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을 앞둔 지금, 한국 사회는 기술혁신과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큰 변화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나타나는 전환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 사회의
미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2026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고, 한국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세계 교역 환경은 빠르게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 경쟁의 심화와 공급망 재편, 각국의 전략산업 육성 강화라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통상·산업 전략에도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연간기획에서는 통상 거버넌스와 산업구조 전환을 중심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중장기 통상 전략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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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국제통상환경 전망과 우리나라의 중장기 통상정책 방향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부과와 이에 따른 주요국과의 협상도 이제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협상은 이제는 양국 모두가 더 이상 갈등 확산을 바라지 않고 관리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이다. 인도 및 브라질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긴 하지만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연내 합의 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도는 미국이 요구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방향에서 미국과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도 그동안 중단되었던 협상을 재개하였고, 미국도 브라질 농산물에 부과하던 40% 관세를 철폐하여 양국 간 협상 타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국제 무역에 불어닥친 관세 광풍은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면 상당히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주요국 입장에서 고율 관세로 인한 부담이 누적되어 이를 타개할 필요성이 커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나라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트럼프 관세 이후 전개될 국제통상환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중장기 통상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국제 통상환경의 변화, 네 가지 방향으로 전개 이후 국제 통상환경의 변화는 크게 네 가지 방향에서 전개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국제 무역의 분절화 지속이다. 10년 전만 해도 ‘Made in World’라는 말이 국제 무역의 유행어였다. 세계 각국은 어떻게 하면 글로벌 가치 사슬에 편입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효율성을 토대로 세계를 연결하는 가치 사슬의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2020년 이후는 회복력(resilience)이 국제 무역의 화두가 되었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통상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였다. 더욱이 러-우 전쟁의 반발 이후 국제 정치가 개입하면서 지정학적으로 국제 무역이 더욱 분절화되었다. 향후 분절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둘째는 기존 공급망에 일대 전환(supply chain reconfiguration)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공급망의 대전환을 가져올 핵심 원인은 기술 혁명과 기후변화 대응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저임금의 이점보다는 기술력 및 관련 지식 인프라를 더욱 중시한다. 따라서 기술력과 지식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국가가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대규모 투자도 이러한 국가로 집중될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지구 전체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으로 향후 그린 공급망(green supply chain)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린 공급망은 탄소 저감(혹은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이나 기업, 국가 등을 공급망에서 배제함으로써 형성된다. 기술 혁명과 마찬가지로 탄소 저감 생산 기술과 능력이 있는 기업이나 국가 중심으로 새로운 공급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셋째는 국제 무역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계속 커질 전망이다. 2024년 기준 서비스 무역액은 약 8.8조 달러로 상품무역 24.5조 달러의 36%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연 평균 무역 증가율을 보면 서비스 무역이 6.5%로 상품무역 4.5%보다 2%p 앞선다. 특히 부가가치로 보면 상품에 체화된 서비스가 상당하여 서비스 무역이 상품무역을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 무역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 무역을 관장하는 WTO가 위상이 크게 손상되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통상분쟁을 해결하는 기능은 상소 위원의 부재로 사실상 정지되었고 향후 이러한 상태는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자연히 각국은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관세, 비관세, 보조금 등 무역 저해 조치를 남발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인한 국제 무역의 불확실성 배가는 덤이다. 중장기 통상정책 방향은 ‘우리의 역할 확대’ 이러한 국제통상환경의 변화 전망에 대응한 우리의 중장기 통상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특히 자원이 부족하고 중간재 수출입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재편이 예상되는 국제공급망 흐름에 올라타 그 안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기술의 개발(그린 공급망 참여와 관련된 탄소 저감 기술개발 포함)과 함께 우리가 보유한 첨단기술의 격차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첨단기술과 매력적인 기술-지식 인프라 환경 조성과 유지를 통해 주요국들이 우리에게 공급망 참여를 요청하게끔 만드는 것이 공급망 활용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통상정책은 기술개발과 격차 유지, 관련 지식이 어우러진 ‘테크-놀로지(Tech-Knowledge)’ 가 되어야 한다. 