에 등장한 이후 널리 사용된 개념으로 학술적인 용어가 아니다. 학계는 언론에서 사용하는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에 대해 비판적이며, 대안 개념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용어는 지칭되는 범죄의 특성을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반면에 범죄대상인 피해자가 아무런 잘못 없이, 예상할 수 없는 시기에, 어디서나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만 부각하여 시민의 두려움을 극대화하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후 학계에서 무동기 범죄, 이상동기 범죄, 분노 범죄, 무차별 범죄 등 다양한 개념이 제시되었으나 현재까지 범죄의 특성을 포괄적으로 드러내는 용어와 개념을 정의할 때 포함되어야 할 기준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학계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 간에도 용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 2012년 의정부역 흉기 난동 사건을 시작으로 이후 세 건의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검찰청은 불특정한 피해자 선택 방식을 강조하는 ‘묻지마 범죄’를, 경찰청은 범죄자의 정신적 문제로 인한 동기를 강조하는 ‘이상동기 범죄’를 문제가 되는 범죄현상을 지칭하는 공식용어로 채택하였다. 용어 선택과 그 용어에 대한 정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범죄, 범죄자, 형사정책을 이해하는 관점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두 형사사법기관 간 차이는 해소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지난 8월 국무총리가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묻지마 범죄 관리감독 대책’에는 혼란을 겪고 있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용어 정의가 누락되어, 여러 부처가 공통된 범죄현상을 상정하고 대책을 협의하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개념에 대한 합의 부재로 정확한 실태 파악 어려워 더욱 우려스러운 현실은 2012년 여의도 칼부림 사건, 2016년 강남역 노래방 화장실 사건,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사건 등 세 차례 이상의 ‘묻지마 범죄’ 파동을 겪었다는 점이다. 대책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 관련 형사정책을 수립해야 할 책무가 있는 형사사법기관에서 관련 통계자료 축적을 위한 체계적 노력은 미흡하기만 했다. 경찰과 검찰은 동일한 범죄통계원표에 의거해 수집된 범죄의 발생 및 처리에 관한 공식범죄통계를 매년 공표하고 있으며, 이는 범죄 발생 추세의 분석 및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식범죄통계는 법률적 범죄개념에 근거한 범죄분류방식에 기초해 자료가 수집되기 때문에 법률적 개념이 아닌 ‘묻지마 범죄’의 실태파악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년 대검찰청은 자체적으로 개념 정의한 ‘묻지마 범죄’에 부합하는 사건에 대한 수사 및 재판기록을 전국 각 청으로부터 수집한 후 자료분석 결과를 공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대검찰청의 ‘묻지마 범죄’ 관련 통계자료 수집 및 분석결과에 대한 공표는 2017년 이후 중단되었다. 한편 경찰청은 2022년 1월 ‘이상동기 범죄’를 공식용어로 명명하고 관련 특별팀 구성, 관련 범죄분석 및 통계수집, 대응책 마련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러한 계획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한 해에 ‘묻지마 범죄’가 몇 건 발생했는지, 이전에 비해 증가 혹은 감소하고 있는지 등 간단한 현황 분석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자료도 미비한 상황에 처해 있다. 사회적 관심에 비해 부족한 정책연구 형사사법기관에서의 정확한 개념 정의 부재와 관련 통계자료 축적 미비는 정책연구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비교해볼 때 실증자료에 근거한 정책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12년 이후 실증자료에 근거한 몇 개의 정책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이마저도 대부분 대검찰청이 자체적으로 정의한 ‘묻지마 범죄’를 기준으로 분류·활용한 연구들이며, 대검찰청이 자료 수집을 중단한 2017년 이후 관련 정책연구도 전무하다. 최근 발생한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사건 이후 대책 모색을 위한 다수의 세미나 및 토론회가 개최되었으나 인용되거나 활용된 유일한 실증자료는 10년 전인 2013년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정책연구 결과였다는 점은 관련 통계자료 부재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동기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책이 기존의 대책과 대동소이하고 이상동기, 묻지마 등 범죄동기의 이상성이나 범죄자의 비합리성을 전제하면서도 합리적인 인간관을 전제로 한 셉테드(CPTED) 전략이나 다중밀집장소에 경찰특공대를 배치하는 가시적 위력순찰과 같이 다소 모순적인 대책이 제시되고 있는 것도 근본적으로 증거에 기반한 형사정책수립을 위한 기반조성이 되어 있지 않은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범죄정보시스템의 마련 필요 향후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건 및 사례를 수집, 유형을 분류하고 분석하기 위한 분석틀과 함께 범죄정보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합의된 개념 정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범죄정보시스템 구축 및 활용, 그리고 정책연구 목적의 데이터 공개에 관련된 법적 근거도 함께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구체적인 입법 방안으로는 미국의 「증오범죄통계법」을 벤치마킹해 2016년 이종걸 국회의원이 발의한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법안은 형사사법기관이 증오범죄 통계 관리를 통해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발의되었으며 증오범죄의 정의, 국가의 통계조사관련 시책 추진 의무, 수사기관의 통계원표 작성 및 자료 집계 관리 의무, 법무부장관의 증오범죄 통계지 발간 의무, 법무부장관의 학술연구 목적의 통계자료 제공이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사회적 여론, 기존의 범죄대책 수립과정에서 답습해온 방식의 고수, 관련 이익단체의 다소 편파적 주장이 아닌 증거에 기반하여 ‘묻지마 범죄’ 대책이 수립되고, 지속적인 정책성과 분석 및 피드백을 통해 정책의 효과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해본다.김지선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예방·교정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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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대학에서 싱크탱크까지 이어지는 ‘인재 양성’‘한국판 미네르바 스쿨’을 표방하는 태재대학교의 교육 혁신 실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재대학교는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000억 원을 들여 설립한 대학으로 염재호 전 고려대학교 총장이 초대 총장을 맡았다. 캠퍼스 없이 세계 각국을 돌며 온라인 수업을 받는 교육방식에 따라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 감각을 키우고 실천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게 된다. 이처럼 차별화된 교육으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태재대학교의 교육목표다. 태재대학교의 교육방식과 인재상은 염재호 총장의 교육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형식지(形式知)와 같은 지식 주입에 초점을 맞췄던 20세기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나만의 지식, 즉 암묵지(暗默知)를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교육철학이다. 평생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육 개혁과 인재 양성에 힘써 온 염 총장은 싱크탱크의 사회적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남다른 식견을 지녔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염 총장을 만나 태재대학교의 교육 실험과 의미, 싱크탱크의 핵심 인재 육성 방안을 짚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9월 14일 태재대학교에서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싱크탱크의 힘이 경쟁력을 좌우 홍일표 사무총장(이하 홍일표) 훌륭한 연구자를 양성하고 그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곳은 싱크탱크, 특히 국책연구기관이 해야 할 일이며, 그 출발은 대학이어야 한다고 본다. 평생 대학에서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오셨고, 고려대학교 총장 시절부터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학교육 개혁,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힘쓰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신설된 태재대학교 총장을 맡아 평생의 지론을 현실화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태재대학교에서 어떤 실험과 도전을 하려 하는지, 어떤 취지에서 이런 도전을 시작하게 됐는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 말씀을 듣고 싶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이하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시절부터 우리의 고등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현 고등교육 시스템은 20세기 대량생산 체제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식을 잘게 쪼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객관적인 지식보다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나만의 지식, 즉 암묵지를 지닌 인재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디지털 혁명에 의해 인류 문명사가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20세기 말까지는 학부 중심의 전공 교육이 중요했지만 21세기로 접어들면서 학부에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추고 심화 교육은 대학원이 담당하는 체제로 변모했다. 