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 탐구  

글로벌 난제 대응을 위한 국제 정책협력 플랫폼:
2025 한·중 싱크탱크 대화

이미지 문승수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전문위원 2025 겨울호

인구감소, 인공지능 대전환, 기후위기 등으로 세계는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제 정책연구는 한 국가 단위의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국경을 넘어 지식과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체계가 글로벌 공공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대표 싱크탱크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와 중국사회과학원(CASS)은 지난 20년간 교류를 이어오며 양국 정책연구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다져왔다. 그 대표적 성과인 「한·중 싱크탱크 대화」는 2005년 인문학 중심의 교류로 출발해, 사회과학과 정책연구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며 공동연구와 지식공유, 정책제언이 결합된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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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열린 20주년 한·중 싱크탱크 대화

양 기관의 학술교류 20주년을 맞아 「2025년도 한·중 싱크탱크 대화」가 지난 9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었다. ‘글로벌 난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과제: 지속가능한 발전과 현대화 협력’을 대주제로 인구감소와 초고령사회 대응, AI 거버넌스, 해양환경 협력 등 사회·기술·환경의 접점을 아우르는 의제를 다루었다.

한국 측에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연구지원본부장과 기획평가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건축공간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제주연구원, 제주대학교 등 주요 국책연구기관과 학계의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중국 측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신식정보연구원 부원장과 원사를 비롯해, 세계경제와 정치연구소, 인구와 노동경제연구소, 수량경제와 기술연구소, 생태문명연구소, 중국식 현대화연구원 등의 연구진이 함께하였다.

기조연설: 글로벌 난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과제

중국 측 발제에서는 최근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확산, 경제·금융 교류의 무기화와 강대국 간 힘의 재편 등을 글로벌 위기의 근원으로 진단하며 공자의 ‘공자 개선(Confucian Improvement)’ 사상과 자유무역 정신을 토대로, 평등과 상호이익에 기반한 개방형 세계경제로의 복귀와 플러스섬 게임적 사고 전환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 번영을 강조하였다.

한국 측 발제에서는 기술혁신·기후위기·저출산·고령화 등이 맞물린 구조적 난제가 ‘초난제(super wicked problem)’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초난제의 해결을 위해 단일 정책이 아닌 정치·행정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진단하는 ‘메타문제(meta-problem)’ 접근을 강조하였다. 초난제의 해법으로 ‘속도와 시급성’, ‘지역적 및 글로벌 조정기구의 실효성 확보’, ‘대체기술과 책임분담제도’ 등이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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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AI·해양환경, 세 축으로 본 협력의 스펙트럼

세션 1: 인구구조 변화와 지속가능한 정책 대응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논의하였다. 한국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공간 재편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도시정책을, 중국은 새로운 사회보장 개혁 방향을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세션 2: AI 대전환 정책과 글로벌 협력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변화를 주제로 산업 고도화, 기술 표준, 데이터 거버넌스, AI 윤리 등 초국가적 협력 과제를 다루었다. 양국은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고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정책 공조의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세션 3: 해양·환경 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 협력

기후변화, 해양오염 등 인류 공동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였다. 중국의 해양운명공동체 이념과 제주 해양경제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해양 폐기물 저감,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 개발 등 공동연구 및 정책 협력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대화를 돌아보며

「2025년도 한·중 싱크탱크 대화」는 거대 담론이 아닌 실질적 정책협력의 방향과 대안을 모색한 자리였다. 양국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인공지능, 해양·환경 등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직면한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연구성과 공유와 공동연구 확대 방안을 제시하였다. 세션별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모두 지속가능성과 협력이라는 공통된 방향으로 수렴했다. 인구문제는 사회적 포용의 구조로, AI는 기술의 윤리적 책무로, 해양환경은 생태적 공존의 장으로 접근하며, 학문과 정책, 사회가 만나는 교차점을 확장하였다.

또한 각 세션에서 제안된 실행계획과 연구 연계 방안은 정책 연구기관의 역할이 분석을 넘어 실행·조정·확산으로 이어져야 함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화를 통해 20년간 이어온 한·중 싱크탱크 협력 네트워크가 더욱 강화되고, 단순한 교류를 넘어 글로벌 복합위기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었으리라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정책 연구가 국경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지식 플랫폼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향후 협력의 방향

한·중 협력은 교류의 틀을 넘어 보다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인구·기술·환경을 포괄하는 동아시아 지속가능발전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공유할 공동 아카이브와 정책 포럼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협력 과제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실행·피드백 체계를 마련하고, 청년 연구자 교류와 공공 소통을 확대해 협력의 지속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한·중 싱크탱크 협력은 향후 글로벌 난제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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