硏究IN
통일과 정책의 연결고리 연구자들의 끝없는 도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단순한 담론을 넘어 학문적 연구와 실질적인 정책 설계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한 과제이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와 북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통일연구원의 연구자들은 북한의 군사·정치적 문제부터 교육·인권 이슈까지 다방면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 연구와 통일 정책 연구의 최전선에서 학문적 열정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몰두하는 두 연구자를 만나 그들의 노력과 비전을 들어보았다.왼쪽부터 조현정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 부연구위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홍 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하 홍민)
저는 북한의 군사와 정치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북한의 도덕경제를 주제로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북한 체제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입사 초기에는 북한 사회와 체제를 중심으로 체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았고 이후 북한 군사, 문화, 대외정책, 도시, 일상 등으로 연구 영역을 점차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북한 체제에 대한 천착은 모든 연구의 기초이자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같은 분야로도 확장하며 이를 포괄적으로 집적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조현정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이하 조현정)
저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북한 교육체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시장화 이후 심화된 교육 격차와 계층 간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통일교육 강의를 진행하면서 통일교육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감사하게도 연구원에 입사 후 통일교육 과제를 맡아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릴 적 교사를 꿈꾸며 쌓아온 관심은 자연스럽게 연구로 이어져 박사학위 논문도 교사 연구에서 출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북한인권백서 작업에도 참여해 교육권과 식량권 같은 주요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북한 교육 전반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홍민
최근에는 북한 군사와 핵 미사일 고도화 문제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3년 수행한 ‘무기 체계로 본 분단과 냉전’ 프로젝트를 계기로 냉전과 국제질서 속에서 무기체계가 형성하는 힘의 구조를 동학적(Dynamic) 관점에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국제 질서, 남북 관계, 동북아 군비 경쟁이라는 복합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관한 데이터 기반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발간한 『북한 핵미사일 활동 동향』 자료집은 현재 여러 부처에서 활용되고 데이터 기반 연구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학문에서 현장으로, 남북을 연결하는 다리
조현정
북한 사회를 연구하며 사람 중심의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느끼고 이를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통일의 본질은 남북한 사람들의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통해 북한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통일의 본질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탈북민 인터뷰에서 북한의 언어 뉘앙스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역시 남한에서 이러한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라는 점을 깨달았고 남북한의 정서를 모두 이해하는 저의 강점이 두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홍민
대학에서 7년간 연구교수로 활동하며 학술적 담론 형성에 기여했지만, 공기업에서 남북 협력의제를 다루며 정책 연구의 필요성을 깊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2004년 북한 함흥을 방문했던 경험은 제 연구 방향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신흥관에서 인민위원장과 식사를 마친 뒤 차에 타려던 순간, 한겨울에 누더기 옷을 입고 초췌한 모습을 한 꽃제비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활자 속에서 이해하던 북한과 실제 북한의 현실 사이의 큰 간극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후 남북이 함께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 현실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통일연구원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조현정
통일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북한과 통일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고향인 저에게 통일에 대한 갈망은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기에 북한의 교육, 사회, 일상과 같은 주제를 정책과 연결해 통일이라는 큰 과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적·정책적 가치를 실현하는 연구를 이어가며 연구원의 궁극적 목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정책연구의 길
조현정
통일연구원 입사 후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제가 연구한 탈북민 정착 지원 개선 방안이 정책으로 실현됐을 때였습니다. 올해 초 통일연구원에 입사하고 나서 국민통합위원회의 수탁 과제를 맡아 북한이탈주민 지원 정책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탈북 여성들을 위한 교육 지원, 양육 돌봄, 그리고 지원 체계 강화를 제안한 내용이 4차 기본계획에 반영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직접 보며 정책 연구자로서의 역할과 기여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로서의 소명이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넘어 사회와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홍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그 성과가 학계와 정책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그중에서도 북한 시장화 연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위성사진과 탈북민 인터뷰를 결합한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북한 종합시장의 규모와 구조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전국의 종합시장을 하나씩 식별하고 데이터를 축적한 끝에 작성된 보고서는 OECD와 통계청에서도 활용될 만큼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이밖에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평화프로세스 연구에 참여하며 정세 전환을 예측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평화프로세스 로드맵을 구상했습니다. 로드맵이 정책과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연구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조현정
저는 북한에서 28년을 살았고, 한국에 온 지 21년째 되는 연구자로서 북한 사회 경험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을 잘 안다’는 표현에는 늘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제가 살았던 90년대 중반 이전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은 사회적·경제적으로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최근 북한에서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현재의 북한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연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 교육을 연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교사들의 생활 환경과 교육 격차 문제입니다. 80~90년대 초반까지 교사들은 국가로부터 양복지, 신발, 생필품 등 생활 면에서 사회적 우대를 받는 동시에 존중받는 직업적 혁명가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국가의 지원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학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했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와 농촌 간 교사들의 생활 수준과 교육 환경에 큰 격차가 발생하고, 이는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지역 간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북 간 교육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홍민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는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소명의식입니다. 정책연구는 개인의 학문적 성취를 넘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만약 연구가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면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연구자로서의 존재 가치도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연구의 자율성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자율성이 보장되어야만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개별 기관뿐만 아니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셋째, 개방성입니다. 특정 학문이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협력하며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문의 경계를 확장하고 융합적인 시도를 통해 더 나은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현정
