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제 혁신의 중심에서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산업과 경제의 패러다임은 물론, 노동 시장의 재편과 일상생활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AI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모든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눈부신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일자리 재편, 데이터 편향, 기술 격차와 같은 새로운 도전 과제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전문가의 시각을 통해 AI가 불러온 기회와 위기,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정책적 과제와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다가올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유소년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해 대한민국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는 물론, 세대 간 부양 부담이 크게 증가하며 국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노력과 인식 개선이 이어지면서, 출산율 반등에 대한 희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번 연간 기획에서는 출산과 양육이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고,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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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3대 강국을 향한 혁신의 길을 열다패널 진행 패널 이수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디지털정보실장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前 정부3.0추진위원회 위원 前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전략센터 센터장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ㅣ 前 정부3.0추진위원회 위원 ㅣ 前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전략센터 센터장 AI 기술 발전이 우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가운데, 세계 주요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AI 기술개발 및 주도권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을 통해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범국가적으로 역량을 결집해 대한민국을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고, 사회 전반의 AI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급격한 AI의 변화로 인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현재, AI 기술 발전이 우리 사회에 일으킬 변화를 살펴보고, 이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하 NIA) 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인터뷰는 NIA 본원에서 이수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디지털정보실장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모든 계층이 공평하게 AI의 혜택을 누리는 세상 이수한 AI 기술 발전 속도가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AI의 급격한 발전은 인간과 AI 역할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일각에서는 ‘AI 거품론’ 역시 대두되고 있다. 원장님께서는 AI의 기술 발전이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에 어떤 기회와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황종성 AI 기술 발전은 제조업,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AI 기반의 자동화 및 분석 기술은 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은 중소기업의 기술 격차와 AI 활용 역량 부족으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도 예상된다. 현재 미국 월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AI 거품론은 기술의 현재 가치보다 사람들이 가진 기대와 투자가 더 높음을 의미한다. 가트너의 ‘AI를 위한 하이프 사이클 2024’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이 ‘환멸의 골짜기’, 즉 부풀려진 기대치와 비현실적인 예측으로 상당한 실패를 경험하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AI 거품론 역시 이 단계에 거의 다다랐기 때문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AI의 위기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 사회적으로 대세가 된 많은 기술 역시 처음 시작 될 때는 모두 거품의 과정을 경험했다. 이는 작은 규모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지녔던 기술들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문제다. AI 기술의 경우 이미 많은 연구와 사례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기술임이 증명됐다. AI 기술이 단지 거품이라는 평가에 머물지 않고 환멸의 골짜기를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이제는 이 기술을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끔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기술을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미국 IBM이 만든 ‘글로벌 AI도입 지수 보고서’에서도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도입과 활용이 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곧 AI 활용 역량이 높은 나라가 진정한 AI 강국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NIA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나라에 맞는 활용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AI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와 국민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올해 새롭게 분야별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을 ‘확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수한 언급하신 바와 같이 AI 기술이 점차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기술의 격차로 인한 일자리 감소, 데이터 편향, 부의 양극화 등 사회적인 불평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우리의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급변한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에서 기업과 노동자가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린다. 황종성 우려도 있지만 AI 기술이 그런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리라는 기대감도 분명 존재한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교육을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인다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처럼 AI 기술 발전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임이 분명하지만, 편향된 데이터와 접근성의 차이로 인해 사회적인 불평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이 탈희소성 사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탈희소성 사회는 모든 사람이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풍족히 공급받는 사회를 말하는데, 자동화 된 생산과 AI 기반의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지는 인위적 풍요(Artificial Abundance)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 접근성이나 데이터 격차가 존재하는 한 인위적 희소성(Artificial Scarcity)이 발생해 일부 계층만 혜택을 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공정한 기술 접근성을 보장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AI 시대에 돌입하면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이슈는 이제 모든 사람이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산업 시대의 경우 소수의 관리자가 생각하고 다수의 사람은 단지 시키는 일만 하는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이 구성됐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AI 시대에서는 다수의 사람이 AI에게 일을 시키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산업구조가 변화될 것이다. 