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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SG 르몽드- 서울대 글로벌포럼

성일권<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2021 겨울호

지구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탐색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선진국의 거대 기업과 금융자본이 주도한 ESG 경영 및 투자 활동이 기업 차원의 열풍에서 국가 차원의 어젠다로 발전한 과정은 온당한 것일까? 또한 인류의 탐욕으로 발생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ESG 거버넌스는 과연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에 기반하고 있는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주최로 국제 전문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 디플로>)와 서울대의 국제문제연구소,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센터가 2021년 12월 1~3일 개최한 ‘2022 ESG 글로벌포럼’에서는 20여 명의 학자가 지구적 정의의 관점에서 환경·사회·거버넌스 문제를 본격 진단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평소 생태, 사회, 거버넌스 이슈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르 디플로>의 발행인, 국제편집장과 경영이사가 ESG에 대한 통찰력 있는 유럽의 시각을 담은 분석과 진단을 내놓아 의미를 더해주었다. 이번 포럼은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토마토TV, IPTV, Skylife로 방영되었고 유튜브와 네이버TV에 생방송으로 동시 송출되었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정해구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ESG가 단순히 한때의 유행에 그치면 안 되며, 기업경영의 환경 변화 정도로만 간주할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ESG의 핵심 가치인 지속가능성은 현제 세대가 미래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미래세대가 살아갈 여건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현재 세대와 미래세대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데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식인의 문제의식과 적극적 참여 필요

학술행사 현장

제1세션에서 <르 디플로> 프랑스어 발행인 세르주 알리미는 동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기후 온난화, 경제사회적 불평등, 거대 권력과 다국적 대기업의 탐욕이 촉발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 시점에서 지식인의 각별한 문제의식과 참여의식이 요구된다”라며, “이번 포럼이 좀 더 고차원적인 수준에서 지식인과 연구자들이 연대해 지구촌의 현안을 깊이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배 교수는 “거버넌스(G) 관점에서 본 한국의 중견국 규범 외교는 미중 사이에서 나름대로 독자적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을 남겼다”라며, “서울 컨센서스로 명명되는 한국 모델은 베이징 컨센서스에서 시작했으나, 워싱턴 컨센서스로 이행하는 동태적이고 복합적 모델로서 개도국이 배우고 싶은 발전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신범식 교수는 “코펜하겐 당사국총회(COP-15)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지구 거버넌스 변혁의 추동력을 찾지 못하던 시기에 한국은 환경건전성그룹(EIG)의 결성과 중재적 노력을 위한 논의를 주도하고, 국가별 능력을 고려한 감축 목표의 선언과 등록(NAMA Registry)을 제안했다”면서 “이를 통해 의무 감축의 경직성을 피하고, 보편적 동참의 가능성을 여는 개념적 발전에도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승주 중앙대 교수(정치국제학과)는 “E(환경), S(사회), G(거버넌스) 사이의 불균형이 시정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현재까지 대다수 기업은 ESG 가운데 주로 ‘E’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우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세계는 ESG를 기존의 국제규범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실천 의지

주요 참석자

제2세션에서 안세실 로베르 <르 디플로> 국제편집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비록 합의문들의 구속력이 약하지만, 기후 협상은 현 상황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이해시키고, 저탄소 전환에 국미의 참여를 독려하며, 각계각층이 즉각적이고 구체적 행동에 나설 필요성을 공유했다”며, “하지만 문제해결의 열쇠는 각 국가의 실천 의지”라고 지적했다. 주병기 서울대 교수(경제학과)는 “ESG의 성과와 그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수많은 윤리적 소비자와 시민의 주관적 판단이 모여 형성하는 집단지성”이라며 “따라서 ESG 성과에 대한 기업가와 투자자의 가치판단과 평가의 좌표는 기후 위기에 대한 소비자와 시민의 도덕적 공감대의 향방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지금까지 강조한 탄소중립보다는 더 적극적인 환경성과가 요구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현우 교수(서울대 경제연구소)는 “ESG의 강조는 기업의 경영활동 방식과 소비자의 행태를 변화시키는 만큼, 정부도 정책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배종훈 서울대 교수(경영대)는 “계산 불가한(non-computable) 혹은 계약 불가한(non-contractible)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ESG는 후생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석승훈 서울대 교수(경영대)는 “주가가 허구적 지수임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허구적 지수에 바탕을 둔 새로운 증권을 상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3세션에서 브뤼노 롱바르 <르 디플로> 경영이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프랑스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대기업 다논에서 전문경영인 에마뉘엘 파베르가 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쳤으나, 배당금 수익률 저하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며, “지배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려면,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가 모두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ESG 글로벌포럼은 최근 민간기업 및 공기업의 경영,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에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ESG에 대해 국내 처음으로 비판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진단하고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