태재대학교는 첨단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활용한 액티브 러닝(active learning)이나 토론식 수업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워내려 한다. 또한 조창걸 이사장님의 경우 21세기 들어 문명사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고 지금처럼 국가 간 갈등이 심화하는 국면에서 국제 정세를 이해할 수 있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태재대학교는 세계 인재, 미래 인재, 자기혁신 인재 3가지 인재상을 추구한다. 다수를 먹여 살리는 소수의 인재를 잘 키워놓지 않으면 사회 전체의 영속성이 사라진다고 본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그러한 소수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관점으로 태재대학교의 문을 열게 됐다. 싱크탱크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지식사회로 가게 되면 결국 싱크탱크의 힘이 그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지금처럼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면에서는 그 흐름을 읽는 눈이 있어야 문제가 발생할 때 빨리 해법을 찾을 수 있고 이는 결국 국가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그런 측면에서 싱크탱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원 진학이든 기업 입사든 다양한 진로를 꿈꿀 텐데 싱크탱크 쪽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하려 하고 있다.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왼쪽),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오른쪽) 인재 확보 위한 선순환 구조 확립해야 홍일표 한국의 경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싱크탱크 전체로 보면 미약한 측면이 있고 국책연구기관보다 대학을 선호하는 기류가 여전히 좀 더 강하다. 그렇다 보니 정책연구의 기회를 갖고자 하는 수요가 약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태재대학교가 싱크탱크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말씀이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염재호 태재대학교의 특징 중 하나가 졸업 후에도 장학금을 주도록 한다는 것이다. 싱크탱크에 인턴으로 간다고 하면 생활면에서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원이 필요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싱크탱크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많이 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의 경우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 예비내각)’이라 해서 중요한 정책들에 대한 점검이 사전에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대선 때만 되면 단기간에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공약을 만들어내는 문제가 반복된다. 독일도 각 정당마다 뛰어난 싱크탱크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이 미흡하다. 결국 소프트 파워 측면의 생태계가 중요한데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한 투자가 약하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의 경우 5년, 10년 길게 보는 연구 지원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1년 단위로 돌아가고 연구를 하려는 사람들도 줄어드는 추세다. 싱크탱크와 인재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연구자들이 꾸준히 공부하고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일표 최근 정부의 R&D 예산이 크게 줄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계와 액수는 비교도 안 되지만 경제·인문사회 분야도 많이 줄었다. 한편으로 ‘예산이 줄지 않고 변함없이 나아간다면 과연 괜찮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다. 연구회가 출범한 지 25년이 됐는데 애초의 출범 취지와 미션을 고려하면 그만큼 효과가 있었는지, 현 체제가 여전히 유효한지 자문하게 된다. 국책연구기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며, 좋은 인재를 모으고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염재호 우리나라의 R&D, 특히 과학기술 분야를 보면 곧 제품이 나올 만한 기술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기업이 훨씬 더 잘한다. 국가 R&D는 기초연구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자문위원도 한 바 있지만 소수의 잘하는 사람에게 연구비를 밀어줄 것이 아니라 기초연구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기초과학연구원의 한 해 예산 정도면 전국 우수 10개 대학의 상당수 이과계열 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을 해줄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들도 매번 비슷하게 주장을 늘어놓는 포지션 페이퍼(position paper)를 낼 게 아니라 기초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두면 그 자체로 큰 힘이 될 텐데 그런 점이 미흡하지 않나 싶다. 연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연구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는 용역 노동자, 프로젝트 노동자 수준으로 열악한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필요하다면 용역 프로젝트 위주로 하는 기관을 따로 두더라도 스스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인문학적인 연구소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예전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 유학을 갔을 때, 스탠퍼드대학교 출신 교수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분이 교수를 그만두고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 간다고 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학교에 잡일이 많아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우리도 그러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을 보면 지역대학들은 사라지는 추세이고 인문사회계열 대학원은 미달인 곳이 많다.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 학문·지식 생태계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 싱크탱크가 인재를 흡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재를 용역 노동자화하지 않고 연구자가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싱크탱크의 역할 홍일표 문제는 인재 양성과 확보 문제를 정부나 국책연구기관 차원에서만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정책지식 생태계의 현실을 보면 시민단체형 싱크탱크의 역할은 미약하고, 기존의 기업 연구소들도 인하우스 역할에 집중하게 되면서 과거 대비 크게 약화됐다. 그런 가운데 최근 최종현학술원이나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 등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의 정책지식 생태계에서 이러한 기관들의 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시는지, 국책연구기관들과 어떤 식의 협업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시는지 제언 부탁드린다. 염재호 기업들이 이익 창출에 전념하느라 상대적으로 기업연구소를 통해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소홀히 하게 된 것 같다. 삼성경제연구소(현 삼성글로벌리서치)도 그 역할을 계속해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도 25주년을 맞았으니 앞으로 부처에 종속되는 체제보다는 중장기 연구를 하는 파트의 비중을 절반 이상 두고 나머지는 부처를 지원하는 식으로 방향 설정을 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 민간 부문에서도 싱크탱크의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싱크탱크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 디자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워낙 즉흥적으로 빨리 일을 처리하려다 보니 제대로 문제 해결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사태 때 영세 상인들이 타격을 많이 받았는데 정부에선 전체 국민에게 지원금을 나눠줬다. 그랬더니 젊은 층은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나다의 경우 영세 상인들이 전년도에 낸 세금을 바탕으로 매출을 역산해 이를 지원해줬다. 우리보다 예산을 적게 쓰고도 큰 효과를 본 것이다. 즉 싱크탱크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그에 대해 조사하고 보고서 쓰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창의적인 정책을 디자인하고 장기적인 연구를 하는 데 열중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제 정세에 따라 세계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위기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연구해야지, 남이 했던 연구를 카피해 보고서를 만드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싱크탱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싱크탱크가 인재들이 가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홍일표 국책연구기관의 경우 재정적인 어려움을 넘어 연구 역량을 펼치는 데 있어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염재호 한국처럼 빨리 성장한 나라는 지속해서 리디자인(redesign)을 해나가야 하는데 관성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같은 상위 조직들이 싱크탱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면서 새롭게 혁신해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특히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카르텔’ 논란이 불거지는 이때 변화의 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부의 투자가 항상 100%의 효율을 