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지상중계  

제9회 CIRIEC(씨리엑) 국제학술대회

이상윤성공회대학교 교수,  제9회 CIRIEC 국제학술대회 공동조직위원장 2023 여름호

더 나은 미래 건설: 평화롭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2023년 7월 4일(화)부터 6일(목)까지 3일간에 걸쳐 국회 및 성공회대학교에서 (공공경제와 사회적경제, 협동조합경제에 관한) 국제 연구정보센터(CIRIEC International, 이하 씨리엑)-경제·인문사회연구회-국회미래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서울연구원-성공회대학교-쿠피-한국협동조합학회-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제9회 씨리엑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41개국에서 참여한 약 300명의 연구자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더 나은 미래 건설·평화롭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사회연대경제”라는 큰 주제 하에 민주사회를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 양질의 일자리와 사회적 결속, 공공·민간·사회연대경제의 협력,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 사회연대경제의 영향 측정, 플랫폼 비즈니스 사회연대경제, 법·제도틀, 젠더 이슈, 분쟁이나 자연재해 이후의 재건, 미래를 위한 상상의 내러티브 등 사회연대경제와 관련된 세부 주제를 발표하였다. 한편 기조 발제자로서 공동체 경제학을 제시하여 차세대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예측되는 캐서린 깁슨 웨스턴시드니대학 교수는 최근 환경, 사회, 경제적 위기는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체제가 유발했다고 비판하며, 다양한 방식의 경제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중앙사회서비스원 조상미 원장은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주장하는 기조 발제를 진행했다. 또한 공동주최 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해구 이사장도 참석해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부정적 효과가 사회, 생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이는 경제와 사회, 생태 사이의 적절한 관계와 균형이 깨진 결과이며 사회연대경제는 그러한 관계와 균형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의 사회연대경제 결의 채택과 씨리엑의 기여

유엔(UN)은 본 회의 핵심 주제인 ‘사회연대경제’를 2023년 4월 18일(현지시각) 제77차 총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결의안’으로 채택했다. 사회연대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불평등, 빈부격차, 고용불안, 환경파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고, 모든 경제활동 과정에서 이윤극대화보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동체 구성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유엔의 이 결의는 사회연대경제를 지속가능한 경제 및 사회 개발의 모델로서 지원·강화하도록 장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한국정부를 포함하여 190여 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 결의를 채택했다. 이러한 가운데 본 학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된 점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총서(22-43-01)에도 언급되었지만, 씨리엑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한 사회연대경제 정책과 연구의 선두적인 연구기관이다. 씨리엑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47년 설립된 씨리엑은 사회적경제, 협동조합, 공제회 등과 관련한 연구와 정책 개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유럽을 기반으로 성장하였으나 현재 750명의 공공·사회적·협동조합 경제에 관심 있는 학자, 공기업·공공기관·민간단체 실무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사회적경제 분야를 선두적으로 연구 중인 성공회대학교가 2018년부터 씨리엑의 공식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씨리엑에 속한 연구자들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사회연대경제 결의 채택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유럽연합(EU)의 사회적 경제 실행계획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씨리엑은 사회연대경제 연구 및 정책과 관련해서 국제연합사회연대경제테스크포스(UNTFSSE), 국제연합사회개발연구소(UNRISD), 국제노동기구(ILO), 국제협동조합연맹(ICA),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씨리엑 학회에도 위에 언급한 모든 국제기구를 초대하여 7월 4일 학회 본회의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거의 동시에 사회연대경제에 관한 권고, 결의, 행동 계획을 채택한 동기, 직면한 문제점, 향후 전망 등을 논의했다.

지난 7월 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9회 씨리엑 국제학술대회

씨리엑 코리아 국가지부설립을 통한 사회연대경제 관련 연구 강화 필요

유엔 결의에서도 보듯이 사회연대경제가 전 세계적 위기인 코로나19 이후의 경기회복 및 갈등 이후의 사회 재건에 있어서 연대와 회복력,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공공경제·사회적경제·협동조합경제의 연구자들과 실천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씨리엑은 사회연대경제와 관련된 분야에서 세계적인싱크탱크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에서는 씨리엑 국가지부가 설립되지 않았지만 현재 준비 중이다. 씨리엑은 23개국에 국가지부와 기관 회원을 포함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더불어 씨리엑은 EU, UNTFSSE, UNRISD, ILO, ICA, GSEF, OECD 등 사회연대경제와 관련된 여러 국제기구와 왕성하게 교류하고 있다. 매년 씨리엑과 회원들은 50건 이상의 행사를 개최하여 모든 이에게 과학적 토론과 공개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수년 간 국내 및 국제기구를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연대경제와 관련된 지원을 해왔으며, 사회연대경제와 관련된 법적틀, 규모와 성장세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씨리엑 코리아 국가지부 설립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한국의 사회연대경제 발전 사례를 체계적으로 알려 보다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계경제에 기여하길 바라며, 전 세계의 사회연대경제 전문가와 사례공유 및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아시아의 사회연대경제 중심 국가로 발돋움하길 희망한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공감’으로 응원하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