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 LIVE  

다양한 취미로 인생을 여유 있게, 활기차게

도남희육아정책연구소 국제교류연구팀  선임연구위원 2023 겨울호
01. 인제 자작나무 숲

연구소에서 취미가 가장 많은 사람이라 칼럼을 썼으면 좋겠다고 전달받고 잠시 당황했다. 아직도 연구소 생활이 좀 남았는데, 취미에 관한 글을 써도 될까? 혹시라도 오해가 생기거나 ‘논다이(우리 집 속어, 일하거나 공부하지 않을 때 놀리는 말)’로 찍히는 건 아닐까, 생각하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연구원들에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알려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글을 시작해 본다.

책과 연구실을 벗어나기

02. 화성 수섬 모델 사진

연구소에 입사하고 3년은 지독히도 바쁜 시기로 주말에 연구소를 안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연구소도 양적 팽창의 시기였고 영유아에 대한 정부 정책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누리 과정과 유보 통합 등의 이슈와 함께 새로운 사업들이 증가하고 일이 많아지면서 건강은 안 좋아지는 시점이었다. 노는 것을 잠시 잊었던 시기에 친구들의 권유로 여러 동호회에 발을 들이고는 시간이 될 때 참여했다. 그중 ‘사진동호회’를 잊을 수 없는데,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많이 걷고 자연을 즐기고 내가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만, 친구들에 의해 멋진 사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기쁨도 많았다. 사진동호회에 참여하면서 등산과는 좀 멀어졌지만, 자연과 함께 걷는 것을 더 즐기게 되었는데, 바로 트레킹의 맛을 느끼게 되었다.

트레킹으로 접하는 자연과 풍경은 차나 이동 수단을 통해 지나치면서 보는 것과 달리 자신의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해서 나무, 꽃 그리고 강물과 폭포 등을 가까이 살펴보게 되고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게 되며 성취감도 남다르다. 더욱 좋은 점은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심호흡하게 되어 이후 7~10일 동안은 머리가 아주 맑다는 것이다. 또한 4시간 이상의 트레킹 이후 맞이하는 식사와 휴식은 나의 몸과 마음을 최적의 상태로 이끌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자연, 나, 그리고 자기 통제

03, 04 사진 | 사진설명 : 01. 인제 자작나무 숲, 02. 화성 수섬 모델 사진, 03. 이탈리아 시칠리아 에드나 화산에서, 04. 골프

2006년 남편의 안식년으로 다시 미국에 갈 기회가 생겨 오리건주 유진(Eugene)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곳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유명한 골프장이 많았고 도서관에 있어도 집중이 안 되어 차라리 운동을 하자는 생각으로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LPGA 프로 선수 출신에게 배우면서 클럽에 등록도 하였다. 골프는 지금까지 해본 다른 운동과는 달리 매우 어렵게 느껴졌으나 2개월 만에 100점을 깨고 5개월째는 90점을 돌파하여 주변 사람을 놀라게 하였다. 사실 그때는 어떻게 치는지도 모르면서 쉽게 쳤으나 한국으로 돌아와 2013년부터 다시 치게 되었을 때는 처음 배울 때의 느낌이 들었고 지금도 많이 헤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는 트레킹과 더불어 나의 해방구이다. 왜냐하면 연구실의 한정된 공간과 조직원들을 벗어나 자연이 주는 해방감을 맛보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멤버들과 벌이는 경기를 통해 끊임없는 자기 통찰과 계발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골프는 홀마다 다른 조건과 다른 클럽으로 매일 다른 나의 상태를 느끼며 플레이해야 한다. 골프 점수에 상관없이 계속 도전하게 되고 계속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날마다 도전하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작년부터는 예전보다 친구들과의 만남에도 더 열심히 나가고 있는데 친구와 취미는 인생에서 꼭 지녀야 할 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도 동의하면서 중요한 명언을 얘기한다. “얘들아~ 젊을 때는 국영수지만, 나이 들어서는 예체능이 최고지!” 깊은 공감을 느끼면서 친구들과 즐길 예체능 놀이에 또 무엇이 있을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올해도 연구는 평일에, 주말은 예체능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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