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해양 분야에서 수도권이 가지지 못한 글로벌 수준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항은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의 컨테이너항이며, 해양 특화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학도 부산에 집적해 있다. 하지만 그동안 부산에는 이러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활용할 ‘협력고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이 ‘협력고리’를 만들기 위한 절박한 심정과 뼈아픈 반성 속에서 탄생한 것이 ‘해양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다. 해양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는 부산에 집적된 해양 특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각기 다른 전문 지식과 혁신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해양신산업 시장을 선도할 미래 먹거리, 즉 해양산업 분야 게임체인저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아이디어 용광로다.
최근 글로벌 해양 패러다임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세계 분쟁,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 인공지능 전환(AX) 등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산이 이미 갖춘 해운·항만, 수산 분야에서의 강점에 더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해양산업 전반을 첨단산업으로 진화시켜 나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부산이 ‘해양 첨단산업 중심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혁신의 파동이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의 시작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는 지난해 8월, 필자를 단장으로 해양 분야 국내 최고의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참여하는 ‘해양싱크탱크 TF’를 발족하면서 시작했다. 연구기관들은 글로벌 해양신산업 시장을 선도할 미래 먹거리를 함께 발굴하자고 해양싱크탱크 TF에 참여해달라 제안했을 때 모두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함께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연구기관으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중소조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이, 지원기관으로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가 참여한다.
이렇게 발족한 해양싱크탱크 TF를 통해 ‘신(新) 해양수도 그랜드 디자인’ 전략을 마련해 해양신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총 27건의 협력과제를 발굴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식, 정책교류회,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협력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최근에는 밋업데이를 열어 실무 연구진과 부산광역시 실무부서 간 협력과제의 사업화, 정책 연계 가능성을 토론했다.

2025.2.26. 부산광역시청에서 열린 해양 싱크탱크 TF 밋업데이
성희엽 시 정책수석, 해양 특화 정부출연 연구진, 시 유관부서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2024.12.12. 부산광역시청에서 열린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 출범식
박형준 시장, 성희엽 시 정책수석, 해양 특화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밋업데이에서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해양 특화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진들이 한곳에 모인 이례적 상황에 참가자들 대부분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열띤 토론을 이어갔으며, 일부 연구진은 현장에서 다른 연구기관 연구진과 새로운 협력과제를 즉석에서 논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게임체인저, 부산
부산은 150여 개국 600여 항만과 연결되고, 세계 해양기술력 평가에서 1위(세계 선진해양도시 2024 보고서-MENON社)를 차지할 만큼 무궁무진한 해양 혁신역량을 가진 도시다. 지자체 최초로 편광카메라가 탑재된 해양데이터 수집 위성 '부산샛(BusanSat)‘을 한국천문연구원, 지역기업과 함께 제작했으며, 한국천문연구원, NASA의 랭글리연구소와 함께 부산샛을 활용한 해양미세먼지 관측기술 국제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역량에 더해 부산광역시는 해양 싱크탱크 네트워크 등을 통해 발굴한 해양신산업 미래 먹거리 과제를 실현·사업화하기 위해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발굴 협력과제의 사업화를 지속 지원함은 물론, 오는 3월 중 해양 싱크탱크 네트워크 참여기관을 포함, 대학·민간 연구기관 등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해양신산업 선도 분야 과제를 공모해 상세 기획비 또는 실증연구비를 마중물(Seed Fund) 투자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혁신균형발전 선도 모델이 될 가능성
부산광역시는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이끌 근본적 대책으로 수도권에 필적하는 또 하나의 혁신거점을 남부권에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 부산을 싱가포르, 두바이와 맞먹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 혁신 인프라 확충, 투자 유치 확대, 신산업 육성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해양 싱크탱크 정책협력 네트워크’가 구축한 부산만의 독창적인 연구생태계가 지역기업·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이는 지역혁신을 견인하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 성장을 뒷받침하는 혁신균형발전의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의 새로운 항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