낼 순 없다. 30% 정도는 노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어느 정도 참아주면서 미래지향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운영해야지 지나치게 관료적으로 운영하려 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됐고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만큼 정부 R&D 측면의 리디자인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인재 양성 위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 앞장설 것 홍일표 싱크탱크, 특히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그에 걸맞은 인재의 발굴, 육성, 지원,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 태재대학교에서 초빙한 교수들에 대해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서 역할을 주문하고 기대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일반 대학과 달리 파격적인 조건으로 교수들을 초빙할 만큼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이뤄내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 염재호 우리 연구기관들의 문제점 중 하나가 관료화로 인해 운영이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연구·운영비도 묶음예산(lump-sum)으로 지원하면 좋겠지만 대개 항목이 정해져 있어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태재대학교는 예산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쓰고 싶은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면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큰돈이 아니어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재대학교 도서관의 경우 모든 책이 전자책(e-book)인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운영된다. 일반 대학 예산의 50분의 1만으로도 도서관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물리적인 책을 구입해 정리하고, 빌려주고, 반납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이런 식으로 효율성의 측면을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인재 양성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100 정도 되는 학생들을 110이 되게 하는 방식과 70 정도 수준의 학생을 200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을 놓고 보면 굉장히 다른 얘기다. 태재대학교에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는 전문 지원 조직이 많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면 300퍼센트 정도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인재 양성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또한 우리가 만들려는 모델을 통해 다른 곳에도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싱크탱크도 차별화 지점을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하면 분명히 바뀔 점들이 많을 텐데 그런 시도를 잘 안 한다. 세상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고, 이러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들이 많이 나와 경직된 구조에 균열을 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소수의 사람이 기존의 대학을 흔들고 바꾸려 하면 저항에 부딪히기 쉽다. 반면 태재대학교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여러 실험을 할 수 있는 만큼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전환점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홍일표 앞으로 4년 후에는 첫 졸업생이 나올 텐데 그 학생들이 어떤 분야를 가든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또한 태재대학교의 실험과 도전이 사회적으로 변화를 가져오려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된다. 이와 함께 인재 육성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신 것 같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인터뷰> 염재호태재대학교 총장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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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이중전환 시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인력 관리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확산 특히 플랫폼 경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생성형 인공지능의 적용 등이 삶과 일하는 방식, 그리고 일자리를 바꾸고 있다. 그 변화가 어디에 얼마나 미칠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20~40대 인력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령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노인부양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노동시장에서는 원·하청 간 격차, 정규·비정규직 간, 남녀 간의 심각한 구조적 격차와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직, 초단시간 고용의 증가로 분절구조가 더욱 복잡하고, 다층화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경제·교육·문화적 격차로 인해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면서 점진적 ‘지역고사’나 ‘지역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처한 국내외 전환적 환경변화, 사회경제적 격차구조의 심화, 복잡화에 따른 새로운 도전을 맞아서 국책연구기관들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연구과제를 안게 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융합적인 지식과 학제적 연구가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이 직면한 도전적 과제 현재 국책연구기관들은 이런 도전적 과제를 감당할 수 있는 체제나 준비가 되어 있는가? 국책연구기관은 학술연구를 지향하는 대학과 달리 정책연구와 제도연구 등을 꾸준히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연구기관마다 일정한 정책연구 경험을 축적하고, 국가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축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관련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고 각 분야의 대학교수, 전문가의 연구네트워크에 중심이 되어왔다. 그러나 국책연구원은 연구기획, 연구방향, 정책 과제에 관한 융합적 해법 마련 등에서 연구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어 이를 이끌어나가야 할 안목과 지적 역량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 역할을 하기 어렵다. 국책연구원들은 매년 국내외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신규 연구인력을 뽑아서 일정한 훈련과 연구경험을 거쳐서 정책연구자로 키워왔다. 그러나 좋은 학술논문을 썼거나 쓰는 우수한 연구인력들은 몇 년의 국책연구원 경력을 거쳐서 서울 등 대도시의 사립대학이나 국립대학으로 옮겨간다. 때로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거장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정도이다. 이것은 국내대학들의 정년이 65세인 데 비해 국책연구원의 정년은 60세(일부는 61세)이며, 정년 이후 2년간의 계속 고용을 하는 경우에도 63세면 연구원을 떠나야 한다. 더구나 대학이 지급하는 좋은 연금에 비해, 정년 이후 국민연금을 받는 국책연구원 연구진의 연금 수준은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이런 점에서 국책연구원이 우수한 연구인력을 붙잡아둘 유인이 부족하여 대학에 연구 역량과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빼앗기고 있다. 우수 연구인력을 위해 연구환경 개선해야 시대 전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한 연구인력을 끌어들이고 일단 채용된 연구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책연구원들이 좋은 연구 분위기와 조건, 공정하고 우수한 연구를 높게 평가하는 제도 아래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연구환경 조성과 사기 제고, 연구과제 관리와 연구보고서 우수성 평가 등을 강화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박사급 연구자들이 국내외 연구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상호 새로운 방법론을 소개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국내외 세미나 개최와 학술대회 발표 독려, 연구결과 상호발표와 코멘트 등의 연구 분위기를 살리는 일도 중요하다. 연구보고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과제 수를 여러 개 수행하여 성과를 내는 방식보다는 과제 수를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하되 우수한 보고서에 더욱 점수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평가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각 부처에서 각 연구기관에 발주하는 정책 과제 수가 많고 이를 상당 부분 수행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협조하여 해결할 문제이다. 우수한 연구자들을 선발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처우를 개선하여 대학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연구 능력이 우수한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63세 이후에도 퇴직 후 계약직으로 고용연장을 하는 방식과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식을 결합하거나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학기술계 연구기관들이 시도하는 바와 같이 공제회 등을 만들어 국민연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노후보장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국책연구원들이 박사 연구자들의 연봉제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연공적 임금체계가 연봉제 속에 남아 있다. 