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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책 포커스] 코로나19 이후의 대변환, 사회안전망의 포용성 확대해야

  • 국가비전과 전략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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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책 포커스] 코로나19 이후의 대변환, 사회안전망의 포용성 확대해야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주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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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중보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예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충격을 확산시켰다. 동시에 팬데믹 상황은 그간 꽤 더디게 진행되던 디지털화와 비대면 기술을 일상 영역으로 확대하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또한 뉴노멀에 대한 각종 예측도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는 중장기 전략과 방법들이 다양하게 모색되는 이때, 우리는 사회·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그룹의 일상 회복이 올바른 방향의 뉴노멀로 가고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 어떻게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해 가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 누가 가장 취약했는지, 취약한 그룹도 포용적인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해 보고자 한다.


고용 불안의 충격은 여성에게 보다 편중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축과 일자리 감소는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렸지만, 고용 불안정성 지표가 보여주는 젠더 격차는 성별에 따라 어려움을 다르게 경험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하기 시작한 3월을 기점으로 취업자는 급격히 감소했는데, 취업자 감소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났다.

각종 일자리 통계는 대면 접촉이 많은 여성 집중 업종에서 위기가 먼저 발생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여성이 다수인 저숙련, 임시·일용직 등 취약 노동자 그룹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공식 통계로 파악하기 어려운 일자리와 돌봄 위기의 복합적인 양상을 포착하기 위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1) 결과는 팬데믹 상황이 기존에 젠더 불평등이 존재했던 영역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의 결과가 일시적인 실업뿐만 아니라 비경제활동 상태로 진입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시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는 여성 3명 중 2명은 여전히 실직 상태에 머물러 있고, 임시·일용직과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였던 여성일 확률이 높다. 코로나19 시기 퇴직한 20대 여성 5명 중 1명은 숙박·음식점업, 5명 중 2명은 서비스·판매직이었고, 비필수·대면접촉 일자리와 재택근무 불가능 일자리에서 그만둔 비중도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퇴직 후 재취업한 20대 여성의 4명 중 1명은 여전히 숙박·음식점업이나 도소매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된다면 만성적인 실업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 가장 큰 피해를 본 소규모 대면업종, 임시·일용직 여성일수록 정부 지원정책 수혜율은 낮다는 점은 일자리 위기가 생애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림1 전년동월대비 성별 취업자 증감 그래프(단위:천명) | 남성(2020년1월 224, 2월 162, 3월 -81, 4월 -183, 5월 -153, 6월 -129, 7월 -109, 8월 -96, 9월 -109, 10월 -150, 11월 -85, 12월 -271) | 여성(2020년 1월 344, 2월 330, 3월 -115, 4월 -293, 5월 -239, 6월 -223, 7월 -168, 8월 -178, 9월 -283, 10월 -271, 11월 -188, 12월 -357) |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각 연도 자료


코로나19가 드러낸 돌봄 위기와 성 불평등의 악순환


시설과 학교 휴업은 영유아 및 초등학생 전체에 대한 돌봄 공백을 야기했다. 의료·보건 종사자 등 코로나19 관련 필수직종을 가진 부모와 한 부모, 조손 가구 등 일과 돌봄을 병행하기 어려운 취약가구도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시기 돌봄은 일자리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이 일자리를 그만두는 데는 돌봄 부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특히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장 등 돌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사용할 수 없는 여성들의 일자리 이탈을 가속화한다. 코로나19 시기 퇴직 경험이 있는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는 코로나19가 유발한 직간접적 이유와 보수나 근무 여건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데 반해, 영유아 자녀가 있는 여성은 압도적으로 돌봄으로 인한 어려움이 일을 그만두게 하는 원인인 것이다.

