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전면적인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응하여 상응 추가 관세 부과와 협상, WTO 제소, 특정 품목의 반덤핑 관세 부과, 자국 시장 개방, 전략 자원의 무기화 등 다양한 조치를 추진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수출에서 미국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제3국 수출, 더 나아가 제3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을 확대해 왔다.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중국에 대한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어서 우리도 적절한 대중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화되어온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와 중국의 상응 조치 및 협상
2018년 6월 16일, 미국 정부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7월 6일, 34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나머지 160억 달러는 8월 23일부터 부과) 본격적인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가 시작됐다. 중국도 즉시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340억 달러에 달하는 자동차, 농산물(대두 등), 수산물 등 대미 수입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의 보복이 이루어지자 7월 10일 미국은 다시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도 8월 3일 600억 달러의 상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하고, 9월 24일부터 5%~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 12월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 트럼프는 90일간 협상에 동의하고 새로운 추가 무역 제재를 취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2019년 2월 1일, 중국이 미국산 대두 100만 톤을 구매하기로 했고 미국은 3월 1일 협상 진전을 이유로 추가 제재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되었고 미국은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던 2,000억 달러에 대해 5월 10일부터 25%로 인상했다. 중국도 5월 13일 6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수입 제품에 대해 5%~25%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6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같은 해 6월 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은 재협상을 통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7월 10일 미국은 110종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취했고 중국은 미국산 수수 51,072톤을 대응 구매했다.
2019년 8월, 미국은 중국의 대미 농산물 구매에 대한 불만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8월 5일에는 위안화 대미 달러 환율 7위안이 무너져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 농산물 구매를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이에 대응해 50억 달러의 미국 상품에 대해 5%~10%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협상이 이루어져 중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추가관세를 면제하였으며 미국도 추가 관세율 상승 계획을 보류하고 일부 품목의 추가 관세 부과를 면제해 주었다. 2020년 1월에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제외했고 양국은 1단계 경제무역협정에 서명했다.
1단계 협상 타결로 일부 추가 관세가 낮아지긴 했지만 추가 관세 부과에는 변함이 없고 관세가 낮추어진 부분도 비중이 높지는 않았다. 결국 강력한 무역 제재가 지속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에 중국도 대응 추가 관세를 부과했지만 수출입 규모에서 차이가 존재하여 중국이 대미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 대응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했다.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으로 바이든이 당선되었지만 대중 관세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선언했고, 동맹과 공동으로 중국을 견제하기로 했다. 이후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는데 올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무역 제재를 오히려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5월 180억 달러에 달하는 핵심 품목에 대해 25%~100%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는 100%, 태양광 전지와 반도체는 50%, 배터리·배터리 부품·천연흑연 및 연구 자석 등은 25%의 추가 관세를 올해 내 혹은 2025년 및 2026년에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 수입 전반에 걸쳐 60%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되든 정도나 방법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중국에 대한무역 제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다양한 대응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중국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제재 초기부터 무역 전쟁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보복에 나섰지만 한계가 존재했다. 또한 미국과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무역 제재를 완화하려는 노력도 추진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응해왔다.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해서는 포괄적인 형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 품목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2018년 8월과 9월 할로겐화 부틸고무와 n-부탄올, 10월 아이오딘산, 2019년 1월 태양광 폴리실리콘, 에틸렌 글라이콜과 디에틸렌 글라이콜 모노부틸 에테르, 3월 레조르시놀, 5월 페놀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 6월 내압 합금강강관, 건조 옥수수 주정 곡물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 및 상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해 WTO에 제소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9년 9월 중국은 미국의 전반적인 무역 제재에 대해 WTO에 제소했고, 2020년 9월 WTO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는 불법이라며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은 자국 시장의 개방함으로써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대립 국면에서 고립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018년 4월 시진핑 주석은 보아오 아시아포럼 개막식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시장 진입 제한 완화, 더 나은 투자 환경 조성,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및 지식산권국 개편, 주동적인 수입 확대 등 4대 개방 조치를 선언하였다. 이와 더불어 7월 1일부터 방글라데시, 인도, 라오스, 한국, 스리랑카 등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 제2수정안에 따른 협정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하고 해산물, 생화, 과일 및 채소 등 농산물, 의료용품, 음료, 비철금속, 화학품, 철강 제품, 알루미늄 제품, 타이어, 엔진 및 전용 부품 등에 대해 관세를 내리거나 면제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의 평균 관세율은 9.8%에서 7.5%로 하락했다. 또한 11월 1일 이전에 수출입 관련 감독 관리 문건도 총 86종에서 48종으로 간소화했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우위를 활용하여 희토류 등 전략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2019년 6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희토류 및 기타 전략 광물자원 상황에 관한 연구 수행 통지’를 발표하였다. 11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자연자원부는 “2019년 희토류 채굴, 제련 및 분리에 대한 총량 제어 지표와 텅스텐 광석 채굴에 대한 총량 제어 지표에 대한 고시”를 발표하고 희토류와 텅스텐의 생산을 국가에서 엄격히 통제하겠다며, 어떠한 단위나 개인도 계획되지 않은 생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제3국 수출 확대 및 우회 수출 추진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로 중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미국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폭 줄어들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가 본격 시작된 2018년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 수출에서 미국 비중과 미국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19.2%, 21.2%였지만 지난해 그 비중은 각각 14.8%, 13.9%로 하락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2018년에서 2023년 기간 중 연평균 1.2%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지만 미국의 대중 수입은 3.8% 감소했다. 미국의 제재 효과가 일정 수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세계 수출은 여전히 세계 전체 증 가세를 크게 추월하고 있다. 2018년에서 2023년까지 세계 전체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3.7%인데 반해 중국의 연 평균 수출 증가율은 6.5%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2.8%에 작년 14.6%로 2% 포인트 정도 늘었다. 이는 결국 미국에 대한 수출이 위축된 대신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더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이다. 주요국 중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동남아로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만 하더라도 2018년 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12%에서 올해 1~5월 기간 중 15.9%로 거의 4% 포인트 정도 늘었다. 기타 국가 중 중국의 수출이 가장 많이 는 곳은 멕시코인데 작년 중국을 제치고 미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로 직접 중국의 미국 수출은 위축되었지만 동남아나 멕시코 등을 통해 우회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 국가 중 베트남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는데 2022년 미국 수입 중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무역 제재를 통해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위상 등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도는 제3국 수출, 심지어는 미국에 대한 우회 수출 등을 통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미국은 보다 중국에대한 무역 제재를 강화하면서 우회 수출 등을 방지하고,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전히 공급기지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시장으로서 중요한 중국에 대한 전략을 적절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과제이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