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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으로 연결하는’ 메타버스(Metaverse)

김인철前 한국개발연구원 2021 가을호

“메타버스가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한다고?
새로 개발한 최첨단 버스예요?”
- 할아버지가 펼쳐 든 신문을 어깨너머로 얼핏 보고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이다.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된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 추상, 초월’ 등을 뜻하는 'Meta( 메타)’와 ‘공간,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를 합친 말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현실이 실재감 있게 실현되는 3차원 가상 세계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1992년 내놓은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나의 초월적 가상공간에 수많은 사람과 콘텐츠가 모이고 그 안에서 현실세계와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연결성, 존재감, 상호운용성, 동시성 그리고 경제 흐름 측면에서 일반적 인터넷 서비스나 모바일 플랫폼보다 탁월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 게임·엔터테인먼트·소셜네트워킹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은 크게 접속을 위한 매개체인 디바이스, 콘텐츠, 콘텐츠가 구현되고 사회경제적 활동이 발생하는 플랫폼, 기술적 기반이 되는 인프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디바이스와 플랫폼 분야는 대기업이, 콘텐츠 분야는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19년 455억 달러에서 앞으로도 크게 성장 확대될 전망이어서 선진국들은 서둘러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에서 가상세계로 이동하는 추세

정부는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7월에는 한국판 뉴딜 2.0 정책을 발표하면서 핵심 과제로 메타버스 등 초연결 신산업 육성을 새롭게 추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시대 대응 전략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범용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및 기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메타버스 내에서도 현실세계의 법·제도·사회규범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제조·서비스업 등 전 산업 분야로 메타버스가 진행되는 만큼 데이터·인공지능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한 데이터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 콘텐츠 관련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발굴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메타버스의 발전과 더불어 몇 가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린든 랩(Linden Lab) 사가 2003년 출시한 〈세컨드 라이프〉 게임의 예에서 보듯이 가상세계에서 도박·사기·매춘 등 범죄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측면이다. 그리고 현실세계에서는 합법적 자금과 불법적 자금이 확연히 구분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또한 기존 온라인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에서는 일상생활과 구분이 어려워 지나치게 몰입하면 가상세계에 중독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 또는 최소화돼서 메타버스가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으로 승객들을 태우고 가는 안락하고 편리한 ‘버스’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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