특히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작업에 더 많은 인력이 집중되고 기존의 일자리는 재편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AI 리터러시 교육과 직무 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NIA는 ‘디지털포용 포럼’ 등을 운영하며 중장기적으로 누구나 소외 없이 디지털 기술들을 누릴 방안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 또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데이터 편향성을 최소화하고, 공공데이터와 AI 기술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허브를 운영해 모든 국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해서는 AI 융합 서비스와 AI 활용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 기술 주권, ‘투명성’과 ‘질서’ 위에 정립되어야 이수한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 4월 AI 기술 분야에서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이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했다. 원장님께서는 이번에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와 정부가 컨트롤타워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또한 국가 인공지능 전략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로서 NIA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황종성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국가 AI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정부 부처 간의 원활한 협력을 주도하고, 부처 간 자원 배분과 역할 분담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또한 AI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국가 데이터 인프라 강화와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물리적인 인프라 구축 역시 중요하고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확충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민관 합작투자를 통해 구축해 산업과 사회 전반에 AI 전환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그러한 인프라 구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NIA는 중책을 맡은 국가인공지능위원회와 협력해 디지털플랫폼정부와 AI 융합 서비스를 통해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자원 확대와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이수한 앞서 원장님께서는 기술의 개발만큼 기술의 확산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도적인 뒷받침과 관련 법안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과 유럽 등 AI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들도 최근 AI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규제하기 위해 서둘러 관련 법안과 행정명령을 발효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AI 관련 정책이나 규제를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본다. 이에 대해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황종성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에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할 때 여러 가지 큰 실수를 했다. 적절한 규제와 가이드라인 없이 무질서하게 기술을 받아들이고 확산하다 보니 현재 많은 사회적 문제와 비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AI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적절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투명성’이 가장 필요하다. AI 기술과 정보들을 누가 올리고 사용했는지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현재 AI와 관련된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무질서하고 폐쇄적인 음지(陰地)가 아닌 제도적인 보장과 다양한 인증을 통해 양지(陽地)에서 AI 기술이 확산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쏟아져 나올 기술과 관련법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AI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기본법이 있어야 향후에 관련법들을 정리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AI 기술 생태계의 투명성과 질서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NIA 역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공공과 민간에서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AI를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AI 활용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면서 AI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검증하거나 AI와 관련된 디지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수한 말씀하신 규제와 가이드라인은 현재 독립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국가의 기술 주권을 강화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성공적인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정부와 민간 부문이 각각 어떤 전략적 방안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황종성 최근 미국 기업의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chat GPT)는 독도에 대해 ‘국제적인 분쟁 지역’이라고 답변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는 소버린 AI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정부 등 공공 부문에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앞서 언급한 AI 관련 정책과 규제 수립은 물론 국가 데이터 인프라와 AI 컴퓨팅 자원을 확충해 AI 기술 생태계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해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NIA는 이를 위해 AI 허브와 AI 학습용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독립적인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후 내놓게 되면 늦기 때문에 AI 기술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실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민간 부문에서는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이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5년 전 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AI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선도적으로 정책 수립과 투자를 감행하고 민간 부문에서 기술 혁신과 서비스 상용화에 집중했을 때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NIA가 앞서 말한 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정부24’와 같은 전자정부 구축, 공공데이터 개방 등 굵직굵직한 인프라 구축을 주도한 것처럼 앞으로 AI 역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AI 시대, 우리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이수한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키워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키워드 중에서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황종성 AI 기술에 있어 집중해서 투자해야 하는 키워드로 ‘데이터’를 꼽을 수 있다. AI 기술의 품질은 데이터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에 대한 투자는 많이 되어 있긴 하지만, 누구나 좋은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각자가 장벽으로 막아 놓는 사일로(Silo)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기에 간과되고 있지만 데이터 이상으로 중요한 키워드는 ‘벤치마크(Benchmark) 기술’이다. 실제 우리 생활에 사용하거나 정부나 공공 부문의 의사결정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AI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경우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데 있어 투자금의 3분의 1을 성능 평가 모델 개발에 쓰고 있는데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 평가가 정확하지 않으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앞으로 벤치마크 기술이 AI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를 것이다. 