국책연구원의 젊은 박사들이 일부 선임연구위원들이 연구는 제대로 하지 않고 높은 연봉을 받는 점을 훨씬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연공적 임금체계의 연구경험과 정책지식의 축적을 인정하는 좋은 점을 살리되 연공이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성과제도를 적절하게 결합하여 임금체계를 짤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개인별 성과주의는 정책연구에서 반드시 필요한 협동연구를 어렵게 하고 연구자들의 상호협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퇴직연구자들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박사급 연구자들이 국책연구원에서 쌓은 많은 정책연구경험들이 퇴직과 함께 사장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책연구원에서 퇴직한 박사 인력들 가운데 연구 능력과 의지가 있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국책연구원의 현직 박사들을 도와 연구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하거나, 대학에서 겸임교수나 강사로 대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다. 또한 퇴직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연구소를 만들어 중소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연구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도 있다. 퇴직연구자들 가운데 전자의 역할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나 후자의 역할을 하는 분들은 매우 적은 것 같다. 아직은 퇴직연구자들이 많지 않으나 향후에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연구와 활동영역을 개척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구자들이 생산적인 연구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그리고 국책연구기관들이 도와야 한다. 퇴직연구자들이 모범적인 연구와 활동을 보일 때 후배 연구자들도 대학교수들에 견줄 수 있는 연구자로서의 생애 경로를 그리면서 미리 걱정을 덜고 현재 국책연구원에서의 연구 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배규식前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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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인적자원 보유고인 국책연구기관이 내는 경고음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기관으로 ‘국책연구기관’으로 불리는 정부 지원 정책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대표 싱크탱크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 동안 유례없는 성장 궤적을 밟아왔고, 정부는 국책연구기관들을 설립하여 경제사회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과 제도를 설계해왔다. 국책연구기관들은 국가 발전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면서 정책의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정책형성을 지원하는 역할 등 포괄적인 정책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정책연구 생태계 변화와 ‘인적자원의 보유고’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경제사회 분야 영역별 연구와 정책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높은 전문성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전문가를 육성한다. 국책연구기관들은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보유함으로써 국가가 직면하는 여러 문제나 도전에 대응하여 적시적인 진단과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인적자원 보유고’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또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교류를 이어감으로써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편 위촉연구원 제도를 통해서 경제사회 분야 석박사 학생과 학위자들이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교육훈련의 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도 수행해왔다. 1999년 연구회 체제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국책연구기관들은 예산과 인력 규모에서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정책연구 생태계도 크게 변화하여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가 싱크탱크로서의 국책연구기관의 위상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상태로 평가한다. 국책연구기관들이 국무총리 산하로 이전한 이후, 각 부처는 정책집행 및 기획을 전담하는 진흥원 조직을 설립하였고 이들이 정책기획 기능도 수행함에 따라 국책연구기관들의 직접적인 부처 현안에 대한 기능은 약화된 측면이 있다. 또 민간 컨설팅 기업이 증가하였고, 이들이 정부 및 공공부문의 여러 조사 및 사업기획 및 정책 방안 수립에 참여하는 경우도 크게 증가하였다. 국책연구기관들은 국무총리 산하 연구회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국가 차원의 싱크탱크로서 수행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관련 역할 수행에 필요한 여건이 갖춰지지 못해 오히려 역할이 위축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인력 측면에서도 연구직의 이탈과 신규 인력의 확보가 어려워졌다. 2013~2014년 지역으로 이전, 상대적 임금 저하, 예산구조에 따른 연구 안정성 저하로 이제는 초기 출연기관 설립으로 가졌던 유인책들이 소멸한 상태이다. 더불어 연구연가, 해외 출장 제약 등 전문성 심화 여건이 악화되었고, 부처 사업 관련 예산이 증가하면서 국가 정책시스템의 기획 전문가 양성 역할 역시 위축되고 있다. 정규직 전환 정책 이후 연구자들의 풀 형성·유지와 예비 연구자들의 교육훈련의 기능 역시 거의 소멸한 상태이다. 국책연구기관의 기대 역할 확대되어야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미·중 패권 경쟁 등 환경변화로 새로운 국가 차원의 전략과 통합적 대응시스템의 구축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국내외 경제사회 및 기술 관련 정책 지식의 저변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의 국가적인 통합적 시각, 새로운 정책시스템 설계를 위한 진단과 의제 발굴 역할, 그리고 위기에 대응한 고도의 역량을 갖춘 전문가 그룹을 보유·연계하는 거점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불확실성과 위기의식이 확대됨에 따라 민간연구소들의 국가적인 기능이 크게 위축되어 이러한 역할은 거의 국책연구기관의 몫으로 기대된다. 우수 인력을 채용·보유하고 지속적인 성장 지원을 통해 국가적 난제 해결에 부합하는 역량을 보유하도록 육성해야 한다. 한편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경제사회 분야 연구의 투자 감소, 대학의 위축 등으로 경제사회 분야 석박사 양성이 위축된 가운데 경제사회 연구의 교육훈련 기능 및 안정적인 경제사회 분야 박사급 인력의 일자리로서의 의미도 커지고 있다. 경제·인문사회계 및 과학기술계 출연기관, 대학의 여건 비교 경제·인문사회계 및 과학기술계 출연기관,대학의 여건 비교 구분 경제·인문사회계 출연연구기관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 대학 우수연구원제도 없음 10% 명예교수 교육기능 외부강의 외부강의 + 과학기술연합 대학원대학교(UST) 본업 차세대 인재 없음 박사대학원 대학교연구원 박사후연구원 정년 60세 61세 65세 연금 국민연금 국민연금+과학기술인연금 공무원연금(사학연금) * 일부 국책연구기관은 과학기술인공제회 가입(과학기술인연금 가입 가능하나, 과학기술발전장려금 제외) 우수인재 확보·유지를 위한 개선 정책시스템 설계자로서 국책연구자를 육성·보유하기 위해서는 국책연구기관의 운영방식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연구자들의 역할에 부합하는 전 생애 인적자원관리 개념과 경력경로 개념을 정립하여, 중장기적 시계를 가진 연구자의 성장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구자를 육성하는 과정은 새로운 역할에 부합하는 과제의 수행과 네트워크 확보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연결된다. 전문가는 교육훈련보다는 잘 관리된 경험의 누적과 네트워킹을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책연구기관들의 핵심 역할과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기관 운영과 성과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개편 과정에서 기관의 운영성과 자체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화가 연구자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기관의 운영과정에서 연구자들이 우수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것을 평가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편 연구자들이 전문성 심화 및 네트워킹 확보를 위해 필요한 활동들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들을 개선해야 한다. 해외 출장 제약, 연구수행 과정에 대한 세밀한 규제의 제거 등 사소한 작업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경제사회 분야 연구자 풀을 확보해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제한되었던 신규 인력 지원을 보강하기 위해 경제·인문사회 분야 박사후연구원(PostDoc)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계는 2016년부터 박사후연구원 제도를 도입, 박사 학위 취득 후 5년 이내인 사람에 대해 연 최대 6천만 원, 최대 2년 지원하고 있다.엄미정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인재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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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함께 찾는 인재 양성의 길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속한 연구자들과 학문 공동체의 건강하고도 생산적인 관계 맺음을 위하여 몇 가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일차적으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관하는 문과 쪽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주관하는 이공학 쪽이나 중앙 및 지방정부의 연구기관 연구자들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시적 차원과 거시적 차원을 오가는 단편적이고 두서없는 아이디어들이지만, 현시점에서 반드시 제기되어야 할 논점인 듯하여 용기를 내본다. 