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리딩 싱크탱크로 도약을 위한 국가연구체제의 발전 전략 제안

김권식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벤처연구실 연구위원 2023 겨울호

현재 대한민국은 저출생·고령화, 인구구조 변화, 지역·계층 간 갈등 등 구조적 위기와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등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와 대전환기의 파고를 넘기 위한 핵심요인은 국가정책이며, 복잡다기한 정책 문제에 대한 종합 조망을 통한 장단기 대안 마련의 핵심 주체는 국책연구기관이다.

국책연구기관은 발전국가 시대의 캐치업 싱크탱크(catch-up think tank)에서 선도국가에 걸맞은 리딩 싱크탱크(leading think tank)로의 새로운 역할 정립에 대한 요구를 국회 등 내외부로부터 받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가정책연구시스템 전반의 거시적 진단과 발전방향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출연기관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는 ‘합리적 국가연구체제’의 세부 내용과 그에 기초한 연구회와 연구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규정이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가연구체제 발전전략 TF’ 연구를 통해 국가연구체제의 역사적 궤적과 변화 모습, 진화 요인,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성 등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국가연구체제의 개념을 넘어 ‘국가정책연구체제’의 개념을 새로이 제안하며 과학기술계(이하 과기계) 출연연체제와는 차별화되는 중장기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경제·인문사회계 출연연체제의 차별화

TF는 국가연구체제 관련 외부 전문가, 내부 관계자 등을 망라하여 10인으로 구성하고 사전 기획회의, 실무기획팀 회의, TF 회의 등 총 14회의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다양한 시각의 의견을 도출하였고 이를 국책연구기관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기획팀의 집필 과정에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표1> 과학기술 R&D와 정책연구 간의 속성 차이 비교

과학기술 R&D와 정책연구 간의 속성 차이 비교 내용을 담은 표, 비교의 차원, 과학기술 R&D, 국가정책 R&D(정책연구) 항목으로 구성
비교의 차원 과학기술 R&D 국가정책 R&D(정책연구)
연구대상 및 정치적 영향력
  • 과학기술 개발 및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등 산업 응용이 연구대상임
  • 대체로 가치중립적 성격을 띠며, 기술의 수요부응 정도, 시장성 및 가치창출 정도가 중요시됨
  • 국가정책 및 공공분야에 대한 정보와 지식 산출이 연구대상임
  • 정권별 이념특성, 정치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정치적 요인과 정부 부처 등의 영향에 좌우될 가능성 상존
산출과정상의 특성
  •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장비 및 시설에 크게 의존하는 물적 자본 위주의 자본집약적 특성
  • 연구자 및 지원인력의 노동력 투입에 따라 연구가 연구인력의 지적 작업에 의해 주로 진행되는 인적 자본(인적요소, human factor) 위주의 노동집약적 특성
최종성과물의 성격
  • 최종성과물은 논문·특허·사업화(BM) 등의 형태로 나타남
  • 사회적·경제적 수요에 기반한 시장 가치 창출을 위한 사적재(private goods)의 성격을 주로 나타냄
  • 최종성과물은 정책대안, 정책관련 지식 제공 등 서비스의 형태로 나타남
  • 공공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하고 비배제성·비경합성을 가진 공공재(public goods)의 성격을 지님

<표2> (가칭) 국가정책연구체제의 개념적 차원과 조작적 정의

(가칭) 국가정책연구체제의 개념적 차원과 조작적 정의 내용을 담은 표, 대구분, 중구분, 조작적 정의 항목으로 구성
대구분 중구분 조작적 정의
핵심가치 공공성 국가의 이익과 인류공영을 위한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국책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정부의 정책과정과 국가전략수립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함(공익 지향성)
책임성 국익과 공공성을 위해 국가정책연구를 수행하고 그 성과에 대해 국민과 정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공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함(공적 책무성)
제도적 기초 자율성 국가정책연구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하여 국가정책연구체제 내의 기관 및 연구자들이 스스로 연구기획, 관리, 운영, 평가 및 예산배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과 재량영역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함
독립성 국가정책연구체제가 본연의 임무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외부의 불필요한 간섭이나 통제를 지양하며 연구회 및 연구기관의 자율적·창의적 임무 수행을 위한 조직과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함
추진방향 전략성 복합적 거대 정책이슈나 융합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하여 융복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창의적 정책연구를 수행해야 함을 의미함
시의성 정부의 정책현안에 대하여 단기 현안연구나 협동연구 등을 통해 적시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지원을 수행해야 함을 의미함

본 연구에서는 과기계 R&D와 정책연구 R&D의 특성에 따른 차이점을 연구대상 및 정치적 영향력 측면, 산출과정상 특성, 최종성과물 성격 등 세 가지 차원에서 정의하고 이를 토대로 과기계 출연연체제와는 차별화되는 정책연구를 위한 경제·인문사회계 출연연체제의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출연연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 제도적 기초, 추진방향 등 세 가지 차원에서 공공성·책임성, 자율성·독립성, 전략성·시의성이라는 일련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연구수월성, 운영체제, 연구성과 확산이라는 실제 정책연구 수행의 구체적 단계 및 분야별로 이상의 여섯 가지 개념적 차원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하였고, 마지막으로 과기계 출연연체제와 차별화되는 국가정책연구체제의 발전전략을 담아낼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단기와 장기의 차원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국가정책연구체제의 발전을 위한 시발점

기존 연구들과 달리, 과기계와는 차별화된 ‘국가정책 연구체제’라는 새로운 정책연구 체제의 개념과 정체성을 도출하고 과기계 R&D와의 특성 차이에 근거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체제 출연연의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도출하여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의 논의와 주장들을 답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세 가지 개념적 차원(핵심가치, 제도적 기초, 추진방향)에 따라 여섯 가지 핵심 개념요소에 근거하여 국가정책연구체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쟁점을 도출하는 동시에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하는 국가정책연구체제의 차별화된 정체성과 개념적 차원에 따른 논의는 향후 국가정책연구체제 및 연구기관의 발전을 위한 논의의 시발점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과기계 R&D와 차별화되는 국가정책연구체제에 보다 부합하는 중장기적 발전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논의와 대안 모색이 지속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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