이와 관련해 NIA는 올해 핵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토터스, 옥스퍼드 등과 같은 글로벌 AI 지표 조사기관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AI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할 방법론을 개발 중이다. 키워드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생성형 AI의 특별한 점은 ‘일반화(generalization)’를 매우 잘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관의 특정 사업 예산을 분석하려고 할 때, 그 사업 이름이 매번 달라진다면 사람조차도 그 데이터들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경우 각 데이터 간의 패턴과 인과 관계를 분석해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다. AI가 단지 사람 말하듯 없는 말을 만들어 내거나 동영상이나 그림을 그리는 등 허상을 만들어내는 도구로만 주목하지 말고 이처럼 일반화를 잘 해낸다는 것에도 주목하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수한 지난 5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네이버클라우드㈜, ㈜안랩클라우드메이트와 컨소시엄으로 NIA가 공모하는 ‘초거대 AI를 이용한 통합 연구 자원 생성, 관리 자원 서비스 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끝으로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국책 연구기관에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제언 부탁드린다. 황종성 초거대 AI 사업이 성공하려면 데이터 품질과 연구자원의 통합 관리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고품질 학습 데이터가 확보돼야 AI 모델의 성능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 자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공유 역시 필요하다. 연구회를 비롯해 국책연구기관, 민간의 기업들이 NIA가 구축한 AI 허브와 데이터 공유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 연구의 효율을 높이고 공동 연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인터뷰> 황종성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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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인더스트리 5.0’ 인간과 AI의 새로운 협력우리 경제는 디지털·그린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산업 대전환에 직면해 있으며,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인더스트리 5.0’으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글로벌 기술·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현시점, AI 확산에 따른 산업 변화와 이에 따른 정책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AI, 새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 AI는 과거 산업 혁명을 견인했던 증기기관과 전기처럼 경제 및 사회 전반을 혁신할 잠재력을 가진 범용 기술(GPT; General Purpose Technology)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Goldfarb et al(2022)’에 따르면 AI의 핵심 기술인 기계학습과 데이터 사이언스 등은 범용 기술의 특징인 폭넓은 활용 가능성, 혁신 잠재력, 응용산업의 혁신 견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늘날 AI의 잠재력은 예측과 의사결정 역량에 기초하고 있다. 전기가 자동화와 효율화를 가능하게 하여 산업의 전반을 변화시켰다면 AI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신뢰할 수 있는 예측 결과를 도출하고 의사결정에 기여함으로써 산업의 전환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AI는 제조업·금융업·도소매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나아가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이자 오늘날 지식기반 경제를 구성하는 중추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인더스트리 5.0과 AI 확산에 따른 산업 변화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인더스트리 5.0으로 진화함에 따라 AI의 산업 활용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지능형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여 효율성을 개선하고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기술 중심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인더스트리 5.0은 인간과 기계의 상호협력을 통한 가치 창출과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AI의 핵심 역할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여 예측하고 인간의 의사결정과 통찰에 기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는 자율제조 시스템 구현, 제조 과정의 맞춤화, 품질 제고, 자원 효율 향상, 회복 탄력성 강화 등 복잡·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내 AI 도입은 주로 예측 역량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 효율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산업연구원의 ‘국내 기업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제품 개발(66.7%), 보안·데이터분석 등 IT 업무(33.3%), 품질 및 생산관리(22.2%), 고객서비스 관리(13.7%), 영업 및 마케팅(13.1%), 물류 및 공급망 관리(9.8%) 등에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 부문별로는 제조업에서는 생산계획, 예지보전, 비전 검사, 금융업에서는 신용평가, 자산관리, 사기 탐지, 도소매업에서는 판매, 재고관리, 고객서비스 등 업종별로 AI의 활용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AI 활용에 따른 산업의 변화 양상은 업종 특성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르지만 데이터 활용, 예측, 의사결정 등 주요기능에 따른 다음의 공통되는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AI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통해 업무 간소화, 오류 축소, 생산량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이는 제조업·물류·금융 부문에서 특히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둘째,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AI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더욱 키울 것이다. 특히 시장 변화와 소비자 동향에 민감한 소매업과 금융업 등에서 그러한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맞춤화·개인화가 확대될 것이다. 개별 소비자의 선호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 제공이 중요한 업종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산업 부문별 AI 활용 사례 산업 부문 AI 활용 예시 제조 생산계획(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수요 예측 및 생산계획 수립), 예지보전(데이터에 기반하여 사전 예방적으로 기계 설비 점검 및 유지보수), 비전 검사(이미지 인식을 통한 불량품 판별) 금융 및 보험 신용평가(비전통데이터 활용 신용 점수 산정), 자산관리(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동 금융 상담), 사기 탐지(이상 탐지를 통한 특정 결제 차단 알림) 도소매 판매(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재고 정보 연결), 재고관리(로열티 카드 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구성), 고객서비스(매장 내 로봇 활용 고객 문의 응답)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 과학 연구(이미지 인식 기반 야생동물 식별), 법률 서비스(기계학습 기반 계약서 내 불일치 사항 탐색), 건축(소프트웨어 기반 건축 구조 디지털 표현 생성) 운송 및 보관 감시(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확인), 경로 최적화(데이터 기반 교통 예측 및 효율적 경로 계획), 창고 관리(카메라·스캐너를 활용한 재고 추적) 보건 및 복지 보건 연구(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잠재적 약물 후보 예측), 진단(이미지 인식 기반 이상 징후 평가 및 특성 분석), 병상 관리(소프트웨어 기반 병원 내 환자 흐름 최적화) 자료 : OECD(2023) 발췌 및 재구성 산업 AI 도입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산업전환의 핵심 요소로서의 AI의 중요성과 기업들의 활용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기업의 78.4%가 생산성 제고, 비용 절감 등 성과향상을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실제 AI 도입률은 30.