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 LIVE  

울산에서의 즐거움, 산과 바다가 만나는 도시

강병욱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급전망연구실  실장 2023 가을호
낚시 동호회

공부를 마치고 처음 울산행을 결정할 때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울산의 강한 공업도시 이미지였다. 울산에 있는 직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아이들과 우리 가족의 삶의 터전으로 그곳을 선택하는 것인데,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의 중심지인 울산은 온통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에서 8년을 생활한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면 그만한 기우도 없었다 싶다. 연구원이 위치한 혁신도시에서 차로 30분만 동쪽으로 가면 멋진 해변이 줄줄이 나오고, 서쪽으로 30분만 가면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즐비하다. 오늘은 일과 연구 얘기가 아닌, 울산에서 즐긴 바다와 산에 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바다가 주는 즐거움

처음 바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과 함께였다. 주말에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갈 수 없으니 아이들과 산책 겸 근처 바닷가를 거닐곤 했는데 아이들이 잠자리채로 작은 물고기들을 잡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바다에 얼마나 다양한 바다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토종물고기와 바다생물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틈만 나면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토종 해수어 채집을 다녔는데 신기하고 아름다운 바다생물들을 발견하면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도 흥분과 희열을 감출 수 없었다. 해수어 채집에 있어 울산의 강점 중 하나는 종종 나비고기와 같은 이색적인 열대 해수어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로시오 해류가 울산을 스치고 지나가기 때문인데 열대지방에서 발원한 난류를 따라 화려한 열대어의 알이나 유생이 울산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덕분이다.

채집한 다양한 물고기

결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해수어 채집으로 시작한 바다 사랑은 곧 바다낚시로 이어졌다. 연구원의 낚시 동호회에도 가입했는데 동호회 첫 선상 출조에서 참다랑어를 잡는 행운을 낚기도 했다. 냉동 및 해동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순수 참치회를 맛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는 만나기 힘들 듯하다.

울산 시민의 바다 즐기기는 굳이 울산 바다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 위로 경북 포항이나 경주부터 아래로 부산 해운대까지 차로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으니 딱히 도시의 경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이번 봄에는 연구원의 낚시 동호회에서 선상 출조 대신 해운대 요트투어를 다녀왔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선상 낚시 대신 요트투어 행사를 기획해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산이 주는 즐거움

‘울산의 산’ 하면 가장 많이들 얘기하는 것이 영남알프스다. 영남알프스란 울산의 서쪽에 있는 가지산, 신불산, 운문산 등 해발 1,000미터가 넘는 8개의 산을 묶어서 부르는 별칭으로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만하다고 붙인 이름이다. 실제 영남알프스에 속하는 대부분의 산은 산림청에서 지정하는 우리나라의 명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수려함은 객관적으로 보증된 듯하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 등산을 즐기기보다는 주로 이 산들에 있는 자연휴양림을 애용하는 편이다. 앞에서 언급한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신불산, 운문산, 도래재 등지에 국공립 자연휴양림이 포진해 있고 이 외에도 울산 근교에는 대운산, 토함산, 달음산 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이들 휴양림이 모두 연구원이 소재한 혁신도시에서 차로 30분에서 1시간 거리에 있으니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산은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특히 계절에 따른 변화가 역동적인 산은 계절별로 다른 옷을 입고 우리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온 산은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며 만물이 소생하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무더운 여름에는 그 더위 속에서도 몸에 한기가 들 듯한 시원한 계곡물로 더위를 날려준다. 또 가장 화려한 옷을 입는 가을 산의 아름다움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아름다운 산과 그 속에 푹 파묻힌 휴양림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하룻밤은 더없는 안식과 행복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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