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 LIVE  

‘노잼’ 도시 세종에서 보내는 슬기로운 취미 생활

이정우과학기술정책연구원  혁신기업연구단 연구위원 2023 여름호

서울에서 세종국책연구단지로 이전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세종 1호로 입사한 지도 어느덧 8년 반 넘는 시간이 흘렀다. 소위 ‘노잼’ 도시라 불리는 세종시에 정착하여 매년 10여 개의 연구 과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연구자의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아 슬기롭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재충전하는 취미 생활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STEPI 독서토론 모임에서 그동안 읽었던 책들

몸과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온오프라인 독서토론 모임

수행과제 수가 많다 보니 회의가 잦은 편인데, 코로나 19 이후로는 같은 건물에 있어도 배달·포장 음식을 각자 방으로 가져가 먹으면서 화상회의를 자주 하곤 했다. 그 와중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점심시간을 활용해 독서로 마음의 양식도 채우는 원내 독서토론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매달 각자 추천한 책을 후보에 올려 투표를 통해 이달의 책이 선정되면, 미리 읽어 와서 모임때 의견과 소감을 자유롭게 공유하며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책 분야도 고전·과학기술·철학·역사부터 최근 경영·경제 서적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은데다, 참여자의 전공도 인문학, 경제학, 경영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하다 보니 토론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도 접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이직 또는 퇴직한 분들도 화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참가하면서 타 지역·분야의 근황 정보나 여러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다. 모임 덕분에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책을 조금씩이라도 읽는 습관이 생겨 매우 뿌듯하다.

STEPI 온오프라인 독서토론 모임

자연과 함께하는, 주말농장 미니 텃밭 가꾸기

주말농장 미니 텃밭 전경 및 직접 키워 수확한 농작물들과
2023년 제6회 세종국책연구단지 연합회장배 테니스 대회 단체 사진

세종시 시내 주말농장에서는 추첨을 통해 3~4평 남짓한 조그마한 미니 텃밭들을 무료로 빌려주는데, 운 좋게도 매년 당첨되어 세종시에 정착한 이후로는 계속 소일거리로 텃밭을 가꾸고 있다. 처음에는 손이 제일 덜 가는 고구마를 주로 키우다가 최근에는 방울토마토, 오이, 고추, 가지, 호박 등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도전해보고 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잠깐이라도 가서 물이라도 한번 주고 잡초도 조금 뽑아주고 하다보면 어느새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혀 수확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그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사실 수확량도 얼마 안 되고 맛이나 모양도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나름 무농약 친환경이라며 직장 동료 및 이웃들과 조금씩 나눠 먹을 때의 기쁨과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해주는 마법의 운동, 테니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요즘 뒤늦게 배운 테니스 삼매경에 빠졌다. 학생 때는 격렬한 농구와 축구에 빠져 테니스 같은 운동이 뭐가 재밌나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연구 경력과 나이가 듦에 따라 반비례하는 체력과 관절 연골 건강 때문에 몸싸움이 없는 테니스를 시작한 후로는 이 재밌는 걸 어릴 때 진작 좀 배워놓을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왜냐면 테니스는 정말 좀처럼 실력이 안 늘고,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그래서 오히려 더 매력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평소 잠귀가 어두운 편인데, 조기 테니스 약속이 있는 주말에는 새벽 5시 무음 진동 알람에도 벌떡 일어나진다. 아내 몰래 살금살금 나갔다 돌아와 다시 자는 척 완전범죄(?)를 시도해보지만, 인기척에 아이가 잠에서 깨어 우는 바람에 물거품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그래도 테니스 덕분에 나머지 시간에 더욱 집중해서 연구하고, 열심히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점수도 따면서, 건강과 체력도 유지하고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해본다. 최근에는 세종국책연구단지 연합 테니스 대회가 개최되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여러 연구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교류 시간을 가졌다. 늦깎이 초보로 아직 부족한 실력이라 이번엔 예선 탈락했지만, 다음 대회 선전을 기약하며, 다시금 일상 속 연구와 육아에 매진하는 원동력으로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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