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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정책 포커스] 청소년 성장을 지원하는 지역생태 조성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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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책 포커스] 청소년 성장을 지원하는 지역생태 조성을 위하여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주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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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글로벌 시대에 반드시 태어난 지역에서 성장하고, 그 지역에서 대부분의 삶을 살아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이 여전하다 보니 인구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어디서 태어나든 그곳에서 성장해서 여생을 살아갈 만한 곳이 사라져 가는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지표 중 하나다. 청소년의 성장을 위한 지역생태를 조성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청소년 성장 지원 정책의 스펙트럼


청소년 보호와 청소년 문제 해결 중심의 청소년 정책 패러다임은 일제강점기에 시작되어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청소년 보호정책과 복지정책은 물론 긍정적인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정책에 이르기까지 정책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학교와 지역에서의 청소년 상담서비스는 양도 많아지고 질도 좋아졌다. 청소년 상담과 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망도 갖춰져 있다. 학업을 중단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학업중단 숙려제가 있고, 학교 부적응 등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위한 ‘Wee 프로젝트’ 사업도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사이버 폭력 등의 새로운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책도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무상급식이 보편화되고, 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이 있는가 하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드림스타트 사업이 추진되는 등 청소년복지사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방과후 학교와 돌봄서비스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 청소년자립지원관, 청소년 치료 재활센터, 청소년 회복 지원시설 등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청소년 지원시설들이 있고,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정책도 지난 10여 년간 양과 질이 크게 향상됐다.

청소년 복지 관련 사업뿐 아니라 체계를 갖추어 왔다면, 청소년의 긍정적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도 양적으로 팽창하고 다변화되었다. 자원봉사활동과 진로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이 있으며, 중앙부처나 지자체에 정책을 제안하는 청소년 참여정책도 보편화되었다. 기후행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점차 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시설들은 지난해 그 어느 곳보다 코로나19로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제 저출산의 파고와 비대면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지만, 국립시설을 비롯하여 청소년센터 등 다양한 규모와 콘텐츠를 보유한 시설들이 전국에 걸쳐 설립되어 있다. 우주항공체험, 해양과 산림 관련 체험, 대규모 진로체험을 위한 국립시설들은 물론 생활권 곳곳에도 메이커 스페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시설들이 많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자체와 교육청 사업도 러시를 이루는 상황이어서 정책과 시설, 프로그램의 스펙트럼은 그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이다. 여전히 더 확충되어야 하는 서비스들이 있지만,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이들 정책과 자원들이 충분히 연계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다.

이 같은 문제는 모든 사회정책 영역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만 청소년정책의 미래는 이들 정책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최대한 시너지를 내는 데 달렸다. 하지만 부처 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부문별·부처별로 서비스가 확산일로에 있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서비스 간의 연계와 협력이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지자체 및 교육청별로 고유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중앙부처의 사업에 각 지역별 사업까지 더해져 지역은 일종의 사업 박람회장이 되었다. 중앙부처 간은 물론 한 부처 내에서도 부서 간에 벽이 있고, 지자체와 교육청 간에도 벽이 있으며, 지자체와 교육청 내에서도 부서 간에 벽이 있다. 부처·부서 간의 벽은 결국 정책의 분절화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정책의 풍요 속에서도 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협력을 위한 성과와 한계 그리고 새로운 시도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은 이미 충분히 공유되고 있고, 해결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어 왔다. 우선 각 부처의 중장기 계획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되고 추진되면서 부처 간 상호체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5년마다 수립되는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의 예를 들면, 매년 각 중앙부처 및 지자체로부터 시행계획과 성과를 제출받아 점검한다. 타 부처의 중장기계획도 마찬가지 방식이다. 이런 상호체크 시스템이 부처 간의 벽을 허무는 데 다소 기여하지만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다.