독특한 개별성과 출연연의 역할 먼저 확인해 두고 싶은 점은 학문 공동체에 존재하는 독특한 개별성(individuality)의 문제이다. 학문은 본질적으로 공공적 담론이며 따라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서도 절대 독점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성은 오로지 학자의 이성과 양심을 통해서만 발생하고 구현된다. 학문의 세계가 양심의 영역으로서 정치·행정·경제·종교의 세계로부터 확연하게 분리되는 이유이다. 학자 역시 이성과 양심의 요청 앞에 부끄러울 수 있고, 학문 공동체 또한 다른 사회적 힘의 영향 아래 놓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유일한 방법은 학자 개개인이 다시 자신의 이성과 양심을 일깨워 학문 공동체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법률에 따라 설립 목적이 정해지고, 수행해야 할 연구과제들이 주어져 있으며, 시대변화에 맞추어 정부 국정과제에 부응해야 하는 출연연의 현실에서 이와 같은 학문성의 요청, 특히 그 본질에서 우러나는 독특한 개별성의 요청은 상당 수준의 긴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출연연의 연구자들은 본래 학문 공동체의 구성원이므로 이러한 긴장은 이례적이라기보다는 도리어 본질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출연연은 국가 관료제와 학문 공동체의 경계선에 위치할 수밖에 없고, 그 소속 연구자들은 2개의 다른 세계에 동시에 속한 이중 신분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긴장 관계 또는 이중 신분을 어떻게 바르게 활용하여 출연연과 학문 공동체 사이에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느냐이다. 각 연구자에게 학자로서의 고유한 관점이나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출연연의 연구는 대체로 프로젝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프로젝트의 목표는 정부의 장단기 정책 수립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결과는 연구보고서 형태로 산출된다. 정책연구의 성격상 이와 같은 포맷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결정적인 문제는 이로부터 이론적 축적과 발전을 도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연구의 양적 확대를 이론적 성숙으로 연결하려면, 개별 연구자들이 수행한 연구 프로젝트의 가설·방법·결과·영향 등을 관련된 다른 연구들과 비교·분석·종합하여 일관된 이론적 관점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적어도 3~4년에 한 번 정도는 개별 연구자들이 소논문 등을 통해 특정 분야의 연구 전체를 검토·평가하고 자신의 이론적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출연연에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수많은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자는 이론적 성숙을 위한 경험 자료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들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만이 아니라 이론적 권위자로서도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경제·인문사회 분야도 UST를 벤치마킹해야 출연연의 연구시설 및 연구 수행과정을 활용하여 연구자들이 학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문 후속세대 양성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출연연의 연구는 사전 조사에서부터 기획, 자료 수집, 분석, 보고서 작성 및 검토, 정책반영, 사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섬세한 절차와 과정으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이 그대로 학문 후속세대의 체계적인 양성을 위한 실무 훈련과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주목하여 이공학 쪽에서는 오랫동안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based learning)을 발전시켜왔고, 20년 전부터 32개 국가연구소 연구자들이 대학원생들의 교육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UST)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출연연들은 연구시설 및 연구과정을 교육에 활용할 만한 제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KDI School of Public Policy and Management)가 운영되고 있으나 연구 분야의 포괄성이나 다른 출연연 연구자들의 교육 참여 등에 있어서 UST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UST의 사례는 융복합 분야의 연구자 양성 및 수급의 원활성을 기하고 연구기관들 사이의 학문적 교류를 증진하는 관점에서 반드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융복합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학문 공동체와 출연연들의 관계 조율에 있어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연구지원 관련 정부 조직의 거버넌스를 재고하는 것이다. 현재의 법령은 과학기술분야 출연연들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국가과학기술연구회-각 연구기관의 축으로, 경제, 인문사회 분야 출연연들을 국무총리-경제·인문사회연구회-각 연구기관의 축으로 조직하고 있다. 이중적 거버넌스는 이공학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해 온 역사적 경로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및 메타버스 시대에 펼쳐질 융복합 분야의 연구경쟁력을 높이려면 비(非)이공학 분야에 관해서도 연구지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예컨대 국무총리 산하에 차관급 부처로 국가연구지원처급의 부처를 신설하여 연구지원을 전담케 하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국가 관료제, 출연연, 학문 공동체 사이에서 정책적 조율을 담당하게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언젠가 닥칠 정부조직 개편의 기회를 살리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기하고 싶은 점은 3가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과연 누가 귀담아듣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당연직 법정 이사인 각 부처의 차관들과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들의 역할은 학문 공동체를 대표하는 선임직 이사들의 역할만큼 중요하다. 출연연에 속한 연구자들이 본래 학문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잊지 말고 학자의 긍지를 살리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이국운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 前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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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싱크탱커를 위한 학교OTT(On Think Tanks)에서는 2017년부터 싱크탱커를 위한 학교 ‘School for Thinktankers’를 만들어 싱크탱커들이 자신의 기술을 개발하고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현재 싱크탱크 리더 중 상당수는 평연구원에서부터 시작해 리더가 된 연구자이다. 하지만 싱크탱크 리더가 되려면 단순히 뛰어난 연구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School for Thinktankers’는 싱크탱크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은 1주일간 참가자들이 싱크탱크에서 하는 일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거버넌스 및 관리, 정책 연구, 커뮤니케이션, 기금모금, 재무관리, 모니터링 평가 및 학습에 대한 인사이트와 전문 지식을 공유한다.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는 강사 및 동료 참가자와 함께 듣고, 도전하고, 활동하고, 계획하고, 토론하면서 각자의 조직과 상황에 맞게 교훈과 경험을 맥락화하게 된다. 싱크탱커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 과정은 참가자 간, 그리고 참가자와 조력자 간의 학습과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학교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싱크탱크 분야에서 참가자의 기술과 역량을 개발한다. 둘째, 참가자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역량을 강화한다. 셋째, 참가 기간 이후 동료 학습을 위한 글로벌 싱크탱커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넷째, 참가자들이 각자의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배운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영감을 주고 격려한다. 다섯째, 참가자들에게 숙련된 싱크탱커와 분야별 전문가의 안내를 제공한다. 현재와 미래의 싱크탱크 리더들이 이러한 기술을 강화함으로써 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싱크탱크 분야를 구축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목표이다. 2017년부터 4년간은 제네바에서 개최되었으며, 포라우스(Foraus)와 싱크탱크 허브(Think Tank Hub)가 공동 주최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올해 2023년은 새로운 시작과 개편을 맞이하는 해로, 2년이라는 긴 시간 끝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유럽 정책 결정의 중심에 전략적으로 위치하고 정책 입안자 및 기타 관련 행위자들과의 연결을 구축한 브뤼셀에 있는 경제 싱크탱크인 브뤼헐(Bruegel)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브뤼헐은 이 분야에서 구축한 전문성과 정책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 및 숙련된 팀의 능력을 공유함으로써 2024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 및 중기 경력자부터 고위직과 임원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싱크탱커를 위해 설계되었다. 매년 연구원, 커뮤니케이션 및 HR 전문가, 기금모금가, 프로젝트 매니저 등 약 30명의 수강생을 맞이한다. 