특히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나 보조, 외국 기업에 대한 합병이나 투자 등이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전 지침을 제공하고 상대국의 문제 제기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재편되는 국제공급망에 올라탄 후에는 그 역할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K-컬처 등에 기반한 한국형 서비스의 개발과 전파이다. 특히 서비스를 포함 지식 산업 발전은 지식재산권 보호가 전제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지식재산권의 보호 없이는 지식 서비스 시장이 형성될 수 없고, 산업도 일정 수준 이상 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한 통상정책은 서비스 및 디지털 규범 정비와 함께 공급망에 있는 국가와 규범 조화가 핵심이며, 공급망 참여국 사이에 지식재산권 문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공급망과 공급망 사이의 연계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공급망과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공급망이 대립하는 지정학적인 공급망이 형성되어 이들 두 공급망 사이의 무역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어 공급망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무역 증가는 물론 국제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에 통상전략은 떨어진 두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이어주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두 공급망에 있는 국가들과의 FTA 등 양자 협력이 중요하다. 양자 협력 강화는 두 공급망을 적절히 연계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국가를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 안정적 공급망 확보는 우리 자체 능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상대국과 신뢰성 높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이외 중견국 및 개도국과의 공감의 통상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 국제개발협력은 양자 이해증진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서진교GSnJ 인스티튜트 원장 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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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신통상시대의 거버넌스: 경제안보와 자유무역의 균형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중국 관세 강화, 산업보조금 확대, 공급망 재편 압박이 상시화되면서 글로벌 통상환경은 구조적 불확실성이 고착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효율과 경쟁을 중심에 두었던 자유무역 질서는 경제 안보, 전략산업 보호, 공급망 내재화를 우선하는 새로운 통상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관세 문제나 양자 분쟁의 수준이 아니라, 국제 통상 질서를 재편하는 장기적 흐름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기존의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시적 충격 완화보다는 경제 안보와 자유무역 두 축을 조정하는 중장기 통상 거버넌스 재설계다. 글로벌 통상환경의 구조적 전환 주요국의 정책 변화를 보면 전환의 속도와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공화 및 민주 양당 모두 지지하는 초당적 기류로 굳어지고 있다. 트럼프 2기는 보다 직접적인 관세 인상과 중국을 우회한 제3국 규제까지 검토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하던 공급망 재편과 산업보조금 체계도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호무역주의적 산업보조금 규율, 디지털 시장 규제를 통해 유럽연합(EU) 내부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은 ‘자립적 기술 체계’ 확립을 목표로 반도체·AI·배터리 분야에 국가 단위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브릭스+(BRICS+) 등을 통해 대안적 경제권을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는 효율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전략적 공급망 네트워크 중심의 블록화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진다. 첨단 제조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공급망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미·중 경쟁의 직격탄을 받기 쉬운 위치이기도 하다. 특정 진영에 지나치게 종속할 경우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반대로 전략적 명확성을 잃으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중 리스크가 존재한다. 한국 통상 거버넌스의 한계와 구조적 업그레이드 필요성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와 맞물려 한국 통상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부처 간 통상 기능의 분산은 전략의 일관성을 떨어뜨리고, 산업정책과 외교 안보정책 간 조정 부재는 전략산업 국제 협상에서 선제적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 무역, 공급망, 기술 보조금, 탄소규제 등 신통상 의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다룰 전문 인력과 분석 인프라는 아직 전통적 FTA 체계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안보를 이유로 한 과도한 보호무역주의도, 전통적 자유무역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닌 전략적 개방성을 기반으로 한 통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안보·통상을 조정하는 상설 컨트롤 타워의 강화, 전략 산업 협상을 전담하는 경제 안보 통상 조직 신설, 글로벌 보조금·관세·투자 흐름을 실시간 분석하는 디지털 통상 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Geopolitics and the Geometry of Global Trade: 2025 Update”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핵심 시각화 중 하나로, 각국의 무역 관계를 네 가지 축-무역 강도(trade intensity), 지리적 거리(geographic distance), 지정학적 거리(geopolitical distance), 그리고 수입 집중도(import concentration)로 분석한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지정학적으로 먼 파트너와도 무역이 많이 이루어지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가까운 정치적 동맹국 쪽으로 무역을 재편하고 있는 양상이 시각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보고서가 제시하는 “무역의 재구성(재정렬)” 추세를 한눈에 보여주는 그림이다. 대외 전략의 정교한 균형과 중견국 네트워크 구축 대외 전략에서도 보다 정교한 균형이 요구된다. 