또 다른 방법은 부처 간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괄조정을 위한 위원회를 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아동정책 위원회를 두고 있고,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정책위원회를 두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운영한다. 그 밖에도 부문별로 많은 위원회가 있다. 사회관계장관회의도 있고, 사회정책협력망도 있다. 하지만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경우가 많아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부처별 사업단위별로 지역 단위에서도 각종 협의체가 운영된다. 지역사회보장 협의체는 지자체 단위에서 포괄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동청소년분과를 운영하고 있어서 청소년의 성장지원과 관련된 많은 기관과 자원들이 연계되어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 단위에서는 혁신교육지구 사업, 미래형 교육자치 협력지구사업,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지역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최근 지역사회 청소년 성장지원 사업 추진을 위한 지역사회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 협의체가 너무 많다고들 한다. 사업마다 협의체를 두는 것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다부처 연계 사업은 지금까지의 지역사회 네트워크나 협의체를 포괄하는 폭넓은 연계사업으로 청소년 성장지원을 위한 사업들 간의 연계도 가능하다. 공동육아나 돌봄, 혁신교육 등 기존에 운영하는 사업이나 네트워크 사업 또는 마을사업 등을 지자체 스스로 사업간 연계를 기획해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협력사업과는 차별적이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제5차 국토종합발전계획에 반영된 지역발전 투자협약 제도이다. 지역발전 투자협약 제도는 부처별로 지자체로 내려간 사업을 다시 지자체 단위에서 기획하여 사업 간 협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 간, 사업 간 협력을 통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정책 추진의 해결책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기존의 부처 간 사업이나 지자체 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이 아닌 지자체의 수요와 특성에 맞게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포괄보조금 교부 방안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도 사례가 흔치 않지만 공공 서비스의 신뢰가 형성된다면, 그리고 신뢰가 이미 구축된 지역에서는 한정적으로라도 시도해볼 수 있다. 포괄보조금 제도는 부처 간 또는 부서 간의 고도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행에 난점이 있다. 따라서 포괄보조금 제도는 우선적으로 청소년 정책 추진 관련 기관이나 시설을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실시해 볼 수 있다. 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시설에서도 중앙부처나 지자체로부터의 위탁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들이 분절화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 단위가 아닌 기관이나 시설 단위로 실험하는 것이 실현가능성을 타진하기에 더 좋을 수 있다.

애초에 중앙부처 정책이 편성될 때 정책이 특성화되어야 정책 간 윈원이 가능하지만, 중앙부처의 각 사업이 완결성을 갖추려고 하거나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면 지역에서 만난 정책들이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책 추진 후 사후적으로 연계하거나 협력하는 방식이 아닌 사전에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전제로 정책이 설계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미 추진되고 있는 정책들의 경우에는 부처 간의 협력이 되지 않더라도 지역 단위에서 정책 간 협력이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많다. 지역을 기반으로 정책 간 연계의 사례를 찾고, 사례들로부터 거꾸로 상향식으로 정책을 조율해 가는 방법을 찾는 것도 청소년 성장지원 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 중 하나이다.


지역전문가의 역량 계발을 통한 지역생태 조성


지역협의체 운영도 혼재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지역단위에서의 협의체 운영은 지역생태 조성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담당자의 인사발령으로 그간의 노력이 증발해 버리는 일을 막기 위해서도 협의체의 운영과 협의체 간 유기적 연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인사이동으로 증발해 버리는 지역의 역량과 교육력의 소실을 막을 수 있으며, 그래서 새정부가 들어서고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지역의 교육력이 축적될 수 있다. 지역협의체나 네트워크 또는 마을교육 네트워크의 운영이 단순히 자원을 연계하거나 인력을 교류하는 수준이 아니라(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와 협의체의 운영을 통해서 관련 전문인력들의 역량이 계발되는 상승효과가 있어야 한다.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할 ‘지역의 교육력’을 제고하는 것이 지역생태 조성의 핵심이다. 청소년 성장지원을 위한 지역생태의 조성은 지역전문가들의 역동을 살리는 일이며, 지역전문가들의 성장이 청소년들의 성장지원을 위한 지역생태 조성의 핵심이다. 인구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어느 지역이든 청소년들이 성장하기에 충분한 환경을 갖추려면 지역균형발전과 복합적인 사회정책의 시너지와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청소년의 성장 지원을 위한 지역 단위의 정책과 사업을 유기적으로 하나씩 연계해 가는 정책 간 고리잇기(policy chaining)가 지역생태 조성을 위한 느리지만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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