또한 싱크탱크를 설립하는 데 관심 있는 정책 기업가도 환영한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온 200명 이상의 싱크탱커 및 정책 기업가 커뮤니티에 참여한다. 토론과 성찰의 장2017년 열린 첫 ‘School for Thinktankers’ ‘School for Thinktankers’의 가장 큰 강점은 참가자와 강사진의 다양성, 그리고 해당 분야에 관심도 있는 토론과 성찰이다. 아무리 훌륭한 연구나 정책 제언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잘 이루어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자원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원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싱크탱크는 기존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 중 어디에서 어떻게 소통할지 선택해야만 하는가? 소셜 미디어라면 어떤 플랫폼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달성하고자 하는 영향력에 대해 재고해보아야 한다. 즉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싱크탱크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누구에게 도달해야 하는가? 또한 다음과 같은 질문도 고심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틱톡에 가입해야 하는가? 링크드인에서 활발하고 솔직한 대화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디어 관계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목표를 정의하고, 목표 청중을 정하고, 자원을 관리하는 등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크탱크의 영향력 역시 반복적으로 논의되는 주제다. 압력 단체와 달리 싱크탱크는 변화에 관한 명확한 의제를 갖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어 성공 여부를 정의하기가 어렵다. 또한 싱크탱크는 의사결정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므로 기여도를 측정하기도 어렵다. 영향력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또 다른 어려움은 종종 비공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투명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조언의 특성상 기밀 유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측정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측정을 피하는 핑계로 삼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영향력 측정 지표에는 이벤트 참석자 수, 출판 지표, 학술 및 정책 문서의 인용 횟수, 정책 입안자의 추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한 강사는 “이러한 지표는 기껏해야 대리 지표일 뿐이며 최악의 경우 오해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향력은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며 하나의 조직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다양한 세력이 작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공동의 목표와 협력이 필요하다. ‘2024 School for Thinktankers’의 보다 자세한 내용과 등록절차는 http://onthinktanks.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School for Thinktankers Since 2017, the School for Thinktankers has supported thinktankers to develop their skills and prepare for, or strengthen, leadership roles. Many of today’s think tank leaders are researchers who have risen through the ranks. But being a think tank leader requires more than just good research skills, and this programme aims to remedy that. The School for Thinktankers is an intensive one-week programme designed for participants to learn about the many dimensions of working in a think tank. During the School, experienced thinktankers and experts share their insights and expertise in governance and management, policy relevant research, communications, fundraising, financial management, monitoring evaluation and learning. During the sessions, participants will listen, challenge, work, plan and discuss with both trainers and fellow participants to contextualise the lessons and experiences to their own organisations and contexts. By strengthening these skills in current and future think tank leaders The course is designed to maximise learning and engagement between participants, and between participants and facilitators. We aim to: Develop participants’ skills and competencies in core think tank areas, Prepare participants and strengthen them for think tank leadership roles, Create a global community of thinktankers for peer-learning during and after the School, Inspire, motivate, and encourage participants to reflect on how they can use what they have learned to support their organisations, Offer participants guidance from experienced think tankers and topic experts. we aim to build a stronger and more sustainable think tank sector that can help bring about evidence-informed change. The School began in 2017, founded by On Think Tanks1. The first four years were held in Geneva, co-hosted by foraus and the Think Tank Hub. In 2021 and 2022, it moved online during the global pandemic. The year 2023 marked the new beginning and revamping of the School – after two long years, we were able to meet in person in Brussels and we have embarked on a new partnership with Bruegel, an economics think tank based in Brussels, strategically positioned in the heart of European policymaking and with established links to policymakers and other relevant actors, From 2024 onwards the School will be co-organised and hosted by Bruegel, who will contribute by sharing its established expertise in the sector, its network of policy-related stakeholders and the capacity of its experienced teams. The programme is designed for all thinktankers, early and mid-career to senior/ executive roles. Each year, we welcome about 30 students: researchers, communications and human resources professionals, fundraisers and project managers. We also welcome policy entrepreneurs interested in setting up their own think tanks. Previous participants share their experiences at the School. fundraisers and project managers. We also welcome policy entrepreneurs interested in setting up their own think tanks. Previous participants share their experiences at the School. School participants join a community of over 200+ thinktankers and policy entrepreneurs from across all continents and over 50 countries. Reflections Some of the richest aspects of the School of Thinktankers is the diversity of participants and trainers, and the deep discussions and reflections on the sector. Communications is an issue that always attract attention as it doesn’t matter how brilliant a piece of research or a policy recommendation is if it goes unnoticed – so communications need to be well-placed. Although more effort and resources are being placed in communications, resources are still scarce. So, think tanks need to choose where and how they want to engage: traditional media or social media? If social media, what platform? Tik Tok? Instagram? LinkedIn? To answer this, we need to revisit the impact that we want to achieve. We need to ask the following questions: Where should think tanks be? Where are the conversations happening? Who do we need to reach? But we also need to grapple with questions like: Should we join Tik Tok to engage with younger generations? How do we keep an active (and honest) conversation on LinkedIn? How do we manage media relationships? The big takeaway here is to always remember fundamental communications advice: define your objectives, map your audiences and manage your resources. The impact of think tanks is another recurring topic of discussion. Unlike advocacy organisations, think tanks don’t