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의 2022년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 원 이상인 13,825개 기업체의 AI 도입률은 4.5%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양한 기관의 AI 도입 관련 실태 조사에서 공통으로 파악되는 AI 도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은 인력 및 자금 부족이다. 산업 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이러한 장애 요소의 해소를 위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력 수요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우수인력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AI 인재가 순유입되고 있는 국가와 달리 대한민국은 AI 인재 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AI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토종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AI 대학원, AI 융합혁신대학원 사업 등 국내 인재 양성 정책 추진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 국내외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금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지원,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을 다방면의 현장 수요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 비로소 AI 주도권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최민철산업연구원 산업혁신정책실 부연구위원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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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인공지능이 불러온 새 바람, 일자리의 지형이 바뀐다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산업구조, 노동과정, 일자리의 증감, 고용형태에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아직은 변화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규모를 측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I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의 과정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의 변형, 사라지는 것은 ‘과업’ 기술 발전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된 연구 주제이고 인공지능 기술의 영향은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표현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 기술이 실제로 대신하는 것은 일자리 자체라기보다는 그 일자리를 구성하는 과업(task)이다. 신기술이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에서 노동력을 대체하는 효과와 자동화로 인해 비용 절감이 이루어지면서 그 외 업무에 대한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효과 중에 어느 쪽이 더 큰지가 핵심적인 질문이다. Auto의 연구에 따르면 2018년에 미국에 있는 일자리의 60%는 1940년 이후에 생긴 직업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많더라도 새로 생기는 것이 있어서 일자리의 규모 자체는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의 경험을 단순화해 보자면 기술 발전은 절대적인 수준에서 고용 규모를 줄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고숙련 노동자는 수혜집단이었고, 피해집단은 임금수준으로 볼 때 중간 정도에 해당하며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던 제조업 노동자들이었다. 1940년과 2018년 미국의 산업별 일자리 규모 (1940년에 존재한 직종과 이후 추가된 직종을 구분하여 표시) 출처: Auto et. al. (2023)그림 설명: 농광업직을 제외한 모든 직종에서 고용은 증가했다. 오늘날 존재하는 일자리 중에서 1940년대에도 존재했던 직업은 4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그때는 없었던 직업, 새롭게 등장한 직업이다. “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이 기술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AI는 읽거나 듣고 이해하기, 말하기, 쓰기를 할 수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 혹은 알아듣는 것처럼 대응한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이다. ” AI 시대의 고용 변화, 과거와는 다를까? 인공지능 발전의 영향은 기존의 기술 발전 영향과는 다를까? 즉 인공지능 기술은 이번에야말로 사람이 수행하던 과업을 대체함으로써 일자리를 줄일까?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피해집단은 과거 기술 발전의 피해집단과 다를까? 인공지능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과업이 과거 자동화 기술보다 광범위한지, 고임금 숙련 노동자의 과업을 대체하는 경향이 있는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현재는 가설 단계이며 경험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문제이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이 기술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인공지능을 분석형 인공지능(Analytical AI)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으로 구분해 보자. 분석형 인공지능은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여 패턴을 식별하고, 이에 따라 예측하거나 분류하는 기능을 한다. 분석형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인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텍스트, 이미지, 소리 등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기존 콘텐츠를 변형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이 노동자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어(Natural Language)로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다는 데 기인한다. AI는 읽거나 듣고 이해하기, 말하기, 쓰기를 할 수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 혹은 알아듣는 것처럼 대응한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이다. 첫째, 말하거나 쓸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누구든지 AI 기술을 이용하여 역량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AI에게 질문을 하고 무엇인가를 요청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집단지성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과 같다. AI는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된 과거 인간의 기록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의미가 고용에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는 직업 경험(experience)에 따른 능력 차이가 줄어들고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마저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도입, 일자리 위협인가 기회인가? AI가 좀 더 잘하는 일이 있고 하기 어려운 일이 구분되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일자리가 AI로 대체될까? 내 일자리는 안전할까? 이것은 AI 기술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여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학술적으로 정의하면 ‘AI 노출도’라는 개념으로 정리된다. AI에 노출된 직종이란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큰 직무로 구성된 일자리를 의미한다. 개별 직종에 대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AI 노출도를 측정하여 부여하는데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는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AI 노출도를 직종별로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들이 연구되었다. 단순하게 고안된 AI 노출도는 로봇과 같은 기존의 자동화 기술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비전형적인 작업이나 인지적인 작업에서 높게 나타나고 몸을 움직여서 하는일에서는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발견된다. 중간관리자와 일부 전문직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위험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노출도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서 AI 도입률에 따른 고용효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노출도는 AI가 가진 기술적 가능성을 측정할 뿐이다. 경제성이나 사회적·제도적 제약을 넘어서서 실제로 AI가 고용을 감소시킬지 여부는 검증해야 할 과제이다. 