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 2023년 한국조사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조사연구에서 인공지능(AI) 활용 방안

이기재한국조사연구학회  회장 2023 여름호

선거철이 다가오면 후보별 지지도나 선거의 주요 쟁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다루는 신문이나 뉴스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민주주의 발전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대한 시민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책의 입안단계부터 시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사회조사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선거 여론조사나 사회조사는 조사연구의 한 분야이다.

조사연구(survey research)는 사회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방법론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 주제에 대한 설문지 작성, 표본설계, 실사 및 데이터 입력, 데이터 분석과 해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은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의 학제간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조사연구가 수행되는 주제에 대한 전문가에 의해서 설문지가 마련되고, 표본설계 전문가는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추출하게 된다. 전문적인 면접원에 의해서 응답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사가 진행되고 이후 데이터 입력과 점검, 데이터 분석과 해석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조사연구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최근 조사연구에서 인공지능과 챗GPT를 활용하여 신뢰성과 정확성, 효율성 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다른 학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방향일 것이다. 인공지능과 챗GPT를 활용한 조사연구 개선 연구는 아직 초창기이지만, 데이터 수집, 정리 및 입력, 분석 그리고 보고서 생성에 이르기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조사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법과 그 적용 효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각 응답자에 대하여 사회조사 방식을 개인화하여 질문과 응답을 그들의 관심사와 필요에 더 적합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즉 각 개인에게 맞춤형 질문이 가능하게 되며 이것은 더 높은 응답률과 더 정확한 데이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사 과정에서는 실사 관리와 응답자의 질의에 대하여 맞춤형 응답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챗GPT는 자연어 처리를 사용하여 응답자의 개방형 응답을 이해하고 분류하며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응답자의 태도와 의견에 대해 더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방법은 설문조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고, 연구자는 추세와 패턴이 나타날 때 이를 객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네 번째로 조사연구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인공지능과 챗GPT는 조사 프로세스의 여러 측면을 자동화하여 조사연구를 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는 설문지 작성과 자료수집방법 선택 등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데이터 수집 및 입력 단계에서는 데이터 수집과 실시간 모니터링, 설문지 응답 결과에 대한 자동 입력 및 수기 자료에 대한 문자 인식, 입력된 데이터의 품질 점검 등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는 템플릿에 의한 데이터 분석의 자동화, 분석 결과에 대한 객체화, 보고서 템플릿화 및 챗GPT에 의한 보고서 작성 등이 가능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챗GPT 기법을 사용하면 조사연구의 효율성, 정확성 및 효과가 개선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통찰력과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그림> 조사연구에서 인공지능(AI) 활용 방안

인공지능 시대의 연구자 역할

어느 학문 분야에서든 인공지능을 적용하여 해당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보편적인 시대적 흐름으로 보인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공동 주최한 2023년 한국조사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조사연구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 활용 방안에 대하여 학회 구성원의 높은 관심 속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인공지능 기법은 논리적 연산, 추론, 문서 생성, 질문 응답, 번역, 텍스트 요약 등에서 그 강점이 경험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었다. 인공지능의 강점과 발전 속도를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성찰,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이 아직 인간만 못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분야는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미래가 조금 더 바람직하고 현실성 있어보인다. “모호해도 바른 것(vaguely right)이 정확해도 잘못된 것(precisely wrong)보다 낫다”라는 말이있다. 이것은 조사연구의 합목적성을 강조한 말인데 여기서 그 의미를 확장하면 그 지식이 아무리 풍부하고 기법이 정확하더라도 방향이 잘못되어 있으면 소용없다는 뜻이다.

오늘날 사회조사, 선거 여론조사 등으로 대표되는조사연구는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변화하는 사회적 변화 추세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사회적 쟁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의사결정을 위한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직면한 인공지능 시대에는 최신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하여 조사연구의 신뢰성과 정확성,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조사연구 전문가로서의 바른 자세와 사회적 책임 의식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공감’으로 응원하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