tend to have a clearly defined agenda for change, which makes it trying to define if they have been successful. Also think tanks should help to inform decision-making, not dictate it, which again makes attribution difficult. Another challenge of showing impact, is that sometimes happens behind closed doors. This isn’t because of a lack of transparency but because the nature of the advice needs confidentiality. The difficulty of measurement isn’t an excuse to avoid it, just to contextualise it. Some indicators for measuring impact that we discussed included: event attendance, publication metrics, citations in scholarly and policy documents, and recommendations by policy-makers. But, quoting a trainer, “at best these are proxies, at worst they are misleading.” Influence then is best seen as a substantive and systemic effort. Rather than a single organisation exerting it, many people and different forces play a role in any impact. Thus, we need common goals and collaborations. Join the School for Thinktankers to have this and many other reflections and discussions. In 2024, the School will run from January 28 to February 3. For more details and to sign up, access this link.안드레아 바틀Andrea BaertlOTT 연구이사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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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디지털 전환과 학제 간 연구를 위한 베를린의 허브현대 과학은 새로운 기술과 디지털화라는 커다란 도전과 질문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다학제적 방식으로 조명하기 위해 베를린의 주요 대학과 샤리테(charité) 대학병원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공동 프로젝트로 베를린에 ‘아인슈타인 디지털 미래 센터(Einstein Center Digital Future, ECDF)’를 설립했다. ECDF는 민관 제휴 프로젝트로서 학제 간 장벽을 넘어 디지털 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산업·정치·사회 분야의 연구 협력을 증진하는 동시에 컴퓨터과학, 엔지니어링, 자연과학, 인문학, 의약학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있다. 2023년 4월까지 3,850만 유로 이상의 기금을 유치하였으며, 40명 이상의 교수를 초빙하여 디지털 인프라, 방법론, 알고리즘, 디지털 보건, 디지털 사회, 디지털 산업 및 서비스 분야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환사회(Transforming Communities), 통합 보건(Integrated Health), 지속가능한 도시변화(Sustainable Cities)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구체적 연구로 디지털화로 인한 시장과 조직의 변화, 탄소중립 도시 건설, 합리적인 비용과 안전성을 갖춘 도시 서비스, 진료 과정에서 앱을 통한 의료 의사결정 등이 있다. 이러한 연구 주제들은 다양한 과학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적 해결책을 개발해야 한다. ECDF가 강조하는 연구의 자유 독일에서 ECDF가 특별한 이유는 산업계, 과학계, 정치계 등 민관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뿐만 아니라 독일 기본법의 토대인 ‘연구의 자유’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교수 또는 연구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ECDF는 기업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지 않는다. 베를린 중심에 연구 공간을 만들고 학제 간 경계를 넘나드는 열린 교류의 문화를 조성했다. ECDF는 세계 우수한 학자들의 연구를 위한 방문을 환영하고 최고의 대우를 제공한다. 이밖에 ECDF의 미래를 위한 연구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 경제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분석과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신뢰도 관련 문제 및 사용자 간의 신뢰, 그리고 온라인 평판 시스템을 통한 신뢰 형성 및 메커니즘의 설계 기법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에어비앤비, 짐라이드, 아마존, 잘란도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며, 폭넓고 복잡한 구조 때문에 다학제 간 연구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 내용은 사용자의 행동 및 심리, 기술적·법적 측면뿐만 아니라 전략적 측면에 대한 조사도 포함한다. 혁명을 일으킬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려면 최근 한 프로젝트에서는 AI의 신뢰도와 이 기술을 이끌고 있는 주도 요인 및 통제 방안을 고찰했다. 사람들은 이미 AI와 AI 기반 도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와 AI를 활용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챗GPT는 이미 많은 직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역할은 엑셀, 위키피디아, 구글만큼이나 대중화되고 있다. 엑셀이 숫자 자료를 처리하는 데 있어 혁명을 일으키고 위키피디아와 구글이 정보 접근성에 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챗GPT와 같은 AI 도구들은 문자 언어를 처리하는 데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 엑셀, 나이브스나 다른 강력한 AI 도구들처럼 챗GPT 역시 의도치 않은 많은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사람들은 모든 도구의 태생적 편향성, 오류 경향성, 한계를 인지해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AI 기반 챗봇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도구가 그 강력함만큼이나 유익함을 제공하려면 숙련된 사용자가 필요하므로 대중과 접촉, 교육하고 연구결과를 산업계·정치계·사회에 더 널리 알리는 것 또한 ECDF의 목표이다. Einstein Center Digital Future Berlin's hub for interdisciplinary research on the digital transformation Today’s society faces grand challenges and questions in view of new technology and digitalization. To address on these questions in an interdisciplinary manner, the Einstein Center Digital Future (ECDF) was established in Berlin as a joint project by a consortium of Berlin’s major universities and Charité (university hospital) in spring 2017. It was joined by more than 30 companies, ranging from Amazon, Siemens, to Zalando, as well as scientific research institutions such as the German Aerospace Center Berlin. As a Public-Private-Partnership, ECDF implements a concept for collaborative research in science, industry, politics, and society, fostering interaction among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the natural sciences, humanities, and medicine to tackle these questions beyond silos. For the first period until April 2023, ECDF acquired more than 38.5 million Euros in funding and focused on research in the domains of Digital Infrastructure, Methods and Algorithms, Digital Health, Digital Society, and Digital Industry and Services with more than 40 appointed professors. In July 2022, after a successful evaluation by an international panel of experts, the ECDF received a funding commitment for an extra five years until 2028. “In this second funding phase, ECDF’s aim remains to be an enabler, accelerator, and meeting point for digitalization research in Berlin by thinking outside the box, empowering collaborative research, and pursuing a holistic approach to current and future challenges in the digital world,” explains Prof. Dr. Timm Teubner, member of the ECDF’s Board of Directors. “For this next phase, three research areas have been identified to be at the focus: Transforming Communities reflects our mission of digitalization serving people and impacting everybody; Integrated Health is one of the areas which will be subject to the most revolutionary changes due to digitalization; and Sustainable Cities, where we will be investigating the impact of digital transformation on sustainable cities and urban transformation,” he adds. Research questions for this next phase include: How does digitalization transform organizations and markets? How can digital technologies help achieve climate-neutral and resilient cities and safe, inclusive, just, and affordable access to their services? How can patients be more involved in medical decision making by using health apps? How is AI being used by