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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한반도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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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한반도 프로세스 대표이미지
  • 주관통일연구원
  • 발간년도 2021년
  • 페이지수269
  • 연구자서보혁

요약/내용

이 연구는 코로나-19 사태, 미국 신 행정부의 출범, 미중 경쟁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대외 변수들과 북한의 전략적 입장 등을 종합 판단한 후, 중단된 평화프로세스를 지속가능하게 할 전략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포스트-코로나(post-Corona)보다는 위드-코로나(with-Corona) 상황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정치・경제 질서는 첫째 시나리오로 G-Zero 시대 또는 G2 시대의 강화, 둘째 시나리오로 지역 연합의 강화 또는 재편을 상정해볼 수 있다. 실제는 이 두 시나리오가 다같이 관측될 수도 있겠으나, 첫째 시나리오가 우세한 가운데 둘째 시나리오가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이를 전제로 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통계 자료를 이용하여 국내기업의 총 해외직접투자 추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해외에 설립된 국내기업의 신규법인 수는 글로벌금융위기 직전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가 이후 10년 동안 정체된 것으로 나타난다. 신남방・북방 지역으로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지역별 해외직접투자 추이 및 현황을 통해 지역별로 상이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각 지역 내 국가별 분포가 고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 10여년간 점차 남방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무게중심이 전환되고 있다. 그에 비해 북방 지역으로의 해외직접투자는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는데, 선진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코로나-19는 미국과 중국의 양자 간 무역관계를 넘어 중국과 전 세계 국가간의 공급망을 교란시켰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비롯된 취약성과 리스크가 적나라하게 나타난 것이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으로 녹록지 않은 통상환경 속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글로벌 경기 및 무역이 크게 둔화함에 따라 한국의 수출입도 2019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둘째, 미국 대선 결과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서 바이든이 제창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회복’으로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그리는 미국의 모습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세계 지도력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 동아시아 정책은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바이든은 선거기간 동안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은 대중정책이라고 강조하며 강경한 접근을 전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시장경제를 지지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서 협력을 전제로 하지만 무역, 해양안보, 사이버 안보, 인권문제에서 중국이 국제규범을 따르도록




압박을 통해 관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서 볼 때 대북정책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실무자 간 협의를 통해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다.
셋째, 미중 전략경쟁과 갈등의 심화는 기존의 북핵문제를 더욱 복잡하고 해결이 힘들게 할 가능성이 많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올라가고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는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핵・미사일 역량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 그럼에도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비핵화는 그만큼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미중 전략경쟁이 바이든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에 대하여 이전보다 적극적인 관여정책을 추동할 여지가 적지 않다.
미중관계의 긴장 속에서 안정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외교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자신들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한국에게 특정 국제기구나 네트워크에의 참여를 요구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지지를 요청할 때 한국의 입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관련해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식의 담론은 지양해야 한다. 높아지는 미중 간 경쟁은 오히려 한국 주도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핵심 전략은 남북관계 개선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중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이 이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부터 한국의 몫이고, 이에 대한 한미 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이상과 같은 대외 변수들과 함께 북한의 전략적 입장도 신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기간 어떠한 전략과 정책으로 대응할 것인지 예단은 쉽지 않으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쉽사리 핵능력을 포기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핵능력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협상의 지렛대를 높이려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이나 과거 클린턴 정부기 북미 합의를 명분으로 안전보장,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며 비핵평화협상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북미대화 재개와 경제 회복을 위해 전술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가능했던 것은 한국정부의 일방적 포용에 기반을 둔 관련 당사자들, 특히 북한과 미국이 상호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평화프로세스가 일시 중단된 것은 현상적으로 비핵화 로드맵에 관한 북미 간 입장 차이이지만, 그 배경에는 상호 간 오랜 불신과 한반도 미래에 관한 공감대 부재 때문이다. 북핵이 고도화 된 상태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고 거기에 지속가능성을 부여하려면 현실을 직시하고, 상황을 관리하며, 신뢰 형성과 미래 비전에 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임기 1년과 바이든 정부 출범 등을 고려해 남북미 간 대화가 긴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복원이 가능할 것이지만 그 시점과 방식은 전망이 쉽지 않다. 평화프로세스 복원 여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관련 당사국들의 신중한 자세,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 핵협상 성공 경험과 동맹 존중 의사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다만, 국내정치 안정화, 외교정책 리뷰, 이란 핵협정 재가동 및 기후변화 대처 우선의 대외정책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가동은 하반기 들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남북 혹은 북미 간 비공개 실무접촉이나 일회성 회담은 이전에도 가능할 것이다. 북미 양자대화 형식이 유력해보이지만 북미, 남북 대화의 병행이나 남북미중 4자회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방향은 첫째, 협력적 상호의존 구도의 확립이다. 북한의 핵능력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북한 핵문제가 남북관계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남북의 대화와 협력은 핵협상을 촉진하고 긴장완화를 구체화 할 수 있다. 둘째 방향은 평화프로세스의 자율적 공간 형성이다. 본격적으로 미중 전략경쟁이 시작되는 동북아 안보환경을 고려할 경우, 역내 다자안보협력 프로세스가 구축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역내 국가들에게는 재난・재해와 코로나-19와 같은 질병 분야 등 초국가적 인간안보 분야에서의 다자협력의 가능성은 높다. 이런 분야에서 다층적인 다자협력 프로세스 형성에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병행 추구할 발판을 마련해야 나가야 할 것이다.
신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남북미 등 관련 당사자들의 대화 재개를 바탕으로 비핵평화협상 재개, 남북관계 발전, 지역평화경제협력 활성화 등 세 영역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비핵평화협상은 관련 정세의 복합성과 유동성을 고려해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상황과 타협으로 전환되는 경우로 대별해 볼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비핵평화협상의 원칙과 방향, 그리고 전략을 고려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두 시나리오의 도전적 요인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본 연구가 두 시나리오에 따른 기회요소와 위협요소를 균형적으로 파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핵평화협상의 원칙으로 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견지, ② 한국의 이익과 주도력 강화, ③ 협상의 지속가능성 확립을 제시하고자 한다. 협상의 추진 전략은 ①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적극적 관여전략, ② 한미 공조 강화를 통한 한국의 주도권 확보, ③ 보상과 손실의 전략적 메커니즘 구현, ④ 장기적・구조적 차원의 호혜적 외교안보환경 구축 등이다.
구체적인 비핵평화협상 방안은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에 관한 합의에 바탕을 두고 최소 단계를 설정해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반도 비핵화는 개념상 동결-폐기-검증의 3단계로 구성되는데 당사국들 간 협상으로 구체적인 단계와 최종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포괄 접근은 한반도 비핵화가 평화체제 구축, 대북 제재 해제, 군비통제, 남북관계 발전, 북미・북일관계의 정상화 등 관련 이슈들과 큰 틀에서 병행 추진할 성질임을 말한다.




