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부동산 시장 불안, 부채 증가, 산업 경쟁력 약화,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등 대내외적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주식시장 안정, AI 투자, 규제 혁신, 인프라 확충, 산업구조개편 등 종합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1961년 1인 당 명목소득이 94달러에 머무는 최빈국이었으나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도성장을 통해 2023년 33,121달러의 고소득 국가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1960년대 기업부채 증가 위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 등 숱한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한국이 앞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 이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적 도전
국내에서는 잠재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이 가장 우려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성장 기반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고령화는 복지지출 증가와 재정 부담 확대를 초래해 경제의 역동성을 둔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가계·기업·정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비와 투자 여력도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심화되는 주식시장 역시 국내 거시경제의 또 다른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혁신생태계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이 지연되고, 전통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도 구조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외적 도전
대외적으로도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도 전에 미국발 ‘트럼프 라운드’가 전개되며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이른바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 기조는 가치 공유 국가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촉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기존의 무조건적인 신고전파 개방 무역전략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은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와 함께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체계(global supply chain)가 새로운 국가 그룹 간 공급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경제 구조의 재정비와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적 도전을 성장잠재력 강화의 기회로 전환
국내외적 도전은 분명한 부담이지만, 이를 혁신과 구조개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면 한국은 지속가능한 성장경로를 확고히 하고 선진국 반열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가 향후 10년, 더 나아가 미래 세대의 경제적 기반을 결정할 것이다. 이에 2026년을 중심으로 단기적 현안 해결과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단기적 현안 해결: 부동산·외환·주식시장 안정
미국발 경제안보형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며 국내 환율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강화된 부동산 규제가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와 저신용자 금리인하 정책이 병행되며 시중금리 상승과 이자율 역전 등 자본시장 왜곡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금리 변동, 공급 불확실성, 경기 둔화 등 복합 요인의 영향을 받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가계 부담과 금융 안정성에 위험 요인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공급 균형 회복, 금융규제 정교화, 실수요자 중심 정책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와 괴리가 지속되며 투자 심리가 약화되고 있으므로, 기업 가치가 정확히 반영되는 시장 구조 확립과 투명성 제고, 장기투자 기반 강화 등이 필요하다.
둘째, 장기적 성장잠재력 강화: AI·첨단기술 투자와 혁신생태계 구축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는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의 핵심이다. 반도체 산업은 전자산업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다. 이를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략적 투자뿐 아니라 전문 인재 양성과 R&D–대기업–스타트업–학계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혁신이 산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우버, 에어비앤비, 웨이모와 같은 플랫폼·자율주행 서비스가 한국에서 상용화 되지 못하는 제도적 장애 요인도 개선해야 한다.
셋째, 혁신을 뒷받침할 인프라 확충
혁신의 성과가 산업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물리적·기술적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AI·반도체·데이터 산업의 급성장은 전력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 전력 공급 체계 확충과 송배전망 업그레이드는 정부가 주도해야 할 핵심 과제다. 이러한 기반이 갖추어져야만 민간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술 혁신이 실질적 산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넷째, 혁신사회의 안정적 진행과 포용적 제도 확충
혁신사회로의 이행은 지역 간·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예컨대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도입은 기존 택시업계와 숙박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이해관계 충돌을 초래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발전이 개인정보 공개와 활용에 관한 제도적 기준 마련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보 사회에서 지능 사회로 전환하면서 인문사회적 윤리 기준의 확립이 필수가 된다. 예를 들어 로봇 기술의 고도화가 전쟁에 이용되는 군사적 로봇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새로운 윤리·법적 규범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다섯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구조적 안정화
앞서 제시한 다양한 정책 과제와 더불어, 2050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현재 한국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작용해 온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의 혁신기술 도입과 산업구조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이들 산업은 에너지 다소비·탄소집약적 구조를 갖고 있어 국제 환경 규범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탄소 공정 전환과 신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분야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가계·기업 부채 부담 완화, 급증하는 국가부채의 안정화,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향후 한국 경제는 성장과 복지 모두에서 중대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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