물론 2024년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채택’이 과연 어떤 의미일지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의도적으로 채택하지 않더라도 일터와 노동과정에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업이 사용하는 클라우드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AI가 탑재되는 마당에 개별 기업이 AI 기술을 도입했는지를 질문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별하여 AI 기술의 고용효과를 측정해 볼 수 있다. 많은 연구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고용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한다. 아마도 아직까지는 기업의 AI 기술 도입의 주된 목적이 인건비 절감보다는 새로운 프로덕트 생산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숙련 수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당신의 일자리는 AI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다른 사람에 의해 대체된다는 말이 있다. AI는 인간이 가진 숙련(skill)을 보완하는 기능으로도 작동하기 때문에 이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 직업훈련은 지금보다도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생애 단계는 배우는 시기와 일하는 시기로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 연령대와 종사상 지위를 불문하고 언제든 즐겁게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야말로 AI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장지연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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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기술 격차가 불러올 글로벌 양극화와 불평등급격한 디지털 전환의 명암, 팬데믹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인공지능(AI)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선진국의 소수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AI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AI 기술 격차는 전 세계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을 가져올 것인가?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오히려 빅테크 경쟁을 촉발 코로나 팬데믹 2년은 전 세계에 강제된 사회적 전환의 시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대안으로써 디지털 전환은 해결책이면서 또 다른 차별과 불평등을 가져왔다. 선진국의 고소득 일자리는 빠르게 재택 원격근무로 전환하며 안전을 보장받는 반면 개도국 및 가난한 나라의 많은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며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사회적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며 그 결과 경제적 기회에 대한 접근이 더욱 제한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AI의 빠른 발전과 이에 대한 우려를 상징하는 사건은 AI 개발을 잠시 멈추자는 2023년 3월 22일 자의 공개편지였다. 세계의 유명 인사와 기술 전문가, 연구자 1,000명 이상이 최소 6개월 동안 AI 개발을 멈추고 그 기간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안전 프로토콜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불과 4개월 전인 2022년 11월 ChatGPT-3가 공개되자마자 급속하게 이용자가 증가하고 인간의 인지능력에 버금가는 뛰어난 능력과 동시에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으로 대표되는 AI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공개편지는 AI 기술이 사회와 인류에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을 경고하며 불투명하고 예측 불가능한, 통제 불능을 가져올 수 있는 AI 모델의 개발을 잠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AI 개발이 멈춰지기는커녕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애플,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을 포함하여 미국, 중국, 유럽 국가들이 AI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었다. 2023년 전 세계적으로 정부 및 민간의 AI 투자액은 1,419억 달러(약 196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투자액 비중으로 미국이 62%로 압도적 1위, 2위 유럽연합(EU)은 8%, 3위 중국은 7%로 소수의 국가와 기업이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체 투자의 94%가 민간이고 정부는 6%에 불과하다. 한국의 AI 투자액은20~30억 달러 수준으로 전 세계 투자 대비 1.5~2% 수준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10위권에 포함된다. 기술 격차, 소수 기업 독점으로 고착될 것인가? AI에 대한 투자 차이는 결국 미국 빅테크 기업 주도의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100대 AI 기업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이 60여 개, 중국 기업이 10여 개이다. 특히 생성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LLM(대규모언어모델), 멀티모달, 파운데이션모델을 개발한 기업도 미국, 중국 기업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 대규모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인프라(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 투자, GPU 구매가 필요한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GPU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92%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 군비 경쟁’ 을 벌이면서 개도국은 물론 대다수 국가는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철도, 전기, 통신 인프라 투자의 역사 경험에 따르면 초기에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과잉 투자되다가 결국에는 통합되면서 소수의 공급자로 정리되었다. 현재 100여 개(이후에도 더 늘어나 수백 개)의 빅테크 기업 중에서 살아남아서 시장을 지배할 기업은 소수로, 그 소수의 기업은 대다수 미국 기업과 일부 중국 기업일 수 있다. 철도, 전기, 통신 인프라는 각국에 물리적으로 구축이 되어야 했지만 AI 인프라는 각국에 구축될 필요가 없다는 특성이 있다. 지금도 검색 시장을 몇 개의 기업이 독점하듯이 AI 인프라와 모델도 몇 개의 국가와 기업이 독점할 수도 있다. AI 격차가 국가 간 생산성, 성장의 격차로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편중도 심각하다. 데이터의 약 90%가 영어 데이터이다. 전 세계 인구의 18%만이 영어권이고, 인터넷 자료의 58%가 영어인 것에 비해서도 과도하게 영어 비중이 높다. 영어권의 서양 문화와 가치관, 사고방식에 편향된 AI 모델이 다른 문화와 충돌할 수 있고 문화적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는 개도국의 데이터 부족은 이들 국가에서 각국의 특성에 맞는 AI 활용을 저해하며 생산성의 격차와 경제 성장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 AI 시장은 2024년 2,100억 달러 수준인데 2030년에는 1조 3천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연평균 35%에 달하는 성장이고, 이 성장의 과실을 몇 개의 빅테크가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생산성과 경제 성장의 편향도 나타날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향후 10년간 생산성 성장률을 1.5% 높이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약 7조 달러)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적 이익이 예상된다. AI에 뒤처진 국가는 경제 성장에서도 뒤처지게 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격차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각국은 오픈소스 AI 모델의 활용, 독자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자국 버전의 AI 개발이 필요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모두를 위한 AI 개발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AI에 의한 일자리와 소득의 양극화, 불평등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 골드만삭스, ILO, IMF 등의 보고서에 AI가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지만 직업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반적으로 AI에 의하여 현재 직업의 40~60%가 영향을 받고 특히 선진국, 사무직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의 절반은 AI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주요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노동 수요의 감소,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겠지만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은 AI로 인한 위험도 크지만 이점을 얻을 기회도 많다. 