둘째, 남북관계 발전 전략이다. 신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는 거울영상구도의 국가안보 패러다임이 아니라 안보의 상호의존성을 수용하는 ‘협력안보’를 구현해 남북한 안보관계를 평화지향의 안보체제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한반도형 협력안보는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한 우리의 자율적 정책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기 위한 새로운 전략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남북관계 발전 전략은 세 가지이다. 첫째, 비핵평화 프로세스 복원이다. 북한의 핵능력이 현실화된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 되어야 한다. 둘째, 남북 군비통제 추진이다. 남북한 군비통제는 상호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일상화할 수 있는 신뢰구축 조치에 초점을 두고 점차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반도형 군비통제를 모색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안보도 동북아 안보와 구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셋째, 남북 경제협력 재개이다. 남북한 상호의존성 증대 차원에서 그리고 불가역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개별 관광을 통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남북한 협력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보건・재난 협력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평화경제협력으로서 신남방・북방정책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갈등 사이에서 직간접적으로 양단간 택일하라는 요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남방・신북방과 같이 국제협력의 다변화 전략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특히, 신남방 지역에 포함된 ASEAN과 인도는 중국과 대척점에 서는 경우가 많아 이 지역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은 중국에 대한 중요한 레버리지 역할을 할 잠재성이 있다. 신남방 정책 수립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본은 이미 ASEAN 국가들과 정치, 안보, 경제적으로 중요한 관계를 구축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는 기존 초기 조건을 숙지해야 한다. 또 이미 신남방・북방 지역 국가들 내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바이다. 신남방정책은 이러한 경쟁자의 존재를 명시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수립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협력관계 구축은 당분간 ‘백신 외교’와 ‘방역 외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활용할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신남방・북방 정책 간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두 정책 모두 한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이다. 해외직접투자 관련 신남방・북방 정책 수립 방향과 전략에 관한 제언은 한국 입장에서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달성할 방안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신남방・북방 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임을 감안할 때 두 정책이 남북경협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 역시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남북경협 관점에서 보면 신남방 정책과 신북방 정책이 미칠 영향의 방향은 대조적일 수 있다. 해외직접투자 관점의 신남방 정책으로 인한 동남아와 인도에 대한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특히 수직적 FDI 진출은 개성공단 사업과 대체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해외직접투자를 수단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은 현지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수평적 FDI 유형을 통해 시행하는 것이 남북 양자 간 경제협력 촉진 측면에서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협력을 다자 국제경제 틀에서 본다면, 신남방 지역에의 수직적 FDI 활성화, 즉 한국 모기업을 주축으로 한 동남아 및 인도 해외직접투자 진출이 남북협력에 더 유리한 측면 역시 존재한다.
한편, 국제무역 관점에서 신남방・북방 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신남방 정책의 경우에는 그 영향이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신북방 정책이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신남방・북방 정책을 통한 한국의 교역 확대는 간접적 채널을 통해 남북경협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활성화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신남방・북방정책으로 다변화된 한국의 무역 경로는 북한 무역의 다변화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남북 경협이 결합한다면 남한이 북한의 국제경제 질서로의 진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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