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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정책 포커스] 시대 대전환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역할

  • 국가비전과 전략연구
  • 위원회 및 연구단
[미래정책 포커스] 시대 대전환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역할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 연구자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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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필자는 지난 3월 5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속 연구기관이 어떤 맥락에서 국가의 정책 연구를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현재 우리가 어느 시대에 위치해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국가의 정책 연구는 과거를 성찰하면서 현실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거시적 안목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근대화 과제의 성공, 그러나 계층적·지역적 불평등과 격차


우선 필자는 우리 대한민국이 우여곡절의 환경 속에서도 다음과 같은 근대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근대적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일이고, 둘째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이며, 셋째는 산업화를 이룩하는 일이다. 그 결과 우리는 근대화의 3대 과제에 있어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일구어 냈다. 물론 남북 분단체제 극복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하였고, 압축적 산업화 과정을 통해 한국을 선진국의 문턱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근대화 과제가 이처럼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특히 압축적 산업화가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현재 모든 국민의 풍족한 삶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다. 계층적인 차원에서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지역적 차원에서 중앙으로 초집중화한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층적·지역적 불평등과 격차의 문제는 이제 그 해결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과거 성공의 빛이 밝았던 만큼이나 그것이 만들어 낸 현재의 그림자 역시 매우 어두운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미래의 도전 과제들


그렇다면 미래의 전망은 어떠한가? 미래의 전망 역시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빠르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도전 과제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개의 범주로 구분해 볼 수 있겠다.


첫째,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한국의 출산율은 이에 대응하여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자체에도 적응해야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도 이에 대한 우리의 시급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의 우리 사회가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확장적 사회였다면, 이제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의 수축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구조의 전반적인 틀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산업과 생활의 많은 부분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과학 기술 및 산업의 발전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의 양성은 매우 긴급한 과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급격한 변화의 부정적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자리 대체와 상실, 플랫폼 노동 등과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그것이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결과가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에 대해

서도 우리는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셋째, 점차 악화하고 있는 기후·환경의 문제는 이제 그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사실 그간의 근대적 산업화는 인간의 자연 훼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에너지원 역시 화석연료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로 인한 환경 파괴와 기후 온난화는 역설적으로 지구 생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을 비롯하여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과 문명이 필요하다.


넷째, 국제 질서 역시 근래에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우선 중국의 급속한 부상으로 미·중 간 패권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확산한 신자유주의의 부정적 결과는 현재 각국의 정치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부상하고 있는 포퓰리즘 정치와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의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국제 질서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요컨대 현재 대한민국은 계층적·지역적 불평등과 격차를 축소해야 하는 양극화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의 2대 당면과제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 기후·환경문제, 국제 질서 변화의 4대 미래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욱 앞당겨진 이러한 도전 과제들은 하나같이 근원적인 문제들이다.


국정 패러다임의 변화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역할


그런 점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과거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처해 있으며, 시대 대전환이라 지칭될 수 있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국정 패러다임이 과거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속 연구기관은 시대 대전환에 따른 국정 패러다임의 변화에 즈음하여 앞서 언급한 당면과제의 해결과 미래 도전 과제의 대비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과제들의 대부분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만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속 연구기관들은 각 연구기관을 넘나들고 관련 연구자들의 협력과 집단지성에 기반을 둔 정책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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