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이름도 모습도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 꽃입니다. 붓꽃이라는 이름은 꽃봉오리가 먹물을 찍은 붓과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봄이 무르익어 이 땅의 산자락 어딘가에서 혹은 공들여 가꾼 우리 꽃 정원에 자리 잡고 피어난 붓꽃을 만나면 그 특별하고도 고고하며 아름다운 자태에 모두 마음을 빼앗기고 맙니다. 우리 꽃은 수수하다고 하지요. 한데 어디 붓꽃만 할까요. 풍성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화려하지만 현란하지 않고 기품 있는, 참으로 멋진 우리 꽃입니다.
여신 헤라의 예의 바른 시녀인 아이리스에게 주피터는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였습니다. 아이리스는 자기 주인을 배반할 수 없어 멀리 보내 달라고 부탁하였고, 헤라는 무지개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후 아이리스가 무지개다리를 통해 왕래할 때, 물방울이 떨어진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아이리스랍니다. 그 때문인지 촉촉한 봄비가 내린 후나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 싱싱하게 피어오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보라색 꽃의 꽃말은 비 온 뒤에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고, 노란색 꽃은 꽃말이 슬픈 소식, 흰색은 사랑입니다.
봄이면 우리나라에는 보랏빛 꽃송이가 신비스러운 붓꽃을 비롯하여 산에서 자주 만나는 키 작은 각시붓꽃과 금붓꽃,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특산 식물 노랑붓꽃, 희귀식물에 속하는 부채붓꽃·노랑무늬붓꽃·솔붓꽃·물가에 자라는 부채붓꽃·꽃창포 등이 핍니다. 모두 한 집안 식물들이지요. 이러한 붓꽃 집안을 통틀어 부르는 학명인 동시에 영어 이름이 많은 분에게 익숙한 아이리스(Iris)입니다. 붓꽃 집안 식물은 꽃잎에 무늬가 있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무지개 여신의 이름을 붙여주었다네요.
각시붓꽃붓꽃은 국립세종수목원을 상징하는 식물의 하나입니다. 상징적인 사계절 온실이 기후 특성으로 3개의 나뉘었는데, 그 모습이 화피(花被) 세 장인 붓꽃을 형상화하였다고 해서입니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매년 붓꽃 축제를 합니다. 이번 봄에도 우리나라의 사라져가는 희귀 종을 수집·보전하고 있는 정원을 소개하고, 국제 심포지엄도 열며, 『붓꽃의 인문학, 붓꽃이 그려낸 시간』이란 귀한 책도 발간하였습니다. 전 세계 수십 종류의 아름다운 붓꽃 길을 걸으면서 기부도 실천하는 ‘꽃길만 걷자’라는 나눔 행사도 개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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