연구 성과가 실제로 이어질 때 큰 기쁨을 느낍니다. 특히 식량안보를 경제학적으로 접근했던 경험은 교육문제가 경제와 정치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이를 통해 연구 주제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연구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학문의 허기’를 채우며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여정입니다. 아직 신입 연구자로서 경험은 많지 않지만 끊임없이 배우며 연구를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민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은 힘들게 만들어낸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를 외연화해 성과를 낼 때입니다. 연구는 연구진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를 공유하며 모두가 만족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연구실에서 함께 일하는 석사급 연구원이나 박사과정생들에게도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더 큰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연구는 개인의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진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를 공유하며 모두가 만족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와 정책의 교차점에서 바라본 두 연구자의 시선
조현정
홍민 박사님에 대한 명성은 이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박사님의 배우자는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이시기도 하여 홍민 박사님께서 먼저 식사 자리를 제안해 주셨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마치 오래전에 알고 있던 분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구자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은데 홍민 박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제 연구 방향을 점검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자리도 마찬가지로 제 자신을 점검하고 연구자로서의 방향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홍민 박사님께 많은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홍민
조현정 박사님은 학술회의에서 종종 이름을 들었고, 제 아내와 같은 대학원 출신이시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오신 분이 연구자로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늘 긍정적인 인상을 받아왔습니다. 조 박사님의 말과 글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은 앞으로의 연구에서도 활발히 발휘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생에서 2000년대생에 이르는 북한 세대가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배우는지가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조 박사님께서 이러한 새로운 테마를 발굴하며 통찰력 있는 연구를 이어가실 것이라 믿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은 변화하는 사회 흐름을 반영하며 정체되지 않은 연구를 지향해야 합니다. 학술적 트렌드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는 없지만 이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자세는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STS(과학기술학)은 1980년대 중후반부터 주목받으며 정치학, 인문사회, 경제, 생태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학문적 확장이 아니라 철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과 접근 방식을 제시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나 국내 사회과학 연구는 이러한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조현정
통일연구원은 오랜 기간 통일 분야의 국책연구를 선도해왔지만 통일 이후를 대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준비는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정치와 경제 연구는 많이 이루어졌으나 통일과 통합을 함께 논의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통일 후 30여 년이 지나도 사회 통합이 30%도 이루어지지 않은 독일을 반면교사 삼아 혼란과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통합연구를 강화해야 합니다. 통일은 단순한 체제의 통합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입니다. 탈북민, 사회 통합, 남북 주민 간의 통합 방안 등 사람 중심의 연구는 미래 통일 과정에서 혼란을 줄이고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홍민
정책 연구는 정부의 방향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매 순간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 지원은 단순히 정부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분석과 건설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정책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특히 통일연구원처럼 안보와 정세에 민감한 연구기관에서는 연구자가 자신의 분석이 정부의 방향과 어긋날까 봐 스스로 검열하거나 노심초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속에서 연구 본질을 지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 연구자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과 창의성, 통일 연구의 새로운 지평
홍민
좋은 연구는 집요함과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벽 5시부터 매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분석하고 브리핑을 바탕으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리합니다. 하루라도 흐름이 깨지면 연구 과정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이 루틴을 매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와 꾸준한 현안 분석이 결국 좋은 연구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중요한 건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연구 분야와 성격에 맞는 루틴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매일 쌓아가는 노력이 차별화된 연구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조현정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자로서 좋은 연구란 연구결과물이 인용되고 정책에 반영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정해진 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도전적이고 생동감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의 도전적인 삶은 이러한 연구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도전 정신을 반영한 연구를 지속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홍민
저는 ‘많은 것을 시도했던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연구란 정체되어 있는 국면을 깨고 새로운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 도전하고 그 결과가 학문적이든 정책적이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보람이겠죠. 특히 제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에게 자극이 되어 더 창의적이고 발전된 아이디어를 이끌어낸다면 연구자로서 큰 보람일 것 같습니다.
조현정
저는 ‘신뢰할 수 있는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가 남긴 연구를 보고 누군가가 “이 연구는 믿을 만하다” 혹은 “이 연구는 인용할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연구자로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글을 쓰는 연구자로서 제가 작성한 보고서와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랍니다. 큰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정책연구라는 특성상 정책적으로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가 바라는 최고의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홍민, 조현정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 부연구위원
2024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