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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ㆍ좌담

[LAB INTERVIEW] 인구 감소 시대,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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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 INTERVIEW] 인구 감소 시대,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고민해야 대표이미지
  • 일자 2021년 04월 06일

주요내용

한국의 출산율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에 태어난 아기는 27만 2천 명으로 2019년(30만 2천 명)보다 3만 1천 명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 감소 현상이 사상 처음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수축사회 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들어보았다.



· 일시 : 2021년 4월 6일(화) 오후 2시

· 장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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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주요 보고서

- 인구변동과 지속 가능한 발전 : 저출산의 경제·사회·문화·정치적 맥락에 관한 종합적 이해와 개혁 과제 (2021)

- 동아시아 사회조사 연구 (2020)

- 인구정책 관련 통계 지표 품질 개선 연구 (2020)



1.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얼마나 심각한가? 한국사회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은 아닌가?



이상림 연구위원 : 통계를 살펴보면 2000년에는 신생아 64만 명이 태어났지만, 올해는 25만 명을 위협당하는 수준까지 왔다. 신생아 수가 20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인류사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 상태의 나라도 우리나라보다는 출산율이 높다. 재난 사회가 아닌데도 이러한 극초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특이한 사례이다. 

한편 저출산이 누적되어 고령화인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수준이 높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있다. OECD 국가 중 낮은 수준에 속한다. 우리나라보다 노인인구 비중이 낮은 곳은 칠레, 아르헨티나, 룩셈부르크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과는 좀 거리가 있거나, 일부 소국(小國)들이다. 그러나 2045년 경,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비중은 일본보다 높아진다. 지금까지의 고령화 수준은 높지 않지만, 앞으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몇백 년에 거쳐 진행되는 현상이 우리나라는 50~60년 안에 진행될 것이다. 인구 변동의 빠른 속도에 빠져들어 가면서 우리나라의 구조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다. 생존이 걸린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은 출산율이 빠르게 줄어든 것은 우리 사회의 특성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 사회는 국가중심적으로 발전했으며, 전통적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했다. 그 속에서 개인주의가 강해진 반면, 가족의 가치와 기능은 크게 약해졌다. 그러는 가운데 지금 청년들은 기성 사회의 소모품처럼 소비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압축적인 고도성장의 음과 양이 농축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 많은 선진국에서도 저출산은 공통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를 국력으로 보는 시각에서의 저출산 대응·극복 방안은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이상림 연구위원 : 여러 나라도 저출산 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도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이며, 개발도상국도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은 맞으나, 우리의 문제는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것이 문제다. 인구변동의 영향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구가 국력이다”는 시각에는 비판이 많다. 전형적인 국가주의적 시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출산 정책이 기업과 국방의 인력 동원을 위해서라는 시각은 심하게 말하면 음모론에 가깝다. 적정 수준의 인구와 안정된 구조는 사회 유지와 발전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시민이 아이를 낳는 것은 개인적인 선택이다. 사적인 공간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서 나라가 위기이므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논조는 예전까지는 통했을 수도 있으나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 국가의 미래 위기라는 것이 지금 내 삶과는 관계없는 것이기 때문에 청년과 여성이 출산 강요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본질적으로 국가가 개입한다고 개인의 선택이 변하지는 않으니, 목표 출산율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과거 저출산 정책에서) 목표 출산율을 1.5명, 1.7명으로 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고 하면, 외국 전문가들은 North Korea 이야기냐고 되묻는다. 저출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출산율 목표를 정하고 실행한다는 시각이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도 잘못됐다. ‘총 출산 비용을 줄이면 아이가 더 태어난다’라든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문제’, ‘노인 부양의 복지부담’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경제주의적 국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위기에 있는 청년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국가 차원에서만 이야기하려니 헛도는 것이다.



3. 그렇다면 청년 등 출산과 연관있는 사회구성원의 가치와 욕구에 부합하기 위한 인구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이상림 연구위원 : 인구 철학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에는 없던 개념이다. 인구 관련 정책의 패러다임이 무엇이냐에 대한 정의를 구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경제적인 시각도 그중 하나이고, 젠더 문제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는 청년이 여러 생애과정의 단계를 이행할 수 있도록 사회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기본적 구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기성세대가 누적해 온 상황을 돌아보는 일이므로 청년을 도와주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수도권 중심 사회, 발전 중심의 경쟁지향, 자원과 기회의 불평등한 배분 등 우리 사회가 발전했던 방향을 돌아봐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정책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 간의 합의와 실행이 중요하다. 지방에 사는 청년, 일자리를 잃은 청년, 자원이 없는 청년 등 어떤 삶에 놓여있더라도 삶을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지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돌아봐야 할 문제이다.