미국과의 협력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HIPS) 등 산업보조금 체계에 대한 정례 협의 채널을 확보하고, 공급망 공동 투자와 기술 표준 협력을 확대해 한국이 규범·정책·산업 생태계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첨단기술 등 민감 분야는 분명한 원칙 아래 관리하되, 일반 제조업·소비재 등 비정치적 영역에서는 경제적 연계성을 유지해 상호 시장 접근성을 보전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이 미래 통상 규범의 수용자를 넘어 설계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중견국 간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 디지털 통상 규범, 데이터 이동, 인공지능(AI) 윤리, 환경·탄소 규제 등 새로운 규범 영역은 아직 국제적 기준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 시기에 인도, 아세안(ASEAN), 호주, 캐나다, 칠레 등과 연대해 중견국 중심의 규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한국의 국제 통상 영향력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향후 통상 협상 포트폴리오도 전면 재구성이 필요하다. 공급망 파트너국과의 FTA 확대, 기존 FTA의 디지털·환경 규범 중심 현대화, 리쇼어링과 연계한 새로운 투자협정 모델 도입 등이 한국의 협상 유연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새로운 통상국가 모델로의 전환 궁극적으로 한국이 구축해야 할 방향은 경제 안보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통상국가 모델이다. 산업정책, 기술 전략, 외교 안보, 무역정책이 통합되는 복합적 환경에서 통상정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보호주의가 확대되고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되는 시대일수록 개방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지금은 단기 대응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통상 거버넌스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결정적 시기이며, 한국이 전략적 통상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경제 안보 시대의 통상체계 업그레이드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강문성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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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 산업의 구조적 전환한국은 오랜 시간 동안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경제안보의 대두, 주요국 산업·무역정책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변화 속에서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이 전면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따라서 한국 산업은 제조기반과 경쟁우위를 활용하되 첨단기술·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산업강국으로의 도약을 능동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메가트렌드는 다양한 경로로 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체별 대응방식의 선택과 정책수단에 따라 글로벌 산업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경제안보 이슈가 대두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다극화와 블록화는 세계경제의 성장과 교역을 둔화시키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와 혁신의지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추구하면서 양호한 산업생태계를 보유한 한국은 트럼프 2기 미국의 정책 변화가 초래할 기회와 위험을 면밀히 분석하고, 새롭게 재편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한국 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협력 확대를 추구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글로벌 패권경쟁과 공급망의 재편 중국의 부상과 급격한 기술변화로 인해 주요국은 가치있는 경제적 연결고리를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가 군사적·정치적 측면에서 경제적 번영, 주권, 안전보장을 포괄하는 경제안보로 발전하고 있다. 주요국은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국 내 산업경쟁력의 증진, 공급망의 탄력성 확보, 산업 역량의 강화, 혁신활동 촉진을 위한 제도정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대부터 제조업 르네상스를 추구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발표한 신제조전략(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은 트럼프 1기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청정에너지, 첨단제조에 대한 대규모 지원으로 이어졌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서는 첨단·미래 제조업뿐만 아니라 전통 기간 산업까지 포괄하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America First’, ‘Onshoring’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기존 제조업의 부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기반을 미국 내에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질 높은 일자리 창출과 산업혁신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미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강력한 산업정책을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과 산업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신제조업화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첨단제조 구현에 필수적인 고급 인력 공급의 제약,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 글로벌 네트워크로부터의 고립을 해결해야 한다. 결국 미국의 신제조업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협력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자국 산업 보호와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자국 인력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 사이에서 합리적인 조화는 미국만의 과제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각국이 직면할 공통의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한편 다극화와 블록화는 세계경제의 성장과 교역의 둔화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와 혁신의지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양극화에서 미국-유럽-중국 등으로 다극화와 블록화가 지속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성장률은 누적적으로 하락하며, 중국뿐만 아니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특히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IMF, 2021) 한국산업의 경쟁우위와 도전과제 한국 산업은 최근 수십 년간 국제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미국 및 선진국의 위상이 차츰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제조업은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와 양호한 산업연관관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코로나 펜데믹에서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견인하는 원천이 되었다. 