반면에 개도국 일자리의 경우에는 AI의 영향을 적게 받지만 그만큼 생산성 향상의 기회도 얻지 못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AI에 의한 혜택이 크겠지만 직업별로는 AI를 잘 활용하는 고소득자의 소득은 더 증가하고 많은 일자리가 소득 감소는 물론 실직이라는 불평등이 커질 위험이 있다. 국가적으로 AI 활용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AI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AI 인재 양성 및 AI 스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가 생겨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문화와 사회 안전망 강화도 필요하다. 향후 10년이 AI가 정착되는 시기로 전망되고 있다. 10년의 AI 전환기가 지나면 AI의 승자는 백 년 동안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해소되거나 강화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 고착화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이명호(사)케이썬 이사장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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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AI가 재정의하는 산업과 일상의 지형도현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인공지능(AI)은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사회구조, 경제 시스템, 개인의 삶까지 재편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영향력이 큰 AI의 활용 사례를 통해 우리 삶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술의 발전과 개인화된 경험의 확산 기술의 발전에 민감한 통신 및 기술 기업들은 AI를 혁신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SK Telecom의 ‘엑스칼리버’는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몇 초 만에 X-Ray 결과를 분석하여 진단 시간을 크게 단축한다. 상담원과 통화할 때 이제는 더 이상 ‘담당자에게 연결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Behavior Signal의 감정 AI 기술은 고객의 음성과 반응, 단어 선택(부실 대출 여부, 예금 변화추이, 실제 결제에 대한 신용정보 등)을 분석하여 고객 프로필에 기반한 맞춤형 통화 연결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통화 성공률을 11% 향상시켰다. 이처럼 AI는 기존 산업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하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공공재난, 헬스케어, 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허리케인 이언(Ian)의 피해를 신속하게 평가하기 위해 지리 공간 피해 평가 머신러닝(ML) 모델을 채택했다. 과거 재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된 이 모델은 항공 이미지를 활용해 손상된 구조물과 손상되지 않은 구조물을 식별하며, 검토 대상의 수를 100만 개에서 77,000개로 줄여 의사결정 시간을 몇 주에서 며칠로 단축했다. 결과적으로 의사결정과 리소스 분배의 효율성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AI 알고리즘, 특히 합성곱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과 같은 딥러닝 모델 기반의 기술은 의료 영상 분야에서 뛰어난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X-ray, MRI, CT와 같은 진단 영상에서 AI는 의료진의 업무를 보완하며 환자에게 신속한 치료를 제공한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피부암 스크리닝은 90%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AI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AI는 정신 건강 관리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Woebot과 같은 AI 챗봇이 사용자의 감정을 분석해 언제든 접근 가능한 심리 치료를 제공하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팬데믹 이후 정신 건강 문제가 심각해진 시기에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기존 신약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소규모 집단이나 개발도상국 환자들이 효과적인 신약의 혜택을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AI는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약물의 용도를 변경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어 소외된 질병 치료를 가속화하고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 영국 정부의 기술 보고서(Use Cases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는 AI 기반 교육 시스템이 도입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성과가 향상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AI는 학습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리적·경제적 제약이 있는 학생들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튜터링 시스템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에 맞춘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가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교육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준다. 산업군 내 AI의 도입과 변화 AI는 제조업의 업무 수행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LG전자는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활용한 ‘제조 AI’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트윈, AI 기반 검사 시스템, 자율주행 로봇 등을 도입하여 공정 자동화 및 생산성 극대화를 목표로 하며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생산성이 14% 증가한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직업의 형태를 재정립하며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새로 생겨나는 불균형의 문제도 함께 일으키고 있다. 일부 직종은 AI로 대체되지만 동시에 AI 개발자나 데이터 분석가 같은 새로운 직종의 수요가 창출되는 기회가 혼재한다. AI는 인적 자원 관리(HRM) 분야에서도 빠르게 활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채용은 일종의 예측 게임이다. 유니레버는 이 ‘게임’에 AI를 활용해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채용에서 AI는 지원자의 이력서와 비디오 인터뷰를 분석하고, 게임 기반 평가를 통해 성격과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여 선발 과정의 자동화와 공정성을 높였다. 유니레버는 250,000명 이상의 지원자 데이터를 AI로 검토하여 채용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AI의 미래와 사회적 도전 AI의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는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AI의 결정 과정이 불투명해질 경우, 편향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한 예로 미국 연구에서 AI 기반 신용 평가 시스템이 인종적 편향을 보인 사례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사회적 신뢰를 저하하고 경제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은 사회적 논의의 중심이 되어야 하며 기업과 정부는 이를 위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도 AI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때 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 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도 2020년 12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인공지능(AI) 윤리를 위한 국가 가이드라인」을 심의하고 채택했다. AI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다. 개인화된 서비스, 의료, 교육 방식, 직장 내 업무 방식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고려와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AI의 발전이 지속가능하도록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기술 그 이상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겠지만 결국 사회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AI는 삶을 풍요롭게 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회와 삶에 다양한 도전을 안겨주기 때문에 경제·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접근도 필수적이다. 