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기한의 미국 상호관세 협상에서 각국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로 일단락되는 듯하였으나, 협상 타결은 끝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향후 정책 간의 충돌이나 비일관성 문제로 나타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은 7월 30일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미국의 상대국에 대한 무리한 요구나 현지 한국 공장에서의 인력관련 문제를 보며, 협상 타결은 끝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올해 4월 9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를 목전에 두고 미국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놀란 트럼프 행정부가 90일간 실행을 유예하고,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0.5%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의 세계경제전망 모두 하향 조정되었다. 5월 28일 국제무역법원(CIT)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부과에 대한 불법 판결이 나오면서 일방적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해소와 관세의 하향 안정화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영국과의 첫 합의를 필두로 각국과의 합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협상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금융시장에서의 돌발상황은 없는 듯하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3.3%로 반등하였다. 연방항소법원(CAFC)은 국제무역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정부 측의 소명을 듣고 판결을 내릴 때까지 관세를 유지한다고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항소판결에서 국제긴급경제권한법에 의한 관세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연방대법원 상고로 진행되면서 판결의 효력은 정지되었고 관세부과는 유지되고 있다.

해소되지 않는 불확실성
현재 상황에서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미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려하는 바는 상황 변화에 따른 미국의 정책 조정이 다른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며 경제적 불안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기 힘들 것 같다는 점이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에 호의적인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라도 국제긴급경제권한법에 의한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는 무역 관련 전문 법원과 항소심의 판결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이를 이미 예측한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판결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이미 패소 가능성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한다 하더라도 다른 법에 따른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1974년 무역법 122조 그리고 1930년 관세법 338조가 대표적인 수단이다. 다만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나 1974년 무역법 301조와 같이 조사가 필요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하므로 관세 부과까지 시간이 걸리고, 대통령 행정명령에 근거한 임의적인 협상, 유예, 조정 등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한시성이 있는 무역법 122조를 제외하면 법령에 근거한 관세 부과는 대부분 상당히 장기간에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대부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과되었으며, 이후 유지되거나 오히려 강화되어 왔고 법원도 이들 법령에 근거한 관세는 판결의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게다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는 자동차·철강·알루미늄·반도체(예정)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관세정책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은 미국의 경제적 변동성 심화이다. 지난 4월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세 정책이 유예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시장에 반응한다는 결정적 예이다. 국채 시장의 불안, 미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 또는 인플레이션의 확대 등은 관세 정책의 방향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적 조정과 고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어, 작은 경제적 충격에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가 되는 정책에 대해 유예나 면제 등 임의성이 높은 행정명령의 수단을 동원하여 해결하려는 경향 역시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현재 세계적으로 미국 경제만이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는데 만에 하나 미국 경제가 침체할 경우 이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위기라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정책 비일관성에 대비해야
시간이 지날수록 정책 부조화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큰 방향에서는 상당히 일관적이지만 세부 정책이 부재하거나 정책 간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관련하여 대미 협상의 큰 축 중 하나인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정책적 비일관성 문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환율도 그중 하나이다. 대선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언급되었으나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정책이 바로 달러화 약세 전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도대로 대미 투자가 증가하면 이는 달러 대비 원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동시에 투자로 유발된 대미 수출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 강세와 무역수지 적자 문제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반하며, 투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강달러 현상에 따라 조치가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각국의 환율정책을 압박한 전례는 많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3분기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환율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되지만, 내년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환율 문제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우려는 최근 현지 파견 인력관련 문제에서 드러났듯이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세부적인 제도와의 정합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해결형 대미 소통채널 강화
결국은 미국과의 원활한 소통 채널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는 우리 투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슈를 적극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고, 미국 측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빠르게 대응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 이미 대미 투자의 증가가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미국 측에 많이 전달했고, 이 부분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도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미리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없으나 향후에도 잘못된 정보는 적극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과의 정책 공조에 따른 우리 측의 불이익에 대해서는 이슈를 제기하여 개선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해결형 소통채널의 강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