위기마다 뛰어난 복원력과 글로벌 경쟁우위를 높이는 모멘텀을 확보하면서 한국 산업은 국제공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하는 제조업 경쟁력지수(CIP)에서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중국, 독일에 이어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30%를 하회하고 있어 여전히 OECD 평균 35%에 미치지 못한다. 기술고도화와 양질의 고급인력이 유입되면서 반도체, 의약, 첨단소재 등 고위기술산업군의 부가가치율이 빠르게 높아졌지만, 생산 비중이 높은 중고위기술산업군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저조해서 질적 성장과 고부가가치화가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저위기술산업군인 음식품, 화장품, 생활소비재에서도 적정기술을 접목하고 K-콘텐츠 확산의 영향을 받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료 : 산업통계분석시스템(ISTANS) 이용하여 작성 (원출처 : UN, National Accounts Main Aggregates Database) 산업인프라를 활용하되 핵심역량 강화 필요 산업별 성장속도는 산업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과학기술의 산업적 확산과 인력 활용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글로벌 산업지형은 메가트렌드에 의해 변화하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 방향과 성과는 한국 산업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기술변화의 이익을 극대화하는가에 달려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글로벌 공급기지로서의 매력이 낮지만 양호한 제조기반을 갖고 있으므로 첨단기술 역량을 높여가면서 새로운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로 기존과는 다른 공급망이 만들어지겠지만 인공지능과 결합한 첨단장비·로봇화를 촉진하여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이전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국내와의 연계성을 높여 국가별·업종별 국제협력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R&D의 쏠림현상을 지양하고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적층제조 등 신제조업을 구현하기 위한 첨단기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초·공학 혁신과 아울러 산업의 미래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인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기술패권 경쟁과 경제안보가 국가 간 첨단기술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으므로 우리도 산업기술의 육성뿐만 아니라 보호 및 관리 범위를 보다 확대하고 정교화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우리도 산업과 기술의 발전단계와 목표를 반영하는 핵심기술의 선정과 현행화, 투자 및 수출심사제도 개선, 산업기술 핵심인력의 관리 체계화, 기술보안 일상화와 아울러 이해관계자의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자료: 정은미(2025) (원출처 : UNIDO database) 주 :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지수는 국가별로 부가가치 생산, 수출, 중고위기술 산업 등을 포함하여 총체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평가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전환을 전제로 하는 한국형 비전과 제조혁신 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전과 사회적 합의 하에 글로벌 산업지형의 변화방향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실효성을 높이면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제조강국으로서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강화하고, 기술다각화와 개방형 혁신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 한국의 제조업은 다양한 산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대의 산업발전과 새로운 도약에도 강력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전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면서 산업전환을 추진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첨단기술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한국 산업은 경쟁원천을 강화하는 데 보다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인공지능, 첨단소재, 첨단제조시스템·솔루션으로 가치사슬을 확장하여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정은미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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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미 관세 판결의 법적 쟁점 및 전망미 관세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제기된 소송 1·2심에서 행정부가 패소하였고,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한-미 관세 합의 또한 소송 중인 관세에 기반을 둔 것이므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합의에 이른 한-미 관세가 무효화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교역 국가들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일련의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이때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그 법적 근거로 제시하였는데, 이러한 관세명령의 위법성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항소심 판결 내용 및 법적 쟁점 IEEPA 해석상의 쟁점과 관련하여, 정부는 IEEPA의 “규제”라는 용어의 일반적 의미가 “수입을 조정하거나 통제하는 방법으로서 관세부과를 포함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들은 IEEPA가 관세부과 권한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역사적으로 제재나 자산 동결에만 사용되어 왔다고 반박하였다. 