물론 일을 그만둔 여성의 독박 돌봄도 문제고 일하는 여성의 돌봄도 문제다. 재난 상황의 사회적 격리와 휴교 조치는 아동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을 가정에 머물게 하고, 가정에서 돌봄과 학업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을 야기한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의 무급노동(돌봄 및 가사노동) 시간이 더 길게 나타나는데, 팬데믹 상황에서 공적 돌봄이 중단된 경우 아동 및 노인과 환자에 대한 돌봄은 온전히 가정 내 여성의 몫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돌봄 부담은 여성의 취업 지속을 어렵게 하고 노동자로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성별에 따른 노동시장 내 지위 격차가 확대되고 여성의 일·가족 이중 부담과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되어 그동안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와 성적으로 평등한 일·가족 양립을 위해 추진해 온 정책 성과를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림2 코로나19 이후 퇴직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3순위까지 합산, 다중응답) - 자세한 내용은 하단 참조
그림2 코로나19 이후 퇴직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3순위까지 합산, 다중응답) | 단위:% | 전체 퇴직 여성(코로나19의 직접 영향 31.8 / 코로나19의 간접 영향 40.5 / 계약기간 종료 25.0 / 보수 등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아서 36.4 / 코로나19 시기 돌봄 때문에 22.3 / 기타 6.5) | 영유아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코로나19의 직접영향 41.9 / 코로나19의 간접 영향 41.9 / 계약기간 종료 12.8 / 보수 등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아서 20.9 / 코로나19 시기 돌봄 때문에 73.3 / 기타 2.3) 주)
  • 코로나19의 직접 영향 : '코로나19 이후 경여상황 악화로 업체가 폐업·휴업+경영상황 악화로 해고(계약해지)+그만두길 원하는 분위기 + 휴직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의 합
  • 코로나19의 간접 영향 : '코로나19 이후 일거리가 너무 줄어들어서 + 업무량이 너무 늘어서 + 일을 계속하면 감염이 우려되어서'의 합
  • 코로나19 시기 돌봄 때문 : '코로나19 이후 자녀를 직접 돌보거나 학업 지원 + 자녀 외 돌봄이 필요한 가족(배우자, 부모 등)이 생겨서 + 가족들이 내가 일을 그만두길 원해서'의 합

자료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코로나19 영향 조사 결과(2020.11.26~12.11.)




사회경제적 불평등 확대에 대비해야


팬데믹에 사회전체가 총력을 기울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산업체와 시민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 재빠른 임시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경험은 우리 사회가 유지해 오던 사회시스템을 더 회복력 있는 것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노동시장 내 지위나 일자리 특성으로 인해 정부의 경제회복 정책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식노동에 집중되어 제공되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취약 그룹 여성들의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비정규직, 비공식 부문, 여성집중직종에서 주로 일하고 있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실업급여나 다른 사회 보호 프로그램이 이들을 포괄하여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거나 자녀 돌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둔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빠른 노동시장 복귀를 촉진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취업과 퇴직을 반복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청년 여성에 대해서는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자녀 여성의 열악한 일·돌봄 병행 여건을 해소하고 평등한 돌봄 참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가구 내 돌봄 부담 완화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중단없는 돌봄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보육 시설 및 초등 방과 후 돌봄 시설을 소규모·다시설 체계로 단계적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취약한 여성 그룹의 일자리·소득 위기가 노동시장 내 여성의 열등한 지위와 사회안전망에서의 배제로 인해 더 증폭돼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기 회복 정책뿐만 아니라 성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도 요청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파급효과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1) 202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 사이 전국 만 20~59세 여성 중 현재 임금노동자 또는 2020년 3~11월 사이 임금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실직자를 모집단으로 하여 모집단 임금노동자 구성비에 따라 연령대별 비례배분(통계청 2020년 10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기준)하여 조사하였다. 조사에 포함된 표본은 3,007명이다.


2021 spring vol.28 [미래정책 포커스] | 미래정책 포커스 2021 봄호(통권 제28호)가 발간되었습니다. 국내·외 정책 이슈 및 연구 동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웹진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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