기술의 발전은 더 큰 책임을 요구하며 이를 사회적 가치와 연결시키는 것이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이다. 또한 AI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의 질과 출처를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데이터의 편향성과 불공정성을 방지하기 위해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업은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이는 AI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최광호안랩클라우드메이트 COO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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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공존 사회에서 윤리가 마주한 도전들2024년 뜨거웠던 여름, 딥페이크 사건이 우리 사회를 흔들었다. 기술의 중심에 선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당돌함에 당황한 어른들.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윤리적 과제에 맞닥뜨려 있다. 지속가능한 AI 사회를 위해 더 깊이 있는 접근과 새로운 대응책이 필요하다. 딥페이크의 충격, 윤리 지체 현상이 만든 위기 딥페이크 사태는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고성으로 일관하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모여 더 강력한 처벌을 주문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교육청을 비롯한 교육계는 가해 학생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상정하여 혹독하게 다루기로 했고, 가해 학생은 졸지에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살게 되었다. 지금 상황에서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처벌과 징계였다. 이것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이다. 기성세대인 어른들 대다수에게 AI는 현재 기술이 아닌,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 기술이다. AI 없이도 잘 살아온 세대에게는 가까이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Tortois 미디어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순위는 세계 6위이다. 우리가 뛰어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어서인지 AI는 미래 기술처럼 느껴진다. 반면에 1, 2위 국가에 속한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이 AI를 밀어 넣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 주어진 아이들에게 있어서 AI는 다루기 쉽고 재미있는 현재 기술이다. 딥페이크는 그저 신기한 장난이었고 친구의 사진을 음란물로 바꾸어 공유하는 ‘지인능욕’ 은 새로운 놀잇거리였다. 사실 잠시만 주위를 돌아보면 AI가 일상 가운데 이미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시청자의 성향을 AI가 파악하여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 코로나 3년 동안 700여 국내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관을 도입했다. 드라마나 광고에서 등장하는 유명인의 과거 모습 역시 특수효과가 아닌 AI로 구현된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온 챗GPT는 전 국민 AI 일상화의 기폭제였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AI를 애써 미래 기술로 간주하며 외면해 왔다. 그래서 AI에게 심각한 양면성이 있음도 인지하지 않았고 AI 윤리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윤리 교육을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AI의 부작용과 역기능 상황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었다. 이것이 바로 ‘윤리 지체 현상’이며 이번 딥페이크 사태 발생의 근본 원인이다. 하이프 사이클의 세 번째 겨울기를 피할 것인가 우리 사회가 디지털 신기술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해 왔는지를 관찰해 보면 공통된 패턴이 보인다. 촉망받는 디지털 신기술이 출현하면 사람들은 큰 기대 속에 열광적으로 환호하며 모이고 투자한다. 이를 ‘여름기’라고 부른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 침체기인 ‘겨울기’로 추락한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일부 실력자들은 나름대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다시금 주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며 디지털 사회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된다. 2005년 9월 가트너 그룹은 이러한 현상을 ‘하이프 사이클’이라는 그래프로 간단하게 나타냈다. AI는 70년의 긴 역사를 지니며, 지금까지 세 번의 하이프 사이클을 겪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하이프 사이클은 모두 실망 침체기, 즉 ‘겨울기’로 끝났다. 당시 AI 기술이 사람들의 기대만큼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년 현재, 우리는 AI의 세 번째 하이프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여름기를 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맞이한 AI의 세 번째 하이프 사이클은 언제쯤 그리고 어떤 이유로 실망 침체기에 빠져들 것인가?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혹시 과거 두 번의 하이프 사이클처럼 AI가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다시금 실망 침체기로 떨어질까? 그렇지 않다. 세 번째 하이프 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AI는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경쟁하여 항상 이겨왔다. 세계 체스 챔피언도 AI가 이겼고, 세계 바둑 챔피언도 AI가 이겼다. 최근에 등장한 생성형 AI 챗GPT의 경우, 법률·의학·회계 영역 등에서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우수성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전과 달리 AI가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 실망하여 AI와의 공존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에 ‘AI에 대한 신뢰성’을 사람들로부터 얻어내는 데 실패하면 AI는 세 번째 겨울기를 맞이할 것이다. 불안한 미래 막기 위해 윤리적 기준 마련해야 시간이 지날수록 AI가 더욱더 우수해지면서 인류는 새로운 걱정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게 되었다.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스스로 판단하며 자율적으로 동작할 때 과연 이러한 AI를 신뢰할 수 있을까? 혹시나 AI가 나중에 우리 인류를 배신할 가능성은 없을까? 이러한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점을 제공하는 것이 ‘AI 윤리’이다. AI는 언제나 인류 전체를 위해 존재해야 하며 인류 번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공공성).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AI이지만 인간이 언제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통제 가능성). 똑똑한 AI가 어떻게 내부적으로 동작하는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하며(투명성), 어떤 과정으로 AI가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도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설명 가능성). 특정인에 대해 편견과 차별이 없이 공정한 AI이어야 하며(공정성), 외부 공격이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도 견고하며 바로 회복하고 안전하게 동작해야 한다(안전성과 보안성). AI로 인하여 인류 문화의 다양성이 위축되지 않아야 하며(다양성), AI로 인한 혜택에서 소외되는 부류가 없도록 포용적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포용성).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AI가 만든 합성 생성물과 관련된 윤리적 이슈도 새롭게 부상되었다. 대표적인 이슈는 저작권 보호이다.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을 AI가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것은 공익성을 전제로 한 공정 사용(fair use)과 상충되어서 앞으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생성형 AI가 만든 합성 생성물에 대한 저작권을 누구에게 어떻게 부여할지도 고려해야 한다(저작권 보호). 특히 생성형 AI가 만든 합성 생성물은 비록 가짜이지만 그 품질과 내용은 매우 우수하다. 그래서 육안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가 힘들어져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므로 이에 대한 윤리적 이슈(구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AI의 부작용과 역기능을 대응하는 출발선은 ‘법’보다는 ‘AI 윤리’이다. 