또한 IEEPA의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 요건의 충족 여부도 쟁점이 되었다. IEEPA는 대통령이 “미국 외부에서 전적으로 또는 상당 부분 기원하는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해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법원은 관세가 펜타닐 위기에 직접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국가들 내에서 경제적 압박을 만들려고 시도할 뿐이라고 판단하였다. IEEPA가 관세를 포함하여 외교 분야에서 의회가 광범위한 비상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다수의 의견에 반대한 판사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2025년 8월 29일 연방순회항소법원은 12명의 판사 중 11명이 심리에 참여하였고, 이 중 7명이 해당 관세 명령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였다. 연방대법원 구두변론 주요내용 2025년 11월 5일 연방대법원 구두변론에서 보수 성향 판사들을 포함한 다수 대법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명령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2시간 반이 넘는 변론 과정에서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은 “관세부과는 미국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며, 이는 항상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라고 지적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t) 대법관은 정부 측 변호인에게 “‘수입을 규제한다’는 문구가 관세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데 사용된 다른 법률 조항이나 역사적 사례가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회의적 태도를 표명하였다. 또한 닐 고서치(Neil Gorsuch) 대법관은 “대통령이 의회의 법안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가? 의회가 실질적으로 이 권한을 되찾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에게 무제한적인 관세부과 권한을 인정할 경우 권력 분립 원칙에 문제가 있음을 우려하였다.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대법관도 “관세는 세금이며, 미국 시민으로부터 세수를 거두는 것”이라고 명확히 지적하였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또한 1977년 IEEPA가 제정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 외에는 어떤 대통령도 이 법을 관세부과에 사용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다만 클래런스 토마스(Clarence Thomas) 대법관과 새뮤얼 알리토(Samuel Alito) 대법관은 대통령이 전쟁을 회피하거나 인질 상황에서 협상력을 얻기 위한 목적 등 세수 확보 이외의 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여 트럼프 행정부 측을 확고히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고, 브렛 캐버노(Brett Kavanaugh) 대법관은 행정부 쪽에 호의적인 질문과 반대되는 질문을 하며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일반적인 사건의 경우 현재 대법원의 회기(term)가 종료되는 2026년 6월 말까지 판결을 내리게 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신속처리 요청이 있었고 경제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에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연방대법원 판결의 전망 및 시사점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보수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측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법관들이 법적 보수주의(legal conservatism)의 입장에서 원본주의(originalism)·텍스트주의(textualism)를 적용하여 법 문언 그대로의 의미에 충실한 해석을 할 경우, 1·2심과 마찬가지로 연방대법원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1월 5일 구두변론에서 일부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포함하여 다수가 항소심 판결과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명령은 위법함이 판결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경우, 4월 2일 트럼프대통령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25%뿐만 아니라, 이후 한국이 미국과 맺은 양자협상의 15% 관세는 무효화될 수 있다. 또한 3,500억 달러 투자약속 또한 그 법적 기반이 약화될 것이다. 관세가 위법으로 판결될 경우 환급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23일 기준으로 연방정부는 이미 약 900억 달러의 관세를 징수하였다. 배럿 대법관은 구두변론에서 “만약 원고가 승소한다면 수십억 달러의 환급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매우 복잡한 상황(mess)이 될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알리토 대법관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징수된 관세액이 증가하고 환급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 기업들도 이미 납부한 관세에 대한 환급 청구 절차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패소에 대비한 대안으로 관세법 제388조와 무역법 제122조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대법원 변론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 패소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옵션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관세법 제338조는 특정 연방기관의 조사나 결과 도출 없이도 대통령이 최대 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며, 무역법 제122조는 국제수지 적자 등 재정적 위기 상황에서 최장 5개월간 최고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법률들은 제정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지만 여전히 유효한 조항들이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향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부과 권한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비상권한 전반에 대한 결정적 선례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다각적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관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및 법률 자문을 강화할 수 있겠고, 중기적으로는 관세가 무효화될 경우를 대비한 환급 청구 절차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체 법률을 통해 관세를 재부과할 가능성에 대비한 협상 전략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법원의 판결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미국의 통상법 체계 변화가 한국의 수출 기업과 통상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최지연한국법제연구원 연구본부 연구위원 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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