4. 저출산에 따른 인구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의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사회적 적응전략도 필요하지 않은가?



이상림 연구위원 :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아이가 지금부터 태어나도 세계에서 고령화 수준이 가장 높은 사회가 될 것은 정해진 사실이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사회 크기가 줄어들 것이고, 재정 문제도 지금과는 다른 형태를 띨 것이다. 교육·주거를 비롯한 사회문화가 모두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의 인구정책은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것에 집중되어 있고, 고령화 대응 역시 현세대 노인복지 정책으로 호도되어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이어야 하는데 미래가 변할 것에 대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정책적 이해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청년이 줄어들면 군 병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국방개혁이 필요하다. 국방개혁은 군의 효율화를 높이는 것이다. 재정을 투입해서 좋은 무기를 사용하면 작전 범위는 넓어질 것이지만, 사단 수가 줄어들 것이고 사단 주변의 군 접경지역의 지역경제가 흔들리면서 지역소멸 문제와 결합이 된다. 또한, 무기체계가 갖춰지려면 세금이 필요하다. 복지에도 쓸 곳이 늘어날 텐데 예산의 여유가 지금과 같을까? 결국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와 사회안보(Societal Security) 간의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예시처럼 인구변동에 대한 이해와 사회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상상력이 있어야 하는데 미래학 연구가 쉽지 않다. 당장 10년, 15년 이후에 다가올 미래인데 준비가 더디어 대응이 안 되어 있다.

사람들은 인구를 굉장히 가치중립적인 단어·숫자로 본다. 그러나 인구 현상도 가치중립적 단어인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사 수를 줄여야 하는데, 신규 임용을 줄이는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청년들에 더 많은 피해가 집중된다. 이와 같이 인구변동의 부정적 파장은 매우 불평등한 방식으로 일어난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의 젊은 세대, 지방, 빈곤층을 타깃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사회적 불균형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며, 사회적 갈등 수준도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흘러가지 않도록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구변동은 부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이익도 만들 수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대학교가 줄어들텐데,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위상은 더 강화될 것이다. 

인구감소 시대의 갈등은 지금까지와의 갈등과는 다를 것이다. 성장시대의 갈등은 주로 이익과 비용의 배분에 관한 문제로 협의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의 문제이다. 함께 더 축소하고 줄여야 한다. 이 갈등의 축은 전 사회의 공익과 소수 집단의 일방적 손해의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고령화 정책은 단순히 지원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발전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것으로 논의를 확장시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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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인구변동 대응 정책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상림 연구위원 : 인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보면 아기를 낳냐, 안 낳느냐는 일자리·주거·교육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이다. 단순히 돈 좀 주면 되는 문제, 복지의 유무 문제로 제한되어선 안된다. 

미래 대응을 위한 방안의 설정도 문제이지만, 그 적용의 문제는 더 복잡하다. 예상 외의 문제가 많다. 앞의 국방개혁 예시도 국방부, 행정안전부, 지자체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인구문제는 연쇄적·종합적으로 발생한다.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합의 체계가 필요하다. 먼저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사회적·구조적인 기구·조직을 마련해야 한다. 또 대응을 어떻게 정책화·제도화되는가는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시각으로 봐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 또한 어떻게 사회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실행할 지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치경제학적인 문제의 관리도 거버넌스 체제에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2. 선진국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별도의 정부조직을 활용하는 것 같은데?



이상림 연구위원 : 그러한 사례가 있기는 한 것 같다. 네덜란드는 70년대, 80년대부터 고령화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북유럽에서의 양성평등은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인식의 문제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으로 대공황을 겪으면서 저출산이 사회를 흔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표준임금제를 만들고, 평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까지 이루어지면서 양성평등이 발전된 경우이다. 어떻게 문제를 바라보고 준비하는가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가 유독 설레발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만큼 속도가 빠른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아주 오랜 기간 복지체계를 안정적으로 준비해도 갈등이 큰데, 우리나라만큼 빠른 나라가 없다.



6. 마지막으로, 저출산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이상림 연구위원 : 인구변동에 대해 국제적 시각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와 같이 빠르게 출산율이 감소한 국가로 중국이 있는데, 중국의 고령화는 세계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리고 고령화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된다면 예상치 못한 사회안보적 파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차원의 보편적 현상이므로 인구변동에 따라 세계경제와 국제질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도 주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구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넓은 시각과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국가는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민 간 이해관계를 적극 조정하고, 거버넌스의 종합화를 고민해야 한다. 시민 개인과 기업들도 변화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인구문제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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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콘텐츠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기획·제작 :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성과홍보부

- 인터뷰 진행 : 길준범 성과홍보부장
- 정리 : 임혜미 전문원
- 사진 촬영 : 장소영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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