얼 워런 미국 대법관의 말처럼 “윤리라고 불리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가 법”이기 때문이며, 엘리네크 독일 법학자가 말했듯이 “법은 윤리의 최소한”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법의 출생 조건은 사회적으로 충분하게 성숙한 윤리이다. AI와 같은 디지털 신기술이 우리 사회를 쉼 없이 전환하는 동안 사회 구성원의 윤리 의식도 이에 비례하여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이제 막 출범한 인류와 AI의 공존 사회가 한 때의 열풍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선 AI 윤리의 대중적 확산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다.김명주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부 교수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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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현장 초거대 AI를 이용한 통합 연구자원 생성, 관리 서비스 개발2022년 11월 ChatGPT가 발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AI가 사회변화 및 혁신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2024년 10월 AI는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연구회가 초거대 AI를 이용한 통합 연구 자원 생성, 관리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나선 이유이다. AI가 연구 분야에서도 사회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실이 되었다. AI가 수년이 걸리던 단백질 구조 분석을 몇 시간 만에 해결했듯, 경제인문사회 분야에서도 보다 빠른 시간에 정확하고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연구회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 개발 지원사업에 응모하였다. 정책연구 AI 서비스 개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를 통해 ‘2024년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 개발 지원사업’을 공모하였고, 연구회는 네이버클라우드㈜, ㈜안랩클라우드메이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지원하였다. 그 결과 연구회는 공공범용 부문 지원 과제 부분에 선정되었다. 연구회는 수요기관으로서 정책연구 AI가 갖추어야 할 원천 데이터 제공과 수요 발굴 및 지원의 역할을 맡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주관기관으로서 사업 수행계획을 수립, 플랫폼 이용환경 제공 및 마케팅 역할을 담당한다. 안랩클라우드메이트는 참여기관으로서 데이터 댐 구축, 초거대 AI 기능 개발 및 SaaS 서비스 개발을 맡는다. 이번 사업은 정책연구 AI 서비스를 구축해 연구 효율성 및 질적 향상, 데이터 기반 연구를 위한 데이터 댐 조성 등의 목적을 갖는다. 출연연에 특화된 초거대 AI 서비스(정책연구 AI) 구축·운영으로 연구 및 정책 개발 역량이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연구 AI의 주요 서비스 내용 주요 서비스는 현재 개발 중인 정책연구 AI의 연구계획, 연구수행, 연구보조 및 지원, 결과 활용 및 성과 확산의 네 가지 주요 기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연구계획 부분에서 연구 주제 및 방법론 제안, 연구계획서 생성 등 연구 계획 수립과 의사결정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진다. 연구수행 부분에서는 연구계획서 분석, 보고서 요약, 유사·관련 연구 분석, 관계도 생성 등 연구 수행을 지원한다. 연구보조 및 지원부분은 회의록 생성, 문법·맞춤법·문맥 오류 탐지, 다국어 번역 등 연구 보조 작업을 돕는다. 결과 활용 및 성과 확산 부분은 연구보고서 활용, 발표자료 생성 등 연구 결과 활용 및 성과 확산을 위한 데이터 생성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구성은 연구자에게 정책연구를 위한 다양한 자료와 분석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연구 관련 자료 수집·분석· 요약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것이다. 연구지원(행정) 담당자는 연구기획에 따른 유사연구 검토와 중복연구 사전점검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정책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나 시민은 필요한 정보에 대한 신속한 답변과 자료 활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책연구 AI 개발을 위한 실천적 지원 필요 전 국민이 일상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 따라 각 부처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디지털정부국을 디지털정부실로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고, 데이터 직류를 신설하여 보다 전문화된 공무원을 선발하고 있다. 우리 연구회는 연구기관들과 함께 최근 디지털 전환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이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들을 정비하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과 해야 할 과제들이 명확해졌다. 이러한 계획과 준비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함께 실질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최재녕경제·인문사회연구회 디지털전환부장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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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미래를 향한 두뇌, AI의 위대한 여정1950 AI의 기초 형성 1950년, 앨런 튜링(Alan Turing)은 논문 「컴퓨팅 기계와 지능」에서 튜링 테스트를 제안하며,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1956년, 다트머스 학회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으며, 이 회의는 현대 AI 연구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1960 초기 탐구 1966년, MIT의 조셉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은 최초의 챗봇인 엘리자(ELIZA)를 개발하였으며, 이는 자연어 처리를 통한 대화 프로그램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1969년, 셰이키(Shakey)는 최초의 자율 로봇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스스로 행동을 추론하고 목표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1970 AI 겨울 시작 AI 기술의 발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AI 연구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급감하였고, 이로 인해 첫 번째 AI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1980 전문가 시스템과 복귀 전문가 시스템은 특정 지식 분야에서 인간 전문가의 의사결정을 모방하는 시스템으로 1980년대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1986년,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은 백프롭(backpropagation) 알고리즘을 도입하며 딥러닝의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1990 AI 성과 1997년, IBM의 딥 블루(Deep Blue)는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이기며, 인간과 AI 간의 중요한 경기를 통해 AI의 잠재력을 증명하였습니다. 데이터와 머신러닝의 발전 2006년, 제프리 힌튼은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기계가 다층 신경망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제시하였습니다. 2000 2010 AI의 대중화와 딥러닝의 발전 2011년, IBM의 왓슨(Watson)은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인간 챔피언을 물리치며 자연어 처리와 빅데이터 분석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2012년, 제프리 힌튼의 연구팀은 딥러닝을 사용해 이미지넷(ImageNet)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승리하며,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는 바둑에서 세계 챔피언 이세돌을 이기며, AI가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도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2020 초거대 AI와 생성형 AI 2020년, 오픈AI는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GPT-3를 발표하며,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IBM 왓슨 헬스와 구글 딥마인드 같은 AI 시스템이 의료 영상 분석과 진단을 도와 암과 같은 질병을 예측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유럽연합(EU)은 AI 규제법을 제안하며, AI 기술의 윤리적 문제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법적 틀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과 창작 분야에서도 딥아트(DeepArt), 런웨이ML(RunwayML), 달리2(DALL·E 2),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형 AI 모델이 등장하여 인간과 AI의 협업이 가능해졌습니다.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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