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과현   NRC 역대 이사장 인터뷰

국가 발전을 위한 글로벌 싱크탱크 위상 제고

박진근, 김준영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4대 이사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6대 이사장 2023 여름호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는 ’24년 3월 설립 25주년을 맞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5년사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25주년기념사업추진단은 백서 발간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역대 이사장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12월 16일(금), 박진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4대 이사 장(2011.7.∼2013.9.)을 서울 근교에서 만났다. 이번 인터뷰 진 행은 조범철 한국교통연구원 교통빅데이터연구본부장과 조원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5주년기념사업추진단 부단장이 함께했다.

취임 후 중점적으로 수행하신 업무는?

당시 우수한 연구원들을 유치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수 연구 인력들이 퇴임 이후 노후 걱정 때문에 대학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잦았을 뿐만 아니라 지방 이전 문제가 본격 논의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이전할 수 있을까?’라는 인력 확보에 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연구 결과의 정부 정책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에 대해 규모 대비 연구 결과 활용의 효과성을 고민했고 이러한 생각은 퇴직 때까지 계속됐다. 연구기관 간 격차도 심했는데 이를 줄이고 연구원별 특화 방법이나 고유 영역 개발 방안이 필요했다. 결국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연구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연구 분야별 특성화를 통해 연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재임 시 인문적 사고에 많은 관심을 두셨는데 구체적인 설명 바란다.

연구회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보니 경제 분야는 있는데 인문 분야는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인문적 사고를 해야 한다. 연구협의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의 인문학자를 30여 명 모으고 연평균 연구비를 3천만 원씩 배정해서 사회 개혁 방안을 위한 자유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하고, 그 결과를 센터에서 발표하거나 신문에 내기도 했는데 이러한 노력이 스스로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남는다.

시급한 현안을 추진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분야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질적 차이가 났다. 우리 연구기관만으로는 부족해서 한국 경제학회나 외부 학회의 도움을 받아 부족한 점은 메워나가고 상호 경쟁시키고자 노력도 했지만 시간 관계상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지방 이전 논의 시에는 연구 보조원들의 지방 이전 촉진을 위해 공동 취사, 공동 거주 같은 대규모 시설을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예산 문제로 성과를 이루지 못했으나 반드시 해결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구기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원장들에게 연구·재무·인사 관리를 철저히하고 감사 기능도 강화하도록 당부했다. 연구기관 감사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자체적 해결이 안되고 누적되어서 결국 국정감사 등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자체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연구기관도 감사 기능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왼쪽부터 인터뷰 중인 조원옥 부단장, 조범철 본부장, 박진근 이사장

지역연구에 관심을 두셨는데 향후 연구회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전 세계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필요하고 이러한 연구는 그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많은 것을 검토해야 하므로 종합연구가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연구회는 전 연구기관이 공동참여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서 많은 기관이 적극적으로 지역연구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연구회 발전을 위한 조언 부탁드린다.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연구회는 무엇보다 소속 직원의 학업 성취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취지로 당시 대학원에 진학하면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복리후생은 확대해서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연구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될 수 있도록 직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적극 노력하길 당부하고 싶다.

2023년 3월 14일(화), 세종국책연구단지 미디어센터에서 김준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6대 이사장(2016.10.~2017.11.)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랜만에 연구단지를 방문한 이사장은 인터뷰를 마친 후 보직자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인터뷰는 조원옥 25주년기념사업추진단 부단장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취임 시 연구회 주요 현안을 무엇으로 생각하셨는지?

무엇보다 연구회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중요했다. 내적으로 소통과 화합을 다지면서 국가융합정책을 기획·지원하는 조직을 개편하고, 외적으로 연구기관이 개발한 정책을 정부·국회·언론과 공유하는 일이었다. 또한 연구회-국책연구기관 간 대형 융합연구과제를 진행했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간 연구 연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국가 및 연구기관을 위한 연구회 핵심 역할은?

국제사회는 한 국가의 정책을 통해 국격과 보편적 가치에 대한 기여를 평가한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정책개발과 지원, 중기적으로는 국가 정책 방향과 비전을 도출해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국격을 갖추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본다. 이 과정에서 국가정책에 대한 사회적 대화와 소통의장을 마련하도록 연구회가 주요 역할을 해야 한다.

당시 추진 현안 중 연구회 이사장으로 기억에 남은 일은?

연구회 및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싱크탱크의 중요한 가치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 충원과 예산 배정을 했던 것, 이념이나 시류에 흔들리지 않게 정책 적합성과 중립성을보존하기 위해 연구기관들과 협업 기회를 확대하도록 노력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국책연구기관의 ‘정책협업과 정책융합’을 강조하셨는데?

현재 우리는 융합과 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연구회는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책협업과 정책융합을 도출하도록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당시 대형 융합정책 어젠다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미래사회 발전, 기후변화와 기후 안전 사회, 소득불평등·양극화와 경제성장 문제,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제사회적 충격과 대응 등을 기획하고 예산이나 연구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협업 공간 등을 지원해 주었다.

김준영 이사장과 25주년기념사업추진단

연구기관이 글로벌 책임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은?

한국은 이미 글로벌화된 사회이고 해외 의존도가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다. 경제 10위 대국으로서 글로벌 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역할과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국제사회의 리더로 발전해야 할 시기다. 이런 국가의 역할을 싱크탱크가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싱크탱크의 연구 도메인을 글로벌 디멘션으로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연구콘텐츠에 글로벌 사례와 경험, 보편적 가치, 외국 전문가들과 공동연구 결과 등을 적극 포함하는 것이다. 보다 더 중요한 전략은 외국 싱크탱크와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으로 세미나를 공유해서 글로벌 싱크탱크 위상을 높여야 하겠다.

연구기관 연구자들에게 당부 말씀 부탁드린다.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들은 정책연구의 최고 전문가이다. 수준 높은 정책연구 전문가들이야말로 국가정책 브레인들이고 한국 발전에 많은 지혜를 준 인적 산실이라고 자부한다. 미래 한국이 G7, 나아가 G5로 도약하도록 성숙한 국가 정책연구에 사명감을 갖고 성심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

<표> 역대 이사장

NRC 역대 이사장 인터뷰 동영상은 ’23년 7월 동영상으로 제작된다(연구회 홈페이지 탑재). 안세영 제5대 이사장의 인터뷰를 포함한 보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24년 초 발간 예정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5년사’ 백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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