people, organizations, and employees – and where are chances, risks, and pitfalls? “These research questions cannot be answered from a purely medical or economic perspective but need the expertise of different scientific fields. This is the only way to develop holistic solutions”, Teubner explains. What makes the ECDF unique in Germany is its combination of public and private stakeholders from industry, science, and the political landscape while – at the same time – it emphasizes the freedom of research, a cornerstone of the German Basic Law. Hence, the involved companies do not exert any direct influence on the professorships or the research, nor does the ECDF conduct contract research for companies. Located in the heart of Berlin, ECDF creates space for research and has established a culture of open exchange across disciplinary boundaries. It is welcoming and hosting excellent researchers from around the world for short-, mid-, and long-term research visits. Dr. Teubner is one of ECDF’s tenured professor, building the center’s research foundation for the upcoming years. The focus of his work is the analysis and the design of digital platform ecosystems (i.e., the online platform economy), in particular questions around trust in platforms and other digital services/algorithms, trust among users, and how platform and mechanism design may support the creation and maintenance of trust (e.g., through online reputation systems). Since this area is broad (i.e., platforms ranging from A(irbnb) to Z(imride), from A(mazon) to Z(alando), …) and complex in all its details at the same time, many of the group’s research projects are interdisciplinary by design. This includes the investigation of user behavior and psychology, technical, legal, as well as strategic aspects. Professor Teubner’s research is primarily based on quantitative approaches, including laboratory and field experiments, structured surveys, network analysis, as well as analysis of secondary data using statistical and data mining methods. A recent project considers trust in AI and the drivers and moderators of this process. Today, people already use AI and AI-based tools on a daily basis and their importance will only grow in the future. “To me, it is essential to understand how people use AI and, in particular, how they fail to do so”. Tools like ChatGPT have already had large impact on many job descriptions and their role is as fundamental as the use of Excel, Wikipedia, or Google Search. Just as Excel revolutionized the handling of numerical data and Wikipedia and Google revolutionized our access to information, tools such as ChatGPT have the potential to revolutionize the handling of written language. But: Just like Excel, knives, or any other powerful tool, this may also cause a lot of unintended damage. People need to be aware of any tool’s innate bias, error-proneness, and limitations but what we see with AI-based chatbots right now: they don’t. These tools need proficient users to become as beneficial as they are powerful. ECDF’s mission hence also includes a component of public outreach and education, broadcasting our research to wider audiences in industry, politics, and society.팀 퇴브너(Timm Teubner)아인슈타인센터 교수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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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과학기술계 인력 확보 및 육성 제도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의학계 쏠림 현상에 더해지며, 이공계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과학기술인력 부족 문제를 넘어 국가 과학기술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기에 정부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은 이공계의 핵심 연구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위해 석학급 인재 발굴이 중요하지만, 그 첫 단추로써 신진연구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지원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신진연구자 육성과 관련된 제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UST는 과학기술계 출연연이 공동으로 설립한 대학원대학으로서 이론 지식과 연구 현장의 경험·노하우를 함양하는 차별화된 교육을 통한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고부가가치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며 국제경쟁을 갖춘 고급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되었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원 중점지원 사업’을 실시하며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지만, 제도적 장치 미흡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출연연에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후 연구인력의 확보난과 우수 인력의 대학 유출 현상, 연구원 처우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며 연구기관별로 단설대학원이 설립되었으며, 2002년 「정부 출연 연구 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정부출연연법)」이 개정되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가 탄생하였다. UST 캠퍼스는 개별 국가연구소가 그 역할을 하며, 연구소 소속 우수연구원이 교수로 참여한다. 학생은 학생연구원의 신분으로서 사업참여를 통한 교육을 받게 되는 점이 일반 대학과는 차별화된 구성체계라고 할 수 있다. 2023년 10월 현재 32개의 스쿨(캠퍼스)에서 1,475명의 교수와 1,416명의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과 현장 연구 중심의 강의와 산업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반 대학원과의 협력 교육을 통해 체계적인 전공 기초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에 선정된 사업에도 UST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산업체와 출연연, 공공기관 등에서 UST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NST는 2009년부터 이공계 분야 일자리 창출과 이공계 전공자에게 출연연 연수를 통한 실무능력 향상 기회를 제공하고자 ‘출연연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공계 인턴십 운영사업’과 ‘박사후연구원 사업’을 수행해오다 현재 ‘박사후연구원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출연연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이공계 박사 학위 취득 후 5년 이내인 자를 대상으로 과학기술분야 출연연에서 최대 3년*간 현장 R&D 연구기회를 제공한다. ‘출연연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신진 박사 학위 취득자가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출연연이 우수한 인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서 NST가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총괄관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각 연구기관은 사업추진계획에 따라 박사후연구원을 선발하여 연수기획 제공, 복무관리 등의 세부사항을 이행하게 된다. 이 외에도 NST는 출연연 박사후연구원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신진연구자 간 교류 협력 활성화를 위해 ‘신진연구자 간 연구성과교류회(박사후연구원 연수성과교류회)’를 매년 개최한다. 차별화되고 내실 있는 전략을 통해 신진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연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수성과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교류회는 특별강연, 포닥 경력개발, 선배와의 오픈톡, 공모전 수상자 발표로 구성되며, 박사후연구원의 경력개발과 네트워크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2022년까지 2년이었던 기간이 2023년까지 3년으로 지원기간이 확대되었다. 맞춤형 인력지원 직무훈련 추진목적 출연연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공계 신진 박사 학위 취득자에게 소관 출연연에서의 R&D 연수기회 제공 추진내용 신진연구자로 성장을 위한 안정적 인건비 및 연구역량 경력개발 프로그램 등